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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넥스트노멀] '주린이·동학개미' 붐업 주식시장, 투자 지형이 바뀐다


입력 2020.06.10 05:00 수정 2020.06.09 22:04        이미경 기자 (esit917@dailian.co.kr)

폭락장서 개미 주식 순매수 규모 14.6조, 외국인 18.7조 매도에 맞대응

단타보다는 우량주 중심의 매수세 유입, 차익실현하고도 투자대기자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인류의 삶을 송두리째 바꿀 태세다. 그동안 겪어보지 못한 새로운 생활 패턴이 가져올 변화는 그야말로 예측불허다. 경제 대동맥 역할을 하는 금융의 중요성은 어느 때보다 절실하게 다가오고 있다. ‘언텍트’ 기류와 함께 성큼 다가올 금융의 새로운 지형은 한국 경제의 나침반일 수 밖에 없다. 앞으로 펼쳐질 금융 넥스트노멀의 다양한 모습과 이에 대한 생산적인 대응 방안을 모색해보고자 한다.


지난 3개월 동안(3월 9일~6월 9일) 개인이 사들인 주식규모는 14조6586억원에 이른다.ⓒ연합뉴스 지난 3개월 동안(3월 9일~6월 9일) 개인이 사들인 주식규모는 14조6586억원에 이른다.ⓒ연합뉴스

코스피 지수가 2200선 재진입을 노리면서 주식시장은 사실상 코로나19 확산 이전으로 돌아갔다. 겉모습은 지난 2월 증시와 비슷해졌지만 주식시장 수급 판도는 몇 개월만에 완전히 달라졌다. 외국인과 기관이 이끄는 시장이 아닌 개인투자자가 주도하는 시장으로 변모했다. 과거 개미가 사면 고점이라는 주식투자 공식은 옛말이 됐다. 그야말로 개인투자자의 위상이 급부상했다. 이 과정에서 초보 주식투자자를 일컫는 '주린이'와 외국인의 순매도 행진속에 대규모 순매수로 버틴 '동학개미'라는 신조어가 탄생했다.


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3개월 동안(3월 9일~6월 9일) 개인이 사들인 주식규모는 14조6586억원에 이른다. 같은 기간 외국인은 18조7131억원을 팔아치웠다. 외국인은 코로나19 사태 이후에 줄기차게 국내주식을 팔아치웠다. 외국인이 판 주식을 개인들은 대거 사들였다. 주식시장이 낙폭을 거듭할수록 개인들의 매수세는 더욱 강하게 나타났다. 과거 하락폭이 커지면 서둘러 매도하는 개인의 전형적인 매매패턴은 어디에도 없었다.


개미들은 최대 낙폭을 이어가던 증시의 구원투수 역할을 톡톡히했다는 평가다. 외국인이 내다팔면 개미다 사들이는 형국이었다. 3월 하순 폭락장이 이어질 당시에도 개미들은 대거 순매수로 일관하며 지수를 떠받쳤다. 1400선에서 추가 하락 가능성까지 제기됐지만 동학개미들의 지수 떠받치기로 그나마 추가 낙폭을 면했다.


지난달 5일에는 개인의 하루 순매수 금액이 1조7000억원에 달했다. 이는 9년전(2011년 8월 10일) 기록마저도 넘어설만큼 역대급이었다.


개미들이 그나마 버틸 수 있었던 것은 국내 주요 우량주 중심의 대규모 순매수가 이어졌기 때문이다. 지난 3개월간 개인이 가장 많이 사들인 순매수 종목은 삼성전자, 현대차, 삼성SDI, 카카오, SK하이닉스, 네이버, 셀트리온헬스케어, 한국전력 순으로 나타났다. 특히 개미들은 초지일관 대장주인 삼성전자에 대한 매수세를 이어갔다. 이 기간동안 삼성전자를 4조2807억원 어치 사들였다.


삼성전자 주식을 지속적으로 사들이며 동학개미라는 신조어까지 생겨났다. 코로나19 여파로 언택트(비대면)가 급부상하면서 비대면 계좌개설이 폭발적으로 증가하자 주린이를 대상으로 한 증권사들의 마케팅도 활발해졌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개미들이 폭락장에서 순매수로 일관하면서 증시를 떠받치면서 추가 낙폭을 어느정도 방어했던 것이 사실"이라며 "하지만 최근 공매도 금지로 인한 매도가 거의 없는데다 저금리로 인한 풍부한 유동성이 강세장 배경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투자 패러다임이 완전히 바뀌었다고 볼 수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과거 개인고객 타겟 마케팅이 활발하지 않던 증권사들도 최근 분위기가 바뀌었다. '주린이'와 '동학개미'라는 마케팅으로 고객 끌어들이기에 나서고 있다. 네이버나 카카오와 손잡고 네이브 통장(종합자산관리계좌 CMA)를 출시해 업계의 이목을 끌고 있다. 이처럼 개인투자자에 대한 마케팅이 강화되고 있는 것은 주식시장의 주요 고객으로 자리잡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강세장이 지속되는 가운데서도 증시주변자금들은 여전히 최대 규모를 기록중이다. 금투협에 따르면 투자자예탁금은 44조5000억원에 육박한 상태다. 장내파생상품 거래예수금도 11조8717억원에 이른다. 대고객 RP 매도잔고금액은 79조1291억원으로 나타났다. 위탁매매미수금도 2543억원에 이른다.


개미들이 앞으로도 주식시장에 한동한 머무를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예측하는 대목이다.


한대훈 SK증권 연구원은 "개인들은 코스피 대장주인 삼성전자를 중심으로 순매수를 전환했다"며 "장기 저금리 기조 영향과 스마트개미 증가, 찾기 어려운 투자처 등으로 개인투자자들의 주식에 대한 관심은 더욱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미경 기자 (esit917@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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