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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산 리스크 커진 금융그룹…자본력 '이상기류'


입력 2020.05.18 05:00 수정 2020.05.17 20:15        부광우 기자 (boo0731@dailian.co.kr)

4대 지주 BIS 비율 평균 13.4%…올해 들어 악화일로

위험가중자산 37조 급증…경제 불안 속 위기감 고조

국내 4대 금융그룹 국제결제은행 자기자본비율(BIS 비율) 추이.ⓒ데일리안 부광우 기자 국내 4대 금융그룹 국제결제은행 자기자본비율(BIS 비율) 추이.ⓒ데일리안 부광우 기자

국내 4대 금융그룹들의 자본 건전성이 올해 들어 악화일로를 걷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부터 본격화하기 시작한 경기 침체가 생각보다 길어지면서 금융사들이 확보한 자산에 잠재된 위험이 커지면서다. 여기에 올해 예기치 못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이하 코로나19) 사태로 국내 경제 전반이 직격탄을 맞으면서 금융그룹들은 자본 여력 관리에 비상이 걸린 모습이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말 기준 신한·KB·하나·우리금융 등 4개 금융지주들의 국제결제은행 자기자본비율(BIS 비율)은 평균 13.4%로 지난해 말(13.6%)보다 0.2%포인트 떨어진 것으로 집계됐다. BIS 비율은 위험가중자산 대비 자기자본의 비율로, 금융사의 자본력을 평가하는 핵심 지표다.


금융그룹별로 봐도 대부분의 BIS 비율이 하강 곡선을 그렸다. 우선 우리금융의 BIS 비율은 같은 기간 11.9%에서 11.7%로 하락하며 최하를 기록했다. 하나금융도 14.0%에서 13.8%로, KB금융은 14.5%에서 14.0%로 각각 0.1%포인트와 0.5%포인트씩 해당 수치가 낮아졌다. 신한금융의 BIS비율만 13.9%에서 14.1%로 0.2%포인트 올랐다.


이처럼 금융그룹들의 자본 여력이 예전만 못해진 배경에는 눈에 띄게 확대된 자산 리스크가 자리하고 있다. 위험에 노출될 수 있는 자산이 최근 들어 빠르게 불어나면서 자본 건전성에 악영향에 악영향을 주고 있다는 얘기다.


실제로 4대 금융그룹들이 떠안고 있는 위험가중자산은 950조5540억원에서 987조9366억원으로 올해 들어 3개월 동안에만 3.9%(37조3826억원)나 늘었다. 위험가중자산은 금융사가 빌려준 돈을 위험에 따라 다시 계산한 액수다. 대출금이나 유가증권, 예치금 등 금융사가 보유한 자산을 유형별로 나눠 각각의 위험성에 따라 가중치를 부여함으로써 실질적인 리스크를 추산해 볼 수 있는 항목이다.


이 같은 위험가중자산은 조사 대상인 모든 금융그룹들에서 일제히 증가세를 나타냈다. KB금융의 위험가중자산은 255조4390억원에서 271조7811억원으로 6.4%(16조2321억원) 늘었다. 신한금융 역시 256조8917억원에서 261조7736억원으로, 우리금융은 228조460억원에서 237조8440억원으로 각각 1.9%(4조8819억원)와 4.3%(9조7980억원)씩 위험가중자산이 증가했다. 하나금융의 위험가중자산도 210조673억원에서 216조5379억원에서 3.1%(6조4706억원) 늘었다.


이처럼 금융그룹들의 자산에 내재된 지난해부터 심화한 국내 경기 침체의 연장선에 놓여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개인부터 기업에 이르기까지 자금을 빌려간 고객들의 경제적 여건이 나빠지면서, 금융사의 자산에도 그 영향이 감지되고 있다는 해석이다. 지난해 국내 경제성장률은 2.0%에 그치며 글로벌 금융위기의 한파가 몰아닥친 직후인 2009년(0.8%) 이후 가장 낮은 수준에 머물렀다.


문제는 앞으로의 전망이 더욱 어둡다는 점이다. 올해 초까지만 해도 우리 경제는 완만한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관측됐지만, 갑작스런 코로나19 변수로 역풍에 직면한 모양새다. 이에 올해 국내 경제성장률은 마이너스 추락이 가시화하고 있는 실정이다.


글로벌 신용평가사들은 한 목소리로 올해 우리나라 경제가 코로나19로 인해 외환위기 이후 처음으로 역성장의 늪에 빠질 것이라 점치고 있다. 무디스 -0.5%, 스탠더드앤드푸어스 -0.6%, 피치 -1.2% 등으로 다소 차이는 있었지만 국제 3대 신용평가사 모두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마이너스로 제시한 상태다.


이에 따라 국내 금융사의 건전성도 추가적인 악화가 불가피할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특히 올해 2분기부터는 코로나19에 따른 경제적 여파가 한층 가시화할 것이란 예상이다. 금융그룹들이 자본 건전성 관리에 그 어느 때보다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이유다.


금융권 관계자는 "아직 주요 금융그룹들의 자본력 지표는 양호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지만, 코로나19로 인한 타격이 제대로 번영되지 않은 시점인 만큼 선제적인 관리가 필요하다"며 "불확실성이 커진 금융권의 환경 상 개선이 녹록치는 않겠지만, 충격파를 최소화하기 위한 여신 건전성 관리와 자본 확충에 더욱 힘을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부광우 기자 (boo073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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