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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업계, 수익원 다변화 한창…“옷만 팔아선 승산 없다”


입력 2020.05.19 07:00 수정 2020.05.20 11:09        임유정 기자 (irene@dailian.co.kr)

시장 축소에 코로나19까지…2분기도 깜깜

생존 위한 사업다각화…화장품·HMR 사업으로 활로 모색

신세계인터내셔날 화장품 브랜드 연작 모델 고윤정ⓒ신세계인터내셔날 신세계인터내셔날 화장품 브랜드 연작 모델 고윤정ⓒ신세계인터내셔날

패션업계가 앞다퉈 사업 다각화에 나서고 있다. 이제는 옷만 팔아선 승산이 없다고 판단, 새로운 수익원 확보에 뛰어든 것이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올 봄 영업이 크게 부진했던 패션업계는 1분기 줄줄이 적자를 냈다.


1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1분기 대비 패션업계 어려움이 더욱 커진 것으로 확인됐다. 상장된 기업 위주로 살펴보면 신성통상은 올 1분기 68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이밖에 까스텔바작, SG세계물산, 형지I&C, 배럴, 에스티오, 쌍방울 등도 적자로 돌아섰다. 신세계인터내셔날과 LF는 적자는 면했지만 영업이익이 지난해 대비 반토막이 났다.


업계에서는 가뜩이나 시장이 축소되는 상황에서 코로나19가 카운터펀치로 작용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외출과 여행 등이 눈에 띄게 감소한 데다, 주요 기업들의 재택근무까지 겹치면서 패션업계는 말 그대로 직격탄을 맞았다. 이대로라면 2분기 전망 역시 어둡다는 부정적인 전망도 계속되고 있다.


패션업계는 코로나19 이전부터 어려움을 호소해 왔다. 수년간 고가 명품과 저가의 제조·직매형 의류(SPA) 브랜드로 수요가 몰리면서다. 중간 가격대의 국내 토종 패션회사들은 자금난에 처하면서 일찌감치 시장의 한계성을 직면, 시너지를 낼 사업을 꾸준히 모색해왔다.


패션회사들은 불황타개 및 신성장동력 발굴을 위해 사업을 확장하는 중이다. 일반적으로 신사업의 경우 기존 사업과 연계해 시너지를 내려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이들 업체의 경우 기존에 하던 사업과 무관한 사업을 새롭게 개척해 진출하고 있다는 점에서 눈 여겨 볼만 하다.


대표적으로 33년 패션사업을 이어온 한섬은 이달 화장품 시장에 진출 계획을 발표했다. 한섬이 패션 외에 이종 사업에 뛰어든 것은 1987년 창사 이후 처음이다. 한섬의 화장품 사업 진출은 기존 패션사업에 편중된 사업구조를 다각화하고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한섬 관계자는 “패션과 화장품 사업은 트렌드를 선도하는 차별화된 제품 개발 능력과 고도의 제품생산 노하우 등 핵심 경쟁 요소가 비슷해 그동안 한섬이 쌓아온 ‘프리미엄 브랜드 육성 역량’을 활용하는 게 용이하다”면서 “특히 현대백화점, 현대백화점면세점 등 프리미엄 화장품 핵심 유통채널을 보유하고 있어 시너지 극대화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밖에 남영비비안과 ‘디스커버리 익스페디션’ ‘MLB’ 등의 브랜드 사업을 전개하고 있는 기업으로 알려진 F&F 등도 최근 패션과 무관한 사업에 발을 들였다.


핸드백과 지갑 제조업, 가죽 가방과 신발 제조업처럼 기존 사업과 연관이 있는 분야도 있지만 휴게소 운영업, 벤처 투자 및 기타 금융 투자업 등 기존 사업과는 전혀 관련 없는 사업이 대부분이다.


LF 가정간편식 브랜드 '모노키친' 제품 연출 사진. ⓒLF LF 가정간편식 브랜드 '모노키친' 제품 연출 사진. ⓒLF

이미 신사업을 확장해 쏠쏠한 재미를 보고 있는 기업도 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화장품, 리빙 사업으로 수익성 제고를 이뤘다. SI의 지난해 매출은 1조4250억원, 영업이익 845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12.9%, 52.5% 증가해 역대 최대 실적을 거뒀다.


특히 전체 영업이익 중 80%가량을 화장품 사업에서 거뒀다. 화장품 사업 매출은 2016년 321억원에서 지난해 3680억원으로 급증했다. 이 가운데 화장품 매출의 63%를 차지하는 비디비치의 영향력이 컸다.


LF 역시 지난해 말 육가공 제조업체 엘티엠푸드를 인수해 재미를 보는 중이다. LF푸드의 지난해 매출은 623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368억원)에 비해 69% 급증했다. 올해 3월 흡수합병한 모노링크(930억원), 자회사인 구르메F&B코리아(400억원) 등을 합하면 LF의 식품 관련 매출은 지난해 기준 2463억원에 달한다. 전년보다 30% 늘어난 규모다.


LF관계자는 “빠르게 변화하는 소비 트렌드를 반영하고 고객의 삶과 맞닿은 분야에서 만족감을 전하고자 (사업을) 다양한 영역으로 확대하고 있다”면서 “특히 푸드는 소비재 분야로 LF가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데 강점이 있기에 이 부분에서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임유정 기자 (iren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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