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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코로나(3)-항공] 자생력 확보 관건...업계+정부 정책 시너지 내야 생존


입력 2020.06.03 06:00 수정 2020.06.03 05:04        이홍석 기자 (redstone@dailian.co.kr)

전례없는 코로나19 위기로 회복 기약없어...후유증 상당

고사 위기 처한 항공업 , 자구책과 지원으로 반등 노려

위기 극복과 회복 맞춤형 정책·제도로 시스템 구축해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많은 기업들이 경영난을 겪고 있는 가운데 사태 완화 후 ‘포스트 코로나’ 경영 방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업종별로 처한 상황에 온도차가 있지만 위기를 극복하고 살아남기 위한 생존 전략을 모색하는 것은 매한가지다. 전자·자동차·항공·IT·철강·조선 등 업종별 현실과 전략을 살펴본다. [편집자 주]


인천국제공항 인근에서 항공기가 비행을 하고 있는 모습.(자료사진)ⓒ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인천국제공항 인근에서 항공기가 비행을 하고 있는 모습.(자료사진)ⓒ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펜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항공업계는 그야말로 시계 제로 상태다. 사태 장기화로 총체적 난국의 수렁에 빠지는 분위기로 회복을 기약할 수 없는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사태가 진정되면서 회복이 시작되더라도 추후 후유증이 상당할 것이라는 게 중론으로 그 과정에서 상당수 업체들이 고사 위기에 처할 것이라는 비관론도 나오고 있다.


전례없는 위기 상황에 업체들의 자생력 확보와 정부의 지원 정책이 시너지 효과를 내야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기약할 수 있을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항공사 스스로 자본 확충 및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자구 노력을 병행하고 정부는 이를 전제로 유동성 지원 등 실질적이고 효과적인 지원 방안을 통해 항공 생태계를 살리는 노력이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 실적 악화에 자금난, 유동성 위기에 매각 차질까지


코로나19 사태가 기약없이 길어지면서 항공업계는 직격탄을 맞은 상태다. 4월 하순 이후 다소 진정되는 기미를 보였지만 지난달에도 여전히 기승을 부리고 있어 상반기 실적은 사실상 포기 상태다.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제주항공·진에어·티웨이항공·에어부산 등 6개 상장사들의 1분기 영업적자 규모는 총 4226억원으로 비상장사인 이스타항공·에어서울·플라이강원까지 포함하면 9개 항공사들의 영업적자 규모는 5000억원을 웃돈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더 큰 문제는 회복 시기를 가늠할 수 없다는데 있다. 석 달 내내 코로나19 악영향이 미친 2분기의 경우, 1분기보다 더 악화된 실적이 불가피하고 이대로라면 하반기 회복도 미지수다. 국토부에 따르면 코로나19 사태로 국내 항공사들의 올 상반기 매출 피해 규모는 6조원 이상이 될 전망이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가 점진적이나마 완화되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고는 하나 다시 확산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데다 이대로 진정되는 국면에 접어든다고 해도 해외 여행과 출장 등으로 인한 항공 수요가 단기간내 회복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코로나19에 대한 불안감이 큰 상황에서 밀폐된 공간에서 장시간 많은 사람들과 함께 있을 수 밖에 없는 항공기 탑승은 사람들이 최대한 기피할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이에 상당기간 여행은 자제하고 출장도 화상회의 등으로 최대한 대체될 가능성이 크다는게 업계의 지배적인 의견이다.


지난달 9일 인천국제공항 주기장에 늘어선 아시아나항공 여객기.(자료사진)ⓒ연합뉴스 지난달 9일 인천국제공항 주기장에 늘어선 아시아나항공 여객기.(자료사진)ⓒ연합뉴스

코로나19 장기화로 항공사들의 항공 운항이 크게 차질을 빚으면서 자금난이 심화되고 있는 상황은 업체별로 정도의 차이가 있을뿐 공통분모다. 유동성 위기에 지난해 결정된 인수합병(M&A)의 무산 가능성에 대한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HDC현대산업개발그룹으로의 인수가 다시 불투명해지는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워지고 있고 이미 이스타항공을 인수한 국내 최대 저비용항공사(LCC)인 제주항공에도 자금난 악재가 발생한 상황이다.


