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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답하겠다는 강정호, 왜 하필 유소년 교육일까


입력 2020.06.23 16:23 수정 2020.06.23 16:30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사과 기자회견장서 유소년 야구 발전 기여 천명

"제 모습 보기 싫을 수 있지만 더 노력하겠다"

팬들에게 사과한 강정호. ⓒ 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팬들에게 사과한 강정호. ⓒ 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KBO리그 복귀를 추진 중인 전 메이저리거 강정호(33)가 자신의 재능을 유소년 야구 발전에 쏟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강정호는 23일 서울 상암동 스탠포드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음주운전을 저질렀던 자신의 과오에 대해 팬들에게 사과했다.


강정호는 메이저리그에 몸담았던 2016년 12월, 국내에서 음주운전 사고를 냈고, 이로 인해 징역 8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 받았다. 잘못된 선택에 대한 대가는 혹독했다. 미국 비자를 발급받지 못한 강정호는 1년을 통째로 쉬었고, 어렵게 피츠버그에 복귀했으나 경기 감각을 회복하지 못해 방출 수순을 밟았다.


보금자리를 찾지 못한 강정호는 국내 복귀를 추진했으나 과정이 매끄럽지 못했고, 가뜩이나 성난 여론에 기름을 끼얹고 말았다.


KBO 상벌위원회로부터 1년 유기실격, 봉사활동 300시간의 솜방망이 징계는 팬들이 강정호에게 등을 돌리는 결정적 계기가 됐다는 평가다.


사태의 심각성을 인지한 강정호는 곧바로 귀국길에 올랐고 2주간의 자가 격리를 마치자마자 기자회견을 자청했다.


이 자리에서 강정호는 술로 인해 자신의 야구 인생이 망가진 부분에 대한 후회, 더불어 술로 인해 팬들에게 실망을 주고 사회적 논란을 일으킨 것에 사죄했다.


그러면서 강정호가 유독 강조한 부분이 바로 유소년 선수들에 대한 자신의 재능 기부였다. 강정호는 “야구를 잘하는 게 목적이 아니라 변화된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 어린 선수들, 유소년들에게 많은 것을 알려주고 도움이 되기 위해 복귀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강정호의 사과가 진정성을 얻으려면 긴 시간 유소년 교육에 힘을 기울여야 한다. ⓒ 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강정호의 사과가 진정성을 얻으려면 긴 시간 유소년 교육에 힘을 기울여야 한다. ⓒ 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강정호는 과거 음주운전 재판과정에서 취재진들을 향해 “야구로 보답하겠다”는 말을 내뱉었고 여론의 거센 역풍을 마주한 바 있다. 그러나 야구로 보답하겠다는 길을 찾으려 노력했고 그 대상이 바로 유소년 선수들이었다.


다만 강정호라는 부정적 이미지가 어린 선수들에게 미칠 영향도 고려해야 한다.


이 부분에 대해 날카로운 질문 하나가 강정호를 향했다. 강정호는 '아이들에게 꿈과 희망이 될 수 있겠는가'라는 물음을 받자 "아무래도 보기 싫어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더 열심히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어떻게든 더 좋은 사람이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앞으로도 얼마나 힘이 될지 모르겠지만 어린 아이들이 더 큰 무대에 나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성난 여론을 달래기 위한 일회성 멘트일수 있고, 진정한 반성에 의한 말일 수도 있다. 강정호의 말이 진심인지 아닌지의 여부는 전적으로 시간에 달린 부분이다. 심지어 그는 KBO리그에 복귀하지 못하더라도 유소년 야구 발전에 온 힘을 기울이겠다고 천명했다.


그의 사과가 진정성을 얻기 위해서는 완전히 달라진 모습을 보여야만 한다. 기자회견장에서 언급됐던 ‘기술’에 대한 교육보다 ‘인성’의 중요성 강조는 당연한 수순이다. 어쩌면 어불성설일 수도 있는 강정호의 인성 교육이 과연 긍정적인 효과를 불러일으킬지, 팬들이 눈은 그의 행보에 집중될 전망이다.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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