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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통합당의 '잃어버린 뇌' 어디서 찾을 수 있을까


입력 2020.05.18 00:10 수정 2020.05.18 05:17        이슬기 기자 (seulkee@dailian.co.kr)

총선 참패 이후 ‘반성’ 목소리 커지는 통합당,

줄줄이 세미나에 당내 쇄신파 모임도 태동

일각서는 “이미 다 한 얘기” 회의적 시각도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와 원유철 미래한국당 대표가 14일 오후 국회에서 합당과 관련한 공동 기자회견에 앞서 악수를 하고 있다. (자료사진)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와 원유철 미래한국당 대표가 14일 오후 국회에서 합당과 관련한 공동 기자회견에 앞서 악수를 하고 있다. (자료사진)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4‧15 총선 참패 이후 개혁을 향한 미래통합당의 노력은 사뭇 비장하다. 정의당 지지자를 자처하는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를 보수 정치의 해법을 논의하는 세미나에 불러 “통합당은 뇌가 없다”는 쓴소리까지 들었다.


통합당 현직 의원들은 이같은 세미나를 줄줄이 예정하고 있고, 초‧재선 의원을 중심으로는 각종 공부 모임이 태동하고 있다. 그럼에도 당내외 일각에서는 “다 들어본 소리”라는 등의 회의적인 반응도 나온다. 당내 쇄신파의 노력이 실질적인 보수 혁신의 디딤돌이 될 수 있을까.


17일 통합당에 따르면, 30~40대의 수도권 출마자들이 당내에 ‘젊은미래당’을 구성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들은 지난 15일 성명서를 통해 출범을 알리며 “연이은 패배에도 불구하고 근본적이 변화보다는 남의 눈에 티끌을 들춰내는 정치에 급급하다 끝내 민심으로부터 철저히 외면당했다”며 “길 잃은 보수정치를 되살리는 길은 정치의 기본으로 돌아가는 것”이라고 반성했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15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제21대 총선을 말하다! 길 잃은 보수정치, 해법은 무엇인가? 토론회에서 주제 발표를 하고 있다.(자료사진)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15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제21대 총선을 말하다! 길 잃은 보수정치, 해법은 무엇인가? 토론회에서 주제 발표를 하고 있다.(자료사진)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가칭 ‘젊은미래당’은 보수 보수정치의 해법을 묻는 자리에 진중권 전 교수를 설득해 초대하기도 했다. 진 전 교수는 통합당을 향해 “솔직히 1~2월 야당 노릇은 저 혼자 하지 않았느냐"는 등의 독설을 쏟아냈고, 이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일부 여권 지지자들은 “우리들은 다 아는 얘기를 돈을 주고 듣는다”며 비아냥댔다.


그럼에도 세미나를 마련한 오신환‧유의동 등 의원들과 3040 수도권 출마 낙선자들은 진 교수의 목소리에 묵묵히 귀를 기울였다. 오는 19일에는 심재철 의원의 주최로 ‘미래통합당 총선 패배 원인과 대책’을 짚어보는 세미나가 열린다.


그러나 당장 통합당을 둘러싼 최대 현안만 살펴봐도 반성과 개혁의 움직임과는 거리가 먼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는 시선도 만만찮다.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체제의 운명이나 미래한국당과의 합당, 사전투표 부정선거 논란만 하더라도 국민적 정서와는 거리가 있다는 지적이다.


대외적으로도 현재 정치권의 이슈로 떠오른 ‘정의기억연대(정의연)’ 사태와 관련해 통합당의 대응이 구시대적이라는 지적도 이어진다. 아직도 여당을 ‘욕하는 것’을 야당의 역할로 착각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한 통합당 관계자는 이와 관련 “처참하게 지고도 지도부 체제 하나 못 정한 채 한 달이 지나지 않았나. 국민들 눈에 반성하는 것으로 보이겠느냐”며 “당에 10년 넘게 있었지만, 지금 나오는 반성의 얘기들 뭐 하나 과거에 들어보지 못한 것이 없다”며 날카로운 반응을 보였다.


또다른 한 통합당 관계자는 “정의연에 문제제기를 한 이용수 할머니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기보다 정의연과 여권을 매도하는 방식으로 치닫고 있다”며 “이런 방식으로는 국민의 호감을 사기 힘들다”고 지적했다.

이슬기 기자 (seulke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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