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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롯데 경영권 갈등 사실상 종지부…남은 건 일본뿐


입력 2020.06.04 06:00 수정 2020.06.03 21:51        최승근 기자 (csk3480@dailian.co.kr)

신동주 회장, 식품‧유통 이어 상속받은 롯데물산 지분도 전량 매각

광윤사 최대주주 지위 활용해 일본 롯데홀딩스 경영 참여 지속 시도

호텔롯데 상장 어려워…자회사 IPO 등 지주사 가치 높이기 나설 듯

신동주 SDJ코퍼레이션 회장(왼쪽)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오른쪽).ⓒ데일리안 신동주 SDJ코퍼레이션 회장(왼쪽)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오른쪽).ⓒ데일리안

신동빈 롯데 그룹 회장과 신동주 SDJ코퍼레이션 회장의 한국 롯데 경영권 갈등이 사실상 마무리됐다.


롯데지주 출범 과정에서 신동주 회장이 롯데 주요 계열사 지분을 매각한데 이어 최근 아버지인 고 신격호 롯데 명예회장으로부터 상속받은 롯데물산 지분까지 전량 매각하면서 지분 획득을 통한 경영 참여를 포기한 데 따른 것이다.


하지만 이달 말로 예정된 일본 롯데홀딩스 주주총회에 신동빈 회장의 이사 해임건을 담은 주주제안서를 제출해 일본 롯데 경영권 분쟁은 아직 불씨가 남았다는 평가다.


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1일 롯데물산 유상감자에 따라 최대주주 주식 보유량이 변동됐다.


최대주주인 일본 롯데홀딩스 지분율은 56.99%에서 60.10%이 됐고, 호텔롯데는 31.13%에서 32.83%로 변동됐다. L제3투자회사 지분율은 4.98%에서 5.25%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기존 1.73%에서 1.82%로 증가했다.


신영자 전 롯데장학재단 이사장(3.44%)과 신동주 SDJ 코퍼레이션 회장(1.73%)이 롯데물산 주식을 전량 매도하면서 기존 주주 지분율이 상승한 것이다. 지분 매각 규모는 신영자 전 롯데장학재단 이사장은 1149억원, 신동주 SDJ 코퍼레이션 회장은 579억원으로 이는 상속세 납부에 사용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에 상속받은 롯데물산 지분까지 전량 처분하면서 현재 신동주 회장이 보유한 한국 롯데 지분은 거의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2017년 롯데지주 출범 과정에서 신동주 회장은 롯데쇼핑, 롯데제과, 롯데칠성음료, 롯데푸드 등 주요 계열사 지분을 매각했다.


다만 신격호 명예회장이 남긴 롯데지주와 일본롯데홀딩스, 광윤사 지분 등은 지분율은 적지만 지배구조와도 맞닿아 있어 경영권 분쟁 재발 여지는 남아 있는 상태다.


반면 경영권 갈등이 마무리 된 한국과 달리 일본 롯데를 둘러싼 갈등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신동주 회장은 이달 말로 예정된 일본 롯데홀딩스 주주총회에 신동빈 롯데홀딩스 이사 해임의 건과 정관 변경(유죄 판결을 선고 받은 부적절한 인물의 이사 취임을 방지하기 위한 명목으로 이사의 결격사유를 신설)의 건 등을 담은 주주제안서를 제출했다.


주총에서 이사 해임안이 부결될 경우 일본 회사법에 따라 신동빈 회장의 이사 해임을 요구하는 소송도 제기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4월 신동주 회장은 롯데홀딩스 주주제안서 제출과 관련해 “롯데홀딩스에서는 유죄 판결을 선고 받은 당사자를 비롯, 그 누구도 책임을 지지 않았으며 원인 규명 및 재발 방지에도 나서지 않았다”며 “이러한 상황 가운데 올 4월 신동빈 회장이 롯데홀딩스 대표이사 회장 및 롯데 구단의 구단주로 취임하는 등 기업의 준법 경영과 윤리적 관점에서 이해할 수 없는 상태에 놓여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일본 롯데홀딩스의 최대주주는 광윤사로 28.1%를 갖고 있다. 광윤사는 일본 롯데 지주사인 롯데홀딩스의 최대주주로 옥상옥으로 불리는 회사다. 이 회사의 최대주주는 신동주 회장으로 지분 50%+1주를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일본 롯데홀딩스 주요 주주 중 종업원지주회(27.8%)와 임원지주회(6.0%)가 신동빈 회장을 지지하고 있어 표 대결로 갈 경우 신동빈 회장이 유리한 구조다. 신동빈 회장은 롯데홀딩스 지분 4.0%를, 신동주 회장은 1.62%를 보유하고 있다.


광윤사와 신동주 회장의 지분율을 모두 더하면 29.72%, 신동빈 회장 지분율과 종업원지주회, 임원지주회 지분율은 37.8%로 8.08%p 차이가 난다.


이 때문에 재계 일각에서는 신동주 회장이 롯데홀딩스의 최대주주인 광윤사의 대주주로 의결권은 있지만 실제 경영에는 참여가 어렵다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이를 근거로 이번 6번째 경영권 도전도 실패로 돌아갈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하고 있다.


한편 신동빈 회장이 한국과 일본 롯데의 경영권을 장악한 만큼 원탑 체제를 공고히 하기 위한 지배구조 개편 작업도 더욱 속도를 낼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코로나19 사태로 마지막 퍼즐로 불리는 호텔롯데 상장이 당장 어려운 만큼 지주사인 롯데지주의 기업 가치를 올릴 수 있는 비상장 자회사의 상장과 주주환원 정책 강화 등에 몰두할 것으로 보인다.

최승근 기자 (csk348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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