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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한국당 독자노선? '갈팡질팡' 당선인들 입장 들어보니


입력 2020.05.14 15:03 수정 2020.05.14 15:27        이슬기 기자 (seulkee@dailian.co.kr)

'생각 안 해본 일'에 당혹한 비례 당선인들

한국당과의 '이면 합의 있었나'가 관건

조속히 합당 VS 당론 따라…당내 의견도 엇갈려

원유철 미래한국당 대표가 1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자료사진)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원유철 미래한국당 대표가 1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자료사진)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미래통합당의 비례용 자매정당인 미래한국당을 둘러싸고 '독자노선'의 필요성을 주장하는 목소리가 연일 나오고 있다. 정작 한국당에 소속된 비례의원 당선인들은 '생각해보지 못했던' 일이라며 당혹해하는 분위기다.


14일 정치권에 따르면, 한국당 지도부급 인사들이 한국당의 독자 정당 노선에 대해 사실상 공개적으로 논의를 시작했다.


원 대표는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합당 시기가 문제다. 2022년 대선후보가 결정되기 직전에 합당을 할 수도 있다."라며 독자정당의 가능성을 활짝 열어뒀다. 정운천 한국당 최고위원은 국민의당과 공동 교섭단체를 꾸리는 방안에 대해 논의해야 한다고도 말했다.


정작 한국당 비례대표 당선인들은 답답해하는 모양새다. 선거 당시 범여 정당들이 만든 선거법에 맞대응하기 위해 한국당을 창당했지만, '모자(母子) 정당 체제'가 이처럼 오래갈 것이라고는 생각지 않았기 때문이다. 원 대표의 임기연장 및 의원총회 소집건에 대해서도 '보도를 통해 들었다'는 당선인들이 대다수였다.


당선인들의 입장에서는 합당을 하는 것과 독자정당으로 남는 것 모두에 장단이 존재한다. 합당을 할 경우 100석이 넘는 규모의 제1야당에서 안정적인 의정활동을 할 수 있게 되는 반면, 독자 정당으로 남을 경우 정무적 판단에서 한 발짝 물러나 전문적인 상임위 활동에 집중할 수 있을 거라는 분석이다.


다만, 독자 노선의 장점이 효력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최소한 두 가지의 조건을 우선 충족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통합당과의 이면 합의가 이루어지고, 현재 19명인 21대 미래한국당 의원에 최소 한 명 이상을 영입해 교섭단체를 구성해야 한다는 것이다. 통합당이 한국당의 독자 노선에 반대를 하는 상황에서 '투트랙' 전략을 펴나가기는 쉽지 않다.


한 한국당 핵심 관계자는 데일리안과 통화에서 "통합당이 103석이나 84석이나 별 차이가 없으니, 원내 교섭단체를 두 개로 가지고 가서 각 상임위를 '2대 1'로 가보자고 결정을 하면 우리에겐 선택의 여지가 없는 것"이라며 "모든 것은 전적으로 통합당에 달려 있다"고 했다.


이와 관련 한 통합당 관계자는 "원 대표가 사사로운 권력에 연연해 독자적 당을 만들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며 "통합당과 각을 세우며 정치를 할 것 같지는 않다. 전략적 합의가 있었을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고 내다봤다.


한국당 소속 당선인들은 '갈팡질팡'하고 있다. 당내에서는 '당론에 따르겠다'는 다수의 의견과 '빨리 합당을 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의견이 모두 나오고 있다. 한 당선자는 이날 통화에서 "원 대표가 통합당과 의논해 잘 하실 것이라 믿는다"며 "당론에 따라야 할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그러나 또다른 당선자는 선거 당시 국민들과 했던 약속을 이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꼼수라는 비판을 받아도 할 말이 없게 될 것"이라며 "구태여 비판의 빌미를 줄 필요가 없다"고 지적했다.

이슬기 기자 (seulke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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