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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미향 추모사 "내 피 말라가는 생각만 했다…어찌 살라고"


입력 2020.06.07 18:04 수정 2020.06.07 18:11        이유림 기자 (lovesome@dailian.co.kr)

SNS에 숨진 쉼터 소장 추모사 올려

"지옥의 삶을 살게 되리라 생각 못했다"

"언론과 검찰이 괴롭혀…죄인의식 갖게해"

더불어민주당 윤미향 의원이 7일 오전 서울 마포구 연남동 ‘평화의 우리집’에서 울음을 터뜨리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윤미향 의원이 7일 오전 서울 마포구 연남동 ‘평화의 우리집’에서 울음을 터뜨리고 있다. ⓒ연합뉴스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6일 숨진 채 발견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쉼터 '평화의 우리집' 소장 A씨에 대해 "내 피가 말라가는 것만 생각하느라 소장님 피가 말라가는 것은 살피지 못했다"며 "당신의 숭고한 마음을 너무나 알기에 내 가슴이 미어진다"고 말했다.


윤 의원은 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추모사'를 올렸다. 그는 "죽음이 우리를 갈라놓을 때까지 나랑 끝까지 같이 가자 해놓고는 그렇게 홀로 떠나버리시면 저는 어떻게 하나요. 그 고통, 괴로움 홀로 짊어지고 가셨으니 나보고 어떻게 살라고"라며 "할머니와 우리 손잡고 세계를 여러바퀴 돌며 함께 다녔는데 나더러 어떻게 잊으라고요"라고 운을 뗐다.


윤 의원은 A씨와 처음 만난 2004년을 회상하면서 "함께 해 온 20여년을 너무나 잘 알기에 이런 날들이 우리에게 닥칠 것이라고, 3월 푸르른 날에조차 우리는 생각조차 못했다"며 "우리 복동 할매 무덤에 가서 도시락 먹을 일은 생각했었어도 이런 지옥의 삶을 살게 되리라 생각도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전화만 하면 '(윤)대표님 힘들죠?' 그 소리, 나는 '그래도 잘 견디고 있어요. 소장님은 어떠세요?' (물어보면) '내가 영혼이 무너졌나봐요 힘들어요'(라고 했었다)"며 "그러고는 금방 '아이고 우리 힘든 (윤)대표님께 제가 이러면 안되는데요, 미안해서 어쩌나요'라고 했다"고 떠올렸다.


그러면서 "쉼터 초인종이 올릴 때마다 (기자들이) 대문 밖에서 카메라 세워놓고 생중계하며, 마치 마치 쉼터가 범죄자 소굴처럼 보도를 해대고, 검찰에서 쉼터로 들이닥쳐 압수수색을 하고, 매일같이 압박감. 죄인도 아닌데 죄인의식 갖게 하고, 쉴 새 없이 전화벨 소리로 괴롭힐 때마다 홀로 그것을 다 감당해 내느라 얼마나 힘들었을까요"라고 말했다.


윤 의원은 "저는 소장님과 긴 세월을 함께 살아온 동지들을 생각하며 버텼다. 뒤로 물러설 곳도 없었고 옆으로 피할 길도 없어서 앞으로 갈 수밖에 없구나 그렇게 생각하며 버텼다"며 "내 피가 말라가는 것만 생각하느라 우리 소장님 피가 말라가는 것은 살피지 못했다. 미안하다. 정말 미안하다"고 적었다.


또 "그래서 내 가슴이 너무 무겁다. 쉼터에 오신 후 신앙생활도 접으셨고, 친구관계도 끊어졌고, 가족에게도 소홀했고, 오로지 할머니, 할머니였다"며 "명절 때조차도 휴가한번 갈 수 없었던 우리 소장님. 미안해서 어쩌나요. 당신의 그 숭고한 마음을 너무나 잘 알기에 내 가슴 미어진다"고 강조했다.


윤 의원은 "외롭더라도 소장님, 우리 복동할매랑 조금만 손잡고 계시라. 우리가 함께 꿈꾸던 세상, 복동 할매랑 만들고 싶어 했던 세상, 그 세상에서 우리 다시 만나자"며 "사랑하는 나의 소장님, 홀로 가시게 해서 미안하다. 그리고 이젠 정말 편히 쉬시라"고 끝맺었다.

이유림 기자 (lovesom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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