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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의생’ 신원호 PD가 짠 OST 판에서 제대로 놀아준 조정석


입력 2020.04.18 08:32 수정 2020.04.18 08:32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응답하라' 시리즈 이어 리메이크 OST 또 히트

'슬의생' 출연진, 또 다른 OST 가창자로 나설까

ⓒ멜론차트, tvN ⓒ멜론차트, tvN

16일 배우 조정석이 부른 tvN ‘슬기로운 의사생활’의 OST(오리지널사운드트랙) ‘아로하’가 음원사이트 멜론의 실시간 차트 1위에 오르자 “드라마의 인기 덕분”이라는 말이 따라붙는다. 물론 드라마의 흥행, 시청률이 OST 인기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는 것이 사실이지만, 단순히 드라마의 히트에만 의지해서 이끌어낼 수 있는 결과는 아니다.


드라마 OST가 가져야 할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노래만 듣고도 드라마가 연상이 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그만큼 OST를 만드는 작곡가, 프로듀서의 역량이 요구된다는 것이다. 이번 조정석의 ‘아로하’는 이 부분을 충실히 따라가고 있다는 평이다. 극의 전개, 배우들의 캐릭터와 어우러지는 편곡이 주효했다.


원곡인 혼성그룹 쿨이 2001년 발매한 ‘아로하’는 기본적으로 세대를 뛰어 넘은 큰 사랑을 받았던 러브송이다. 이 곡에 ‘슬의생’의 분위기를 입힌 건 스튜디오 마음C 마주희 프로듀서다. 마 프로듀서는 앞서 ‘응답하라’ 시리즈와 ‘슬기로운 감빵생활’ 등 다수의 OST를 탄생시키며 OST 제작 능력을 인정받은 바 있다.


또 연출자인 신원호 PD의 역할도 있다. 신 PD는 드라마의 OST를 새로 만든 노래를 거의 쓰지 않고, 발매된 곡을 그대로 삽입하거나 리메이크해서 사용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응답하라’ 시리즈에서는 1990년대부터 2000년대 초에 발매된 노래들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특히 ‘응답하라 1997’에서 주인공인 서인국과 정은지가 OST를 부르고, ‘응답하라 1994’에서도 출연자들이 여러 곡에 참여했다.


신 PD는 극중 캐릭터들에게 ‘밴드 구성원’이라는 그럴 듯한 콘셉트를 부여했다. 특히 주인공 다섯 명이 99학번 의대 동기로 설정되면서 당시의 유행가를 가져올 수 있는 ‘빌미’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매우 영리한 연출을 보여주고 있다.


덕분에 이번 ‘슬의생’에서도 조정석의 ‘아로하’를 비롯해 권진아의 ‘론리 나잇’(Lonely Night), 레드벨벳 조이의 ‘좋은 사람 있으면 소개시켜줘’, 규현의 ‘화려하지 않은 고백’, 어반자카파의 ‘그대 고운 내 사랑’ 등의 리메이크 OST가 탄생할 수 있었다.


드라마에서 인기 OST 가수가 아닌 출연 배우를 가창자로 쓰는 경우를 종종 볼 수 있는데, 제작진이 조정석을 가창자로 내세운 건 신의 한 수였다. 조정석은 각종 뮤지컬을 통해 가창력을 증명해왔고, 극중 캐릭터의 감정선을 OST까지 연결시키면서 좋은 성적을 이끌어낼 수 있었다. OST는 드라마 스토리의 몰입감을 높이는 역할을 하는데 배우가 직접 가창을 하면서 시청자들에게도 그 감정이 전달된 셈이다.


앞으로 조정석의 뒤를 이어 음원차트를 집어삼킬 카드도 얼마든지 있다. 전미도, 유연석 등도 뮤지컬 무대에서 실력을 다져왔고, 정경호도 앞선 작품에서 OST를 부르며 가창력을 뽐낸 바 있기 때문에 다음 가창자로 나설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다.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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