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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싼 풀체인지, '꼬마들의 반란' 잠재울까


입력 2020.05.05 05:00 수정 2020.05.04 21:46        박영국 기자 (24pyk@dailian.co.kr)

소형 SUV 셀토스·트레일블레이저·XM3 덩치 키우며 차급파괴

4세대 투싼 하반기 출격…대형화·고급화로 준중형 SUV 가치 증명해야

현대자동차가 2019년 11월 LA오토쇼에서 선보인 ‘비전 T(Vision T)’ 콘셉트. 4세대 투싼의 전면 디자인은 이와 흡사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자동차 현대자동차가 2019년 11월 LA오토쇼에서 선보인 ‘비전 T(Vision T)’ 콘셉트. 4세대 투싼의 전면 디자인은 이와 흡사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자동차

현대자동차의 준중형 SUV 투싼이 4세대 풀체인지 모델로 재탄생해 제각기 ‘차급파괴’를 외치며 상위 차급을 넘보는 소형 SUV들의 반란을 잠재울지 관심이다.


5일 업계에 따르면 4세대 투싼은 오는 3분기 국내 시장에 출시 예정이다. 앞서 그랜저 페이스리프트 모델과 7세대 아반떼를 통해 선보인 새로운 현대차의 패밀리룩을 장착하고 첨단 운전자보조 시스템(ADAS) 등 각종 편의·안전사양으로 무장하는 한편, 덩치도 한층 키워 소형 SUV들과 차별화할 전망이다.


투싼이 속한 준중형 SUV 차급은 과거 현대·기아차에게 상당한 물량을 보장해 주던 볼륨 차급이었으나, 지난해 이후 모델 노후화와 하위 차급인 소형 SUV들의 사이즈 증대에 따른 간섭현상 등으로 판매가 크게 줄었다.


지난해 투싼 판매량은 총 3만6758대로 월평균 3000대를 가까스로 넘겼다. 올해 들어서는 3개월간 월평균 1970대씩 팔리며 월평균 2000대 이하로 떨어졌다.


2015년 3세대 모델 출시 이후 2년간 월평균 5000대의 판매고를 올렸던 점을 감안하면 초라한 실적이다. 2018년까지만 해도 월 3000대 중반의 실적은 유지했었다.


투싼과 형제차로 불리는 기아차의 준중형 SUV 스포티지는 형편이 더 안 좋다. 지난해는 월평균 2000대를 겨우 넘겼고, 올해 1~3월은 1000대 초반으로 떨어졌다.


가뜩이나 모델 노후화로 하향곡선을 그리던 현대·기아차 준중형 SUV 라인업의 판매가 한층 더 부진해진 계기는 아이러니하게도 같은 집안의 동생 격인 셀토스의 출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소형 SUV 중 가장 처음으로 차급 파괴를 시도한 기아차 셀토스. ⓒ기아자동차 소형 SUV 중 가장 처음으로 차급 파괴를 시도한 기아차 셀토스. ⓒ기아자동차

기아차는 셀토스 출시 당시 ‘하이클래스 소형 SUV’라는 다소 모순된 수식어를 붙이며 기존 소형 SUV들과 차별화하는 한편, 상위 차급인 준중형 SUV 시장까지도 넘보겠다는 욕심을 보였다.


올해 출시된 한국GM의 트레일블레이저와 르노삼성 XM3는 셀토스보다 더 큰 차체로 소형과 준중형 SUV의 차급 간 모호성을 더욱 증대시켰다.


더구나 이들 3종의 ‘덩치 큰 꼬마’들은 하나같이 빼어난 디자인으로 소비자들을 사로잡고 있는 데다, ADAS 등 첨단 사양들을 대거 장착하며 고급화까지 꾀했다. 준중형 SUV 진영으로서는 동생들에게 시장을 내주는 형편에 처한 셈이다.


4세대 투싼은 이런 시장 상황을 뒤바꾸고 준중형 SUV의 자존심을 되찾을 기대주다.


