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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 후유증' 통합당, 사전투표 조작설 두고 양분 조짐


입력 2020.04.23 05:30 수정 2020.04.22 22:15        최현욱 기자 (hnk0720@naver.com)

인터넷 일부서 제기된 조작 의혹, 중앙 정치권 이슈로

민경욱, 공식 문제제기…"증거보전 신청, 검찰 고발 예정"

이준석·하태경, 의혹 제기 비판…"분열 조장 행태 현혹 안 돼"

김소연 "의심 들면 확인·검증하면 되는 것, 무엇을 걱정하나"

21대 총선에서 낙선한 민경욱 미래통합당 의원과 인천범시민단체연합 관계자들이 22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4.15 총선 부정선거 의혹을 제기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21대 총선에서 낙선한 민경욱 미래통합당 의원과 인천범시민단체연합 관계자들이 22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4.15 총선 부정선거 의혹을 제기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미래통합당 안팎이 4·15 총선 '사전투표 조작설'을 두고 시끄럽다. 미심쩍은 부분을 확실하게 검증하고 가보자는 의견과 총선 참패 후 당에 필요한 쇄신을 가로막는 행위일 뿐이라는 의견이 맞서고 있다. 자칫 심각한 내홍의 원인이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사전투표 조작설'은 총선 결과가 나온 직후부터 일부 인터넷 커뮤니티 및 보수성향의 유튜버들로부터 제기된 의혹이다. 총선일인 지난 15일에 앞서 11~12일 이뤄졌던 사전투표의 득표율이 서울·인천·경기 지역에서 더불어민주당과 미래통합당이 모두 ‘63% vs 36%'로 나오는 등 미심쩍은 부분이 있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또한 일부 지역구 후보들의 관내사전투표와 관외사전투표 득표 비율이 일제히 동일한 비율로 나타난다는 점도 이들이 주장하는 의혹의 핵심이다.


문제는 당초 인터넷을 위주로 제기됐던 해당 내용이 중앙 정치권 이슈로 옮겨 오며 통합당 내 총선 출마자들 사이에 논쟁거리로 부상하고 있다는 점이다. 앞서 몇몇 의원이 간접적으로 의혹 제기를 한 바 있지만, 22일 인천 연수을에서 낙선한 민경욱 의원이 공식적으로 첫 군불을 땠다.


민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인천 연수을에서 관외득표와 관내득표의 비율이 저와 정일영 민주당 후보, 이정미 정의당 후보까지 모두 39%가 나왔다. 이쯤 되면 많이 이상한 것 아닌가, 세 데이터가 똑같이 나올 확률은 매우 낮은 것"이라고 언급했다.


아울러 민 의원은 "세 후보의 득표 비율이 똑같다는 것은 움직일 수 없는 증거"라며 "법원에 재검표를 위한 증거보전 신청을 했고, 검찰에도 고발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이준석 미래통합당 최고위원이 지난 20일 국회에서 열린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이준석 미래통합당 최고위원이 지난 20일 국회에서 열린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민 의원의 문제 제기가 있고 난 후 당내 인사들 간 갑론을박이 벌어졌다. 하태경 의원은 이 같은 의혹을 '괴담'으로 지칭하며 강도 높은 비난을 가했다.


하 의원은 "총선 참패 후 일각의 투표 조작 괴담이 정치권까지 확산되고 있다. 보수 쇄신을 가로막고 분열을 조장하는 행태에 현혹되어선 안 될 것"이라며 "통합당이 투표 조작 괴담에 적극 대처하지 않으면 총선으로 한 번 죽은 당이 괴담으로 두 번 죽게 될 것이다. 통합당은 투표 조작 괴담 퇴치반을 만들어 조작 논쟁을 보수혁신의 계기로 삼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준석 최고위원 또한 같은 날 해당 의혹을 제기했던 보수 유튜버들을 향해 "침소봉대해서 조회 수 장사를 하는 것 아니냐"라며 "논리 구조가 완전히 맞지 않는다. 이 정도의 황당한 상황을 만든 것에 대해 책임져야 될 분들이 있다고 본다"고 지적했다.


이 최고위원은 23일 오전 11시 사전투표 조작을 주장하고 있는 보수 논객들과 공개 토론회를 갖기로 하기도 했다. 이 자리에는 이 최고위원과 이경전 경희대 교수가 '조작은 없다' 측 패널로 참가하고 양선엽 공정선거 국민연대 대표와 시민 오동길 씨가 '조작이 있다' 측 패널로 참여한다.


다만 통합당 내부에서도 사전투표 의혹에 대한 적극적인 대처와 확인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기돼 당분간 이를 놓고 당 안팎서 여진이 이어질 전망이다.


총선에서 대전 유성을에 출마했다 낙선한 김소연 전 후보는 "하태경 의원이 이럴 줄은 몰랐다. 프로듀스 101 조작 의혹 제보를 받은 후 기자회견을 통해 결국 수사에 이르러 관련자들 구속까지 이끈 당사자인 하 의원이 의혹제기 자체를 봉인하려는 게 참으로 기가 막히는 것"이라며 "당의 분열과 이미지를 고려한 모양인데 국민들의 문제제기를 그 같은 이유로 무시하고 봉인하고 퇴치하겠다니 놀라울 뿐이다. 의심이 들면 확인하고 검증하면 되는 것이지, 왜 미리 무엇을 걱정하는 것인가"라고 했다.


한편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선관위가 투·개표 결과를 조작하는 일은 절대 있을 수 없다"며 "제시하고 있는 근거도 부정선거의 증거가 될 수 없다. 정확한 근거 없이 무모한 의혹만으로 국민 통합을 저해하고 사회 분위기를 어지럽히는 행위에 대해선 당사자 및 관련자 고발 등 강경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의혹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최현욱 기자 (iiiai072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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