항공업계 한 관계자는 “코로나19가 조만간 잠잠해진다고 업황은 상당히 느린 속도로 회복이 이뤄질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생존의 기로에 서 있는 항공사들의 운명은 하반기 회복과 반등 여부에 달려 있다”고 진단했다.


◆ 선행되는 업계 자구 노력...효과적인 지원도 병행돼야


항공업계가 악화될대로 악화된 업황으로 자금난이 심화되는 돈맥경화에 빠지면서 유동성 확보가 관건으로 떠오르고 있다. 정부가 항공사들에 대한 대규모 금융지원에 나서고 있지만 고정비용이 큰 항공업의 특성상 어려움이 지속되고 있다.


항공사들도 전례없는 고사 위기에 비용절감을 위한 임금삭감과 무급휴직 등 모든 방안들을 강구하고 있다. 정부의 지원이 필수적으로 국민의 세금이 투입돼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업체들은할수 있는 최대한의 자구안을 강구해 지원의 전제 조건을 충족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최근 제주항공 최고경영자(CEO)로 취임한 김이배 대표이사가 취임사를 통해 “당분간 생존을 위해서 스스로의 자구노력과 더불어 정부의 도움까지 받아야 하는 서글픈 현실에 처해 있다”며 “생존을 위한 치열한 투쟁을 하면서 과거와는 다를 포스트 코로나 시장을 대비해야 하는 중차대한 역사의 갈림길에 서 있다”고 말한 것은 항공업계가 처한 현실은 그대로 보여준다.


지난달 21일 오후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 중앙당사 앞에서 열린이스타항공 노동자 결의대회에 참석자들이 항공운항 재개, 체불임금 지급, 정리해고 중단 등을 촉구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지난달 21일 오후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 중앙당사 앞에서 열린이스타항공 노동자 결의대회에 참석자들이 항공운항 재개, 체불임금 지급, 정리해고 중단 등을 촉구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전문가들은 항공업계가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기 위해서는 보다 효과적인 구조조정 방안을 강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자구노력 차원에서 구조조정이 불가피하더라도 고용안정을 통해 포스트 코로나 시대 반등할 수 있는 역량을 상실하는 우를 범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비용절감을 위한 구조조정이 불가피하더라도 정리해고 보다는 순환휴직 등을 통해 전문성과 노하우를 갖춘 핵심인력들은 유지할 수 있는 운영의 묘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정부의 지원 정책에서도 양과 질뿐만 아니라 보다 효과적인 지원 방안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정부는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 등을 통해 각 항공사별로 긴급 금융지원에 나서고 모든 항공사와 지상조업사를 유급휴업·휴직 급여의 90%를 고용유지지원금으로 지원하는 특별고용지원업종으로 지정하는 등 적극 대응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항공업과 전·후방으로 연계된 산업에 대한 전반적인 지원을 통해 항공업을 둘러싼 생태계가 무너지지 않고 잘 유지되도록 해 이를 코로나19 위기를 딛고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성장을 견인할 수 있는 동력으로 삼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특히 항공산업은 국내외 네트워크가 중요한 특성상 한번 망가지기 시작하면 다시 복구하는데 엄청난 시간과 노력이 투입돼야 하는 만큼 집중적이고 효과적인 지원을 통해 산업 생태계가 유지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와함께 이번과 같은 감염병 발생 등 위기 상황에도 항공업이 자생력을 갖출 수 있는 다양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단순히 금융분야뿐만 아니라 세제나 보증, 공제 등 다양한 방식의 지원방안으로 위기 국면에서도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할 필요하다는 것이다.


허희영 한국항공대 경영학부 교수는 “지금 당장에야 항공업이 무너지지 않게 하기 위해서 규모와 속도에 초점을 맞춰 지원이 이뤄지도록 해야 할것”이라면서도 “하반기 이후 업황 회복 등 장기적인 측면에서 보면 위기 극복과 반등 과정에 적절한 맞춤형 정책과 제도 구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및 수출입은행 전경 ⓒ데일리안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및 수출입은행 전경 ⓒ데일리안

이홍석 기자 (redston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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