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페이스북
X
카카오톡
주소복사

요금인가제 폐지, 향후 통신비 향방은?…정부·업계 전망 엇갈려


입력 2020.05.20 17:50 수정 2020.05.20 18:31        이건엄 기자 (lku@dailian.co.kr)

정부·여당, 사업자 자율경쟁으로 요금 인하 기대

통신사, 수익 악화에 여력 부족…출혈경쟁 ‘부담’

15일 오후 서울 강변 테크노마트 스마트폰 집단상가 한 판매점에서 고객들이 상담을 받고 있다.ⓒ데일리안 김은경 기자 15일 오후 서울 강변 테크노마트 스마트폰 집단상가 한 판매점에서 고객들이 상담을 받고 있다.ⓒ데일리안 김은경 기자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이 가결되면서 30년 가까이 유지됐던 요금인가제가 폐지됐다. 정부와 여당에서는 자율경쟁을 바탕으로 통신비 인하를 내심 기대하고 있지만 업계에서는 회의적으로 보고 있다.


다만 요금상품 출시에 있어 이전보다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는 만큼 통신사들의 눈치싸움은 치열해질 전망이다.


국회는 20일 본회의를 열어 현재의 통신요금 인가제를 폐지하는 내용의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을 가결했다.


요금인가제는 SK텔레콤과 같은 1위 사업자가 새로운 요금 상품을 낼 때마다 정부 허가를 받아야 하는 제도다. 1위 사업자가 지나치게 낮은 요금제를 출시해 시장을 교란시키거나 독과점 지위를 이용해 폭리를 취하는 등의 문제 행동을 막기 위해 도입됐다.


하지만 오히려 1위 사업자인 SK텔레콤이 요금 인가를 신청한 사이 나머지 통신사들이 유사 요금제를 출시하는 관행이 반복됐고 이 때문에 통신사별로 요금상품이 획일화 되는 부작용을 낳았다.


이번 개정안을 통해 인가 절차는 폐지되고 1위 사업자도 신고를 통해 요금제를 출시할 수 있게 된다. 단 신고 내용에 문제가 있을 경우 정부가 반려할 수 있다.


최기영 과기정통부 장관은 “인가제는 자율경쟁을 약간 침해해 신고제로 바꾸는데 국민 부담이 늘 수 있어 유보신고제로 했다”며 “단순 신고제가 아니어서 요금인상 우려시 15일 이내 반려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정부와 여당에서는 이번 요금인가제 폐지가 통신요금 인하로 이어질 것이란 기대를 하고 있다. 인가제가 폐지되면 통신사 간 경쟁이 치열해지고 더 저렴한 요금 상품이 나올 것이란 전망에서다.


하지만 통신업계에서는 요금인가제 폐지가 통신비에 미치는 영향이 다소 제한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 일단 개정안 자체가 완전한 신고제가 아닌 ‘유보신고제’이기 때문에 담합을 하거나 통신사 마음대로 요금을 올릴 수 없는 구조다.


또 통신사들이 수익성이 떨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출혈경쟁을 하면서까지 요금제를 낮출지도 사실상 미지수다. 실제 1분기 기준 이통3사의 영업이익은 총 9049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1.8% 줄었다.


요금인하 여력과 관련이 있는 현금성자산 역시 1분기 연결기준 총 3조139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9.8% 감소했다.


한 이통업계 관계자는 “1등 사업자의 요금 출시 과정이 간소화 될 뿐 요금인가제 폐지가 통신시장 전반에 미치는 영향은 극히 제한적일 것”이라며 “눈치싸움이 치열해질 뿐 요금제 가격 역시 현재와 크게 달라지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건엄 기자 (lku@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이건엄 기자가 쓴 기사 더보기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