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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인터뷰] 회사 대표 된 유빈 “자유로움에서 오는 책임감 느껴”


입력 2020.05.25 11:18 수정 2020.05.25 11:19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소속사 설립 후 첫 신곡 '넵넵' 21일 발매

새내기 대표로서 보인 포부...회사 방향성 언급

ⓒ르엔터테인먼트 ⓒ르엔터테인먼트

취재진을 만나자마자 주섬주섬 가방을 뒤적이더니 ‘아티스트/CEO’라고 적힌 명함을 일일이 건넨다. 유빈은 2007년 원더걸스에 합류하면서 JYP엔터테인먼트와 인연을 맺었고, 올해 초 JYP엔터테인먼트를 떠나 독립했다. 이제 ‘진짜는 진짜를 알아본다’(real recognize real)는 뜻의 ‘르’(rrr)엔터테인먼트를 설립하고 기획사 대표로 새롭게 출발했다.


“두렵지만 도전해보자는 생각에서 저지른 거죠. 계속 JYP에 있었다면 절대 알지 못했을 부분들을 하나씩 알아가게 되면서 ‘내가 좋은 회사에서 체계적인 시스템의 도움을 받았구나’ 체감했어요. 하나하나 배우는 과정이 힘들지만, 재밌기도 해요. 무엇보다 내 마음대로 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에요. 하하. 물론 회의라는 과정을 거치긴 하지만 셀프 만족도가 굉장히 높아졌어요.”


어엿한 사장님이 된 유빈은 21일 디지털 싱글 ‘넵넵’을 발표했다. 박진영 프로듀서의 곁을 떠나 내놓는 첫 결과물에 그는 “신기하고 설렌다. 성적에 대한 기대나 목표치를 두지 않고, 최대한 자유로운 마음으로 즐겼다”고 말했다.


유빈이 작사와 작곡에 참여한 ‘넵넵’은 SNS 대화방에서 ‘넵’이라는 표현을 자주쓰는 현대인을 이야기하는 힙합 곡이다. 래퍼 유빈은 특유의 걸크러시함을 내려놓고, 발랄한 느낌을 강조했다. 달라진 콘셉트는 그의 현재 상황을 반영하고 있었다.


“곡에 접근하는 건 평소와 마찬가지였어요. 곡을 만들 당시의 내 솔직한 감정을 담는 거죠. 접근법이 아니라, 저의 상황이 변하면서 곡도 달라진 것 같아요. ‘넵넵’은 저의 현재를 가장 잘 표현한 곡이에요. 퇴근할 때의 기쁨, 자유의 가쁜 등을 가사에 녹여냈어요. 퍼포먼스적으로 멋있는 걸 보여주고 싶은 마음도 있었지만, 지금은 이게 저에게 가장 잘 맞는 것 같아요.”


ⓒ르엔터테인먼트 ⓒ르엔터테인먼트

‘넵넵’에는 ‘미 타임’(ME TIME)이란 부제도 따라붙었다. 사무적인 ‘넵’과는 다소 거리가 있는 ‘자기만의 시간’이라는 의미의 제목이다. 유빈은 “나에게도 ‘넵병’이 있었다는 걸 이번에 알게 됐다. 그런데 그렇게 대답하다가도 나만의 시간이 필요하다. 자유, 오직 나를 위한 시간도 함께 담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가사에 ‘JYP’가 언급된 것도 독특하다. ‘땡스 제이와이피, 벗 프리 나우’(THX JYP but Free now) ‘참 편했지 뭐’ ‘꿀 빨았지 뭐’ ‘건강한 유기농 집밥’ ‘내 입엔 msg가’ 등 박진영을 연상케 하는 가사들이 다수 등장한다.


“사실 박진영 피디님에게는 너무 감사해요. 제가 이 자리에 있을 수 있게 한 사람이니까요. 아티스트가 회사를 꾸리는 게 쉬운 일이 아니다. 곡을 쓰는 것도 그렇고. 제가 회사를 차린다고 했을 때 피디님이 ‘큰 용기’라고 해주셨어요. 그러면서 궁금한 게 있으면 꼭 물어보라고 당부도 하시고, 상표권 체크 등 회사 운영의 세세한 부분들에 대해서도 이야기해줬어요. 전 진짜 행운아인 것 같아요. 마치 자취한 딸을 걱정해주는 부모님 같달 까요. 하하.”


독립심이 강한 유빈은 어렸을 때부터 한 회사의 CEO가 되는 걸 꿈꿨다. 하지만 막상 한 회사의 대표가 되면서 자유로움이 주는 책임감도 느껴야 했다. 앨범을 만드는 과정에서 소소한 결정은 물론, 회사의 전체적인 운영에도 직접 참여해야한다. 모든 결정의 책임도 스스로 짊어져야 한다.


“처음엔 후회했어요. 너무 힘들더라고요. ‘이런 것까지 해야 하는구나’ ‘알면 안 했을 건데’ 생각했어요. 그런데 지금은 그것들이 모두 내 경험이고, 재산이 된다고 생각하면서 즐기는 단계에 온 것 같아요. 전에는 많은 걸 결정하고 이야기를 듣는 방식이었지만, 이제 제가 모든 걸 결정해야 하는 위치에 있잖아요. 그게 정말 어려워요. 책임감을 갖고 제가 할 수 있는 모든 걸 하려고요. 최근에는 딱히 어려운 스케줄이 아니면 직접 운전해서 가기도 해요. 이러다가 제가 매니저로 MBC ‘전지적참견시점’에 출연할 수도 있을 것 같은데요? 하하.”


ⓒ르엔터테인먼트 ⓒ르엔터테인먼트

유빈은 최근 첫 아티스트를 영입했다. 유빈과 함께 원더걸스로 활동했던 혜림이다. 혜림은 결혼을 앞둔 태권도 선수 신민철과 MBC 연애 관찰 예능 ‘부러우면 지는거다’에 출연 중이다.


“혜림이는 색깔이 정말 많은 친구인데 원더걸스에서 그룹에 충실한 나머지 본인의 매력을 전부 보여주지 못한 것 같아요. 우리 때문에 기회가 많이 없었다는 생각이 드니까 미안한 마음이 있었어요. 큰 회사에서도 좋은 케어를 받을 수 있는 친군데, 제가 먼저 제안을 했던 이유는 ‘나만큼 혜림이를 잘 아는 사람은 없다’는 생각이었어요. 흔쾌히 제안을 받아줘서 저도 깜짝 놀랐어요.”


유빈은 새 앨범에도 애정이 넘쳤지만, 새내기 대표로서 특히 강한 의욕을 내비쳤다.


“최대한 다양한 사람들이 즐겁게 일할 수 있는 회사로 만들고 싶어요. 배우, 코미디언, 아나운서, 인플루언서 등 장르에 상관없이 즐겁게 자기 일을 좋아하시는 분들이 모여서 서로에게 좋은 영향을 줄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싶습니다. 아! 음악적으로 보자면 개개인의 개성이 뚜렷한 그룹을 만들고 싶은 꿈도 있어요(웃음)”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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