소형 SUV들에 맞서 신형 투싼이 보여줄 수 있는 가장 큰 비교우위는 ‘사이즈’다. 셀토스·트레일블레이저·XM3가 ‘차급을 뛰어넘어 준중형에 필적하는 실내공간’을 앞세우고 있지만 신형 투싼 역시 한층 크기를 키워 이들과의 차급 경계를 명확히 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기아차는 최근 중형 SUV 쏘렌토의 사이즈 증대를 통해 ‘대형 SUV 수준 실내공간’을 어필하는 등 전체적으로 SUV 라인업의 크기를 상향하는 추세인 점을 감안하면 준중형급인 투싼에서도 기존 대비 기존 대비 크기 변화가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특히 신형 투싼은 내년 북미 전용으로 출시될 중형 픽업트럭 ‘산타크루즈’와 플랫폼을 공유하게 되는 만큼 크기를 확대할 여지가 충분하다.


소형 SUV들이 덩치를 키운들 패밀리카로서의 한계는 불가피한 만큼, 투싼은 이들 하위 차급은 물론, 동급의 다른 준중형 SUV들과도 차별화되는 전장이나 휠베이스(축거)를 앞세워 3인이상 가족을 타깃으로 ‘뒷좌석의 우위’를 강조할 전망이다.


국내 완성차 최초 '쿠페형 SUV'로 디자인적 강점을 보이고 있는 르노삼성 XM3. ⓒ르노삼성자동차. 국내 완성차 최초 '쿠페형 SUV'로 디자인적 강점을 보이고 있는 르노삼성 XM3. ⓒ르노삼성자동차.

그랜저와 아반떼를 통해 얻은 디자인 측면의 자신감도 신형 투싼의 무기가 될 전망이다. 그동안 스파이샷을 통해 유출된 신형 투싼의 부분적인 디자인을 종합하면 전면 디자인은 지난해 11월 LA오토쇼에서 현대차가 선보인 ‘비전 T(Vision T)’ 콘셉트와 유사할 것으로 보인다.


그랜저와 아반떼의 성공적인 론칭을 통해 현대차의 시그니처 디자인으로 자리 잡은 입체적인 ‘파라메트릭 쥬얼 패턴 그릴’을 중심으로, 좌우에는 가로형과 세로형이 결합한 부메랑 모양의 헤드램프와 주간주행등이 장착된 모습이 ‘비전 T’를 통해 엿볼 수 있는 신형 투싼의 모습이다.


측면 캐릭터 라인은 아반떼의 것과 같은 과감하면서도 예리한 직선을 사용할 것으로 보이며, C필러(2열 창문 뒤쪽 기둥) 후방은 굳이 루프라인을 완만하게 깎지 않고 한껏 볼륨을 줘 소형 SUV들과 차별화되는 당당한 외모와 넓은 적재공간을 동시에 확보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위 차급과의 차별화가 관건인 만큼 인테리어와 편의사양에서도 확실한 강점을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 현대·기아차에서 기본 세팅으로 자리잡아가고 있는 12.3인치 가로배치형 내비게이션용 디스플레이와 같은 크기의 디지털 클러스터를 비롯, 전자식 버튼 타입 변속기와 디지털 무선키, 음성인식 차량 제어 등 첨단 편의사양이 적용될 예정이다.


투싼보다 더 낮은 가격대인 7세대 아반떼의 예를 감안하면 ▲전방 충돌방지 보조(FCA) ▲차로 유지 보조(LFA) ▲차로 이탈방지 보조(LKA) ▲운전자 주의 경고(DAW) ▲하이빔 보조(HBA) 등 첨단 ADAS도 전 트림 기본 적용해 소형 SUV들과 차별화할 가능성이 높다.


파워트레인 역시 차급의 특성상 연비에 치중했던 소형 SUV들과 달리 좀 더 강력한 조합을 택할 것으로 보인다. 신형 투싼에 장착될 엔진 라인업으로는 1.6 가솔린 터보와 2.0 가솔린, 1.6 및 2.0 디젤 등이 거론되고 있다. 신차 출시시기와 다소 텀을 두고 하이브리드 모델과 고성능 N라인 등도 추가될 가능성도 있다.


자동차 업계 한 관계자는 “그동안 준중형 SUV 진영은 투싼과 스포티지의 모델 노후화가 심한 가운데, 지난해 출시된 쌍용차 코란도는 상품성에서 확실한 우위를 보여주지 못했기에 덩치를 키운 소형 SUV 진영에 일부 시장을 내줄 수밖에 없었다”면서 “4세대 투싼이 이런 구도를 깨고 시장을 되찾으려면 실내공간이나 고급화 측면에서 상위 차급으로서의 가치를 보여줘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영국 기자 (24py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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