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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금융사고, 횟수 줄었지만 덩치 커졌다…100억 이상 '1건→6건'


입력 2020.05.26 12:00 수정 2020.05.26 13:24        배근미 기자 (athena3507@dailian.co.kr)

사고금액 3108억원 전년비 '139% ↑'…'엘시티·호주부동산펀드' 포함

'사기-금융투자' 피해금액 최대…금감원 "내부통제 절차 강화 등 조치"

최근 5년간 금융사고 발생 현황 ⓒ금융감독원 최근 5년간 금융사고 발생 현황 ⓒ금융감독원

국내에서 발생한 금융사고가 2014년 이후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100억원 이상 대형 금융사고 건수와 피해규모는 오히려 급증해 금융당국이 대책 마련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26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19년 금융사고 발생현황에 따르면 작년 한 해 동안 발생한 금융사고가 전년 대비 3.4%(5건) 감소한 141건으로 집계됐다. 지난 2014년 237건에 달했던 금융사고가 매년 줄어들면서 지난해에는 150건을 밑돌았다.


그러나 대형 금융사고와 피해규모는 되려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금융사고 금액은 3108억원으로 1년 전보다 1812억원(139.8%)증가했다. 이는 100억원 이상 대형사고 발생건수가 6건으로 전년(1건) 대비 크게 늘어난데 따른 것이다. 그 10배에 달하는 1000억원 이상 금융사고 역시 3년 만에 다시 발생했다.


이번 통계에서 가장 큰 규모의 금융사고는 1232억원으로 JB자산운용(판매사 KB증권)의 '호주부동산펀드'로 파악됐다. 이 사고는 호주 현지 운용사가 본래 투자하기로 한 아파트 대신 엉뚱한 땅을 구입하고 허위로 보고하는 대출서류 위조(사기) 사건으로 대출금 일부가 회수되지 못했다. 엘시티에 300억의 부당대출을 실행한 혐의로 전 경영진이 재판을 받고 있는 부산은행도 대형 금융사고 리스트에 이름을 올렸다.


다만 지난해 대형 금융사고로 세간을 떠들썩하게 했던 DLF와 라임자산운용 사태 등은 이번 통계에 포함되지 않았다. 이에대해 박상규 금감원 금융총괄국 팀장은 "라임 사태 등의 경우 현재 검찰 수사가 진행 중이어서 정확한 피해 규모가 확정되지 않은 상태"라며 "(금융사고 현황 집계가)발생 기준이 아닌 보고 기준인 만큼 2019년이 아닌 올해 통계로 잡힐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사고 유형 별로는 사기(금액기준)와 횡령·유용(건수기준) 비중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사기는 46건으로 전년 대비 3건 늘었으나 사고금액은 2207억원으로 1년 만에 1508억원 늘어난 것으로 파악됐다. 권역 별로는 금융투자 부문이 2027억원 수준으로 전체 금융사고의 65%를 차지했다. 사고 건수로는 중소서민부문(63건, 44.7%)이 가장 높았다.


한편 금융당국은 100억원 이상 대형 금융사고가 주로 내부통제 체계가 취약한 중소형 금융회사에서 발생하고 있는 만큼 지난해 주요 사고유형을 적극 반영해 연중 점검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특히 대형 금융사고 주요유형인 위조 및 허위서류를 이용한 대출-투자사기를 막기 위해 거액 여신 및 투자에 대한 내부통제 절차를 마련하기로 했다.


아울러 금융회사 내부고발자제도 활성화를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자산운용사, 상호조합 등 중소형 금융회사의 조직적인 금융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신고채널을 다양화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배근미 기자 (athena3507@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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