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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시장 60배, 10조 달러 해외조달시장…신흥국 ‘노른자’ 잡아라


입력 2020.06.04 09:57 수정 2020.06.04 09:58        배군득 기자 (lob13@dailian.co.kr)

KIEP, 신흥국 정부조달시장 규모 확대 전망…중소기업 활용방안 찾아야

세계 조달시장 규모 전 세계 GDP 8% 추산…정부 정책 뒷받침 필요


주요 해외조달시장 지원사업.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주요 해외조달시장 지원사업.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우리나라 중소기업의 해외조달시장 진출에 대해 정부 정책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견해가 제기됐다. 특히 베일에 쌓인 신흥국 조달시장은 향후 확실한 ‘노른자’로 떠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이 4일 내놓은 ‘신흥국 정부조달시장 개방실태 분석과 중소기업에 대한 시사점’이란 보고서에 따르면 세계 조달시장 규모는 전 세계 GDP의 약 8%로 추산되는 거대시장으로 성장했다. 지난 2017년 해외조달시장은 9조5000억 달러에 달한다. 현재 시점에 이미 10조 달러를 훌쩍 넘었다. 이는 국내 조달시장의 60배를 훨씬 초과하는 규모다.


그러나 해외조달시장에서 신흥국 통계를 잡기는 쉽지 않다. 세계무역기구(WTO) 정부조달협정(GPA) 가입국들은 매년 자국 조달규모를 WTO에 보고하도록 돼 있다. 조달시장 특성상 정확한 규모를 파악하기 힘들기 때문에 업데이트가 늦어지는 경우가 많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서도 회원국 조달규모를 보고서를 통해 발표하기도 한다. 하지만 WTO 회원국이 아니거나 OECD 회원국이 아닌 신흥국의 경우에는 조달규모를 공식적으로 발표하지도 않는다. 관계기관에 요청을 해도 국가예산 내역이 반영되는 입찰 및 낙찰 정보를 공개하지 않기 때문에 조달규모를 파악하는 것은 매우 어렵다.


KIEP는 “추정결과 일반적으로 알려진 GDP의 10%(최소 수준)보다 실제 신흥국 정부가 조달부문에 투여하는 예산은 더욱 적은 것으로 분석됐다”며 “콜롬비아, 이스라엘, UAE, 아프카니스탄, 헝가리 등을 제외한 모든 신훙국들 정부조달 규모는 GDP의 10% 미만으로 추계됐다”고 분석했다.


WTO에 따르면 정부조달 규모는 평균 1개 국가 GDP의 10~15%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현재 48개국이 가입한 WTO-GPA는 연평균 1조7000억 달러로 추산되는 국제조달시장 접근을 허용하고 있다.


향후 중국을 비롯한 GPA 신규 가입국 확대로 시장규모는 더욱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타결되거나 논의되는 무역협정(CPTPP, 태평양동맹 등)을 통해 신흥국 조달시장 접근성 역시 높아지는 추세다. 반면 우리나라의 해외조달시장 진출은 걸음마 수준이다. 정확한 시스템과 지원기관 중복 등으로 신흥국 조달시장 진출이 더디다.


KIEP는 “우리나라 해외정부조달시장 진출지원 사업은 중소기업벤처부 주도로 조달청,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 외교부 등 유관 정부기관이 협업해 추진 중”이라고 전제한 뒤 “다만 정부 차원의 해외조달시장 진출지원을 위한 구체적인 시스템이 부재한 상황이다. 여러 지원기관의 중복 사업을 조정하고 중소기업벤처부 주도 원스톱 서비스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정책입안자들이 신흥지역별로 차별화된 통상전략을 수립해 신흥국 조달시장에 대한 시장접근성을 높이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조언도 나왔다.


신흥국과 자유무역(FTA) 협정문 내 정부조달 챕터(chapter)를 포함, 신흥국 정부조달시장 개방성 확대에 주력해야 한다. 특히 조달시장 잠재력이 막대한 중국의 조속한 GPA 가입을 독려하기 위한 국제사회 논의에 적극 참여해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중국 조달시장 개방에 대비해 제도 및 시장에 대한 연구도 지속적으로 지원이 필요하다. 이미 역내 조달시장을 개방하고 있는 중남미 국가들 조달 네트워크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태평양동맹(PA: Pacific Alliance) 준회원국 가입, 기체결 FTA에서 협의한 조달협력 채널 활용을 지목했다.


정부조달 분야에서 중소기업 역할에 대한 다양한 국제논의가 이뤄지는 점을 감안해 WTO 중소기업 워킹 프로그램(Work Program)이나 OECD 정부조달과 중소기업 관련 연구에도 참여하는 적극성이 필요하다.


KIEP는 중소기업들이 조달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출하고 성과를 낼 수 있는 요인은 결국 품질 경쟁력과 조달과정(현지정보, 입찰서류 준비, 보증, 자금지원 등)에서 대응 능력이라는 점에 주목했다.


혁신 조달(PPI)은 정부가 공급업체의 기술혁신을 지원 및 유도하고 중소기업이 개발하는 제품에 대해 선도적인 구매자로서 역할을 하는 시스템이다.


KIEP는 “근본적으로 우리 중소기업 제품 경쟁력 향상을 위해 기업이 국내외 조달시장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혁신 조달’ 방식으로 지원체계가 변화해 나가야 한다”며 “아울러 혁신 조달을 성공적으로 운영하는 선진국 사례를 벤치마킹해 우리나라에 적절히 적용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배군득 기자 (lob13@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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