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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대중문화 점검] '슈퍼전파자' 우려 높던 방송가, 선제 대응으로 피해 최소


입력 2020.04.27 15:59 수정 2020.04.28 11:28        이한철 기자 (qurk@dailian.co.kr)

일부 방송 PD 확진자 발생, 연쇄 감염은 없어

달라진 방송 현장 풍경, 지상파 '피해 '호소하기도


<코로나19로 침체한 가요, 영화, 방송, 공연 등 대중문화계가 조금씩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그 폭은 제한적이고, 영역별로 차이도 크다. 4월까지 대중문화계는 코로나19에 어떻게 흔들렸고, 어떻게 대응했으며, 5월 이후에는 무엇을 준비하는지 살펴봤다>


서울 마포구 CJ ENM 사옥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방문 관련 임시 폐쇄 안내문이 설치되어 있다. ⓒ 연합뉴스 서울 마포구 CJ ENM 사옥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방문 관련 임시 폐쇄 안내문이 설치되어 있다. ⓒ 연합뉴스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가 사회 전반에 걸쳐 큰 변화를 몰고 왔다. 방송계도 예외는 아니다. 무엇보다 불특정 다수의 사람들이 밀접하게 접촉할 수밖에 없는 촬영 현장과 방송 편집 작업의 특성을 고려할 때 자칫 '슈퍼 전파자'가 나올 수도 있다는 우려가 컸다. 방송계도 이 같은 우려를 이식하듯 '조심 또 조심'하며 코로나19 확산 방지에 총력을 기울이는 모습을 보였고, 나름 성공적이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방송계의 코로나19 대응의 첫 번째 원칙은 단연 선제적 대응이었다. 지난 2월 24일에는 JTBC 김민아 아나운서의 사례가 대표적이다. 김 아나운서가 한때 발열 증상을 보이자, JTBC는 즉각 '아침&'의 결방을 결정하고, 관계자들을 자가격리 조치했다. 김 아나운서는 음성 판정을 받은 이후에도 일주일 뒤인 3월 2일부터 방송을 재개하도록 했다.


웹툰 작가 이말년도 2월 23일 자신이 출연하는 방송 관계자가 대구를 방문한 사실을 알리며 선제적 조치에 나섰다. 이때는 신천지 신도를 중심으로 대구 지역의 확진자가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었다.


또 다른 연쇄 감염 사태를 우려한 사단법인 한국연예매니지먼트협회는 2월 24일 대중문화예술인과 방송 관계자들에게 마스크 착용과 손 씻기 등의 협조를 당부하고, 방송사가 코로나19 방역 관리지침을 준수할 것을 촉구하기도 했다.


실제로 방송가는 2월 중순을 기점으로 크게 위축된 모습이었다. 외부 행사 일정이 대폭 축소하거나 취소됐다. 제작발표회 등 공개 행사는 대부분 온라인 생중계로 전환했으며, 관객들이 모이는 일부 프로그램은 무관중 녹화를 진행했다. 드라마 촬영 현장도 취소 또는 연기, 축소됐다.


Olive 예능프로그램 '밥블레스유2' 포스터. Olive 예능프로그램 '밥블레스유2' 포스터.

물론 확진자를 100% 막지는 못했다. 지난달 28일 Olive 예능프로그램 '밥블레스유2' 측은 배우자와 함께 미국 뉴욕, 보스턴 등을 다녀온 PD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고 밝혀 방송계 전체가 비상에 걸리기도 했다.


특히 상암동 일대에 MBC와 CJ ENM, YTN 등 미디어 기업들이 밀집해 있는 데다, 방송사 특성상 업무 제휴와 교류가 많아 자칫 연쇄 감염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컸다.


이후 위에화엔터테인먼트는 소속 스태프 2명도 지난 4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긴장감이 더욱 고조됐다. 첫 확진자는 미국 출장을 다녀온 뒤 지난달 27일 확진 판정을 받았고 그와 함께 식사를 한 또 다른 스태프가 이달 2일 추가 확진됐다.


특히 첫 확진자가 지난달 서울 마포구 상암동 SBS 프리즘타워에서 진행된 '더쇼' 녹화에 참석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더쇼'는 휴방을 결정했다. 다행인 건 방송계의 적극적인 방역 조치와 접촉자 자가격리 조치 등으로 연쇄적인 감염 사태를 막았다는 점이다.


방송계는 극장, 공연장과 달리 코로나19로 인한 피해는 상대적으로 적은 편이었다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일부 프로그램이 결방하는 사태가 벌어지기도 했지만, 대부분 정상적인 편성표대로 운영됐다.다만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촬영이 지연된 드라마나 기획 프로그램들은 차질이 불가피할 거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상대적인 피해는 적었지만, 매출은 크게 감소했다는 지적도 나왔다. 한국방송협회는 지난 2일 공동성명서를 내고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얼어붙은 국내 경제가 지상파 방송을 견디기 힘든 가혹한 상황으로 내몰고 있다"며 "이번 사태가 겹치며 당장 예상 광고 매출의 약 40%에 가까운 물량이 썰물처럼 빠져나가고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MBC, KBS, SBS 등) 지상파 방송은 한계상황에 다다랐고 이제 일촉즉발에 가까운 붕괴 위기에 봉착했다"고 강조했다.


다행스러운 점은 4월 들어 코로나19 확산세가 꺾이면서 '사회적 거리두기'에서 '생활 방역'으로의 전환이 본격적으로 논의되고 있다는 점이다. 그동안 비상 체제로 운영됐던 방송사도 서서히 정상 체제로의 전환을 준비 중이다.


한 방송 관계자는 "모든 사회가 그랬던 것처럼 방송사도 비정상적인 상태로 운영되고 있는 게 현실"이라며 "5월 이후엔 방송계 시스템도 하나둘 정상화되길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한철 기자 (qur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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