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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경영 올스톱’ 우려에 초비상…“포스트 코로나 등 현안 대응 어려워”


입력 2020.06.07 06:00 수정 2020.06.07 11:29        이건엄 기자 (lku@dailian.co.kr)

대내외 경영환경 ‘최악’…글로벌 주도권 빼앗길 수도

‘현장 경영’ 통한 위기 극복…검찰 무리한 수사에 ‘제동’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달 6일 오후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경영권 승계 등과 관련해 입장문을 발표하고 있다.ⓒ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달 6일 오후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경영권 승계 등과 관련해 입장문을 발표하고 있다.ⓒ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구속 우려로 삼성의 ‘경영 올스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포스트 코로나와 미중 무역 갈등, 신사업 투자 등 현안이 한가득인 상황에서 삼성의 발목을 잡는 처사라는 비판이 높다.


재계에서는 삼성의 경영 공백이 현실화 될 경우 미래시장에서의 주도권을 박탈은 물론 한국 경제에 상당한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7일 서울중앙지법에 따르면 이 부회장과 최지성 전 삼성그룹 미래전략실 실장, 김종중 전 미전실 전략팀장 등 3명에 대한 영장실질심사는 오는 8일 오전 10시 30분 원정숙 영장전담 부장판사 심리로 진행된다.


앞서 검찰은 이 부회장 측이 수사 적법성을 판단 받겠다며 검찰수사심의위원회 소집을 신청한 지 이틀 만인 지난 4일 자본시장법 위반(부정거래 및 시세조종 행위), 주식회사 등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 등으로 이들에 대한 구속영장을 전격 청구했다. 김 전 팀장에 대해서는 위증 혐의도 추가 적용했다.


◆M&A 등 굵직한 결단 어려워…성장동력 발굴 차질 전망


이 부회장이 구속될 경우 총수의 부제로 현재 삼성이 추진하고 있는 성장동력 발굴에도 차질이 빚어질 전망이다. 구속으로 불확실성이 증대되면 미래 비전을 제시하고 구현하는 데 상당한 어려움이 있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현재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와 미중 무역갈등 등 대내외 여건이 크게 악화됐다.


당장 삼성만 보더라도 코로나19로 인한 소비 위축으로 스마트폰과 가전 판매량이 크게 떨어졌고 반도체 역시 ‘슈퍼 호황기’라 불렸던 과거보다 성장이 둔화됐다. 이런 상황에선 대형 M&A를 통한 신사업 진출이 절실한데 총수가 부재할 경우 이같은 판단들은 모두 보류될 수밖에 없고 글로벌 시장 주도권을 빼앗기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실제 삼성은 이 부회장이 구속됐던 2017년 2월 이후 굵직한 M&A를 단행하지 못하고 있다. 올해 1월 미국 이동통신망 설계 기업인 텔레월드솔루션즈를 인수했지만 조(兆) 단위가 투입되는 M&A는 2016년 11월 전장 업체인 ‘하만’ 인수가 마지막이었다.


조동근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는 “산업 판도가 바뀌는 상황에선 투자와 구조조정 등 과감한 결단이 큰 기회를 갖게 만든다”며 “포스트코로나 등 시대가 급변하는 와중에 총수의 공백은 치명적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달 18일 중국 산시성 시안 반도체 사업장에서 현지 임직원들과 제품 생산 라인을 살펴보고 있다.ⓒ삼성전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달 18일 중국 산시성 시안 반도체 사업장에서 현지 임직원들과 제품 생산 라인을 살펴보고 있다.ⓒ삼성전자

◆“총수 부재 기업에 장기적 악영향”…사회적 이해 필요


재계 및 학계에서도 이 부회장의 국내외 위기극복 행보에 제동이 걸릴까 노심초사다. 기업이 모든 역량을 결집해도 위기 극복이 쉽지 않은 상황에서 검찰이 무리한 수사로 압박하는 행태를 중단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국가 경제 측면에서도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란 판단이다.


이 부회장은 국내외를 누비며 현장경영 행보로 그룹을 이끌어 왔다. 코로나19로 전세계 기업인들이 활동을 자제하고 있는 최근에도 중국 반도체 사업장을 방문해 글로벌 현지 상황을 살펴봤다.


지난달 17일부터 19일까지 2박 3일간 삼성전자의 유일한 해외 메모리반도체 생산기지인 중국 산시성 시안 사업장을 방문했고 현지 지방정부 관계자와 만나 향후 협력 확대 방안에 대해서도 논의했다.


재계 관계자는 “이 부회장이 구속될 경우 국내외 위기극복 행보가 타격 받을까 우려된다”며 “삼성을 마비시킬 정도로 몰아가는 것은 지나치다”고 지적했다.


이병태 카이스트 경영대학 교수는 “지금처럼 경제가 위기일 때 과감한 구조조정과 인수합병을 통해 경쟁력을 올려야 지속가능 성장이 이뤄지는데 총수의 역할이 중요할 수밖에 없다”며 “앞서 이 부회장이 구속됐을 때 임원들이 아무런 결정을 하지 못했던 것을 감안해 검찰과 사회가 이를 이해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기업 총수의 공백은 지금 당장 보다는 기업의 장기적 관점에서 악영향을 미친다”며 “현재 삼성전자가 글로벌 기업으로 우뚝 설 수 있었던 것은 이병철 선대회장의 반도체 사업 진출과 이건희 회장의 신경영 덕분”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삼성은 검찰의 이같은 수사에 대해 강한 유감 표한 바 있다. 삼성 변호인단은 지난 4일 “서울중앙지검 시민위원회의 안건 부의 여부 심의절차가 개시된 상황에서 전격적으로 구속영장을 청구한 것은 전문가의 검토와 국민의 시각에서 객관적 판단을 받아 보고자 소망하는 정당한 권리를 무력화하는 것 같아 안타까운 심정”이라고 밝혔다.


서울 서초동 삼성서초사옥 전경.ⓒ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서울 서초동 삼성서초사옥 전경.ⓒ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이건엄 기자 (lku@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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