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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인터뷰] 허가윤 "연기에 집중, 자연스러움 보여주고파"


입력 2020.04.19 11:03 수정 2020.04.19 11:05        부수정 기자 (sjboo71@dailian.co.kr)

'서치 아웃'서 첫 스크린 데뷔

"아이돌 출신 편견은 숙제"

'서치아웃' 허가윤ⓒ모비 '서치아웃' 허가윤ⓒ모비

"무대요? 글쎄요. 이젠 연기에만 집중하고 싶어요."


걸그룹 포미닛 출신 연기자 허가윤(29)이 영화 '서치 아웃'(감독 곽정)으로 스크린 주연에 나선 소감을 밝혔다. 영화 주연작은 이번이 처음인 만큼 떨리는 소감을 담담하게 얘기했다.


그가 주연한 '서치 아웃'은 SNS가 어떻게 범죄에 악용될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허가윤이 맡은 누리는 명석한 두뇌를 지닌 흥신소 해커로 범인으로 추정되는 계정의 IP를 추적하는 것부터 SNS상에 흩어져 있는 범죄 단서들을 모으는 등 사건의 해결사 역할을 해낸다.


최근 서울 삼청동 한 카페에서 만난 허가윤은 "이전 작품에선 잠깐씩 나오는 역할이라 큰 부담감을 느끼지 않았다"며 "이번 작품에선 역할이 커서 내 연기를 이전보다 더 많이 볼 수 있어서 좋았다"고 밝혔다.


이어 "작품에 피해 주지 않으려고 노력했다"며 "시언, 성철 오빠랑 친분이 있었던 터라 편하게 연기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영화를 보고 아쉬움이 남았어요. 그래도 이번 작품을 통해 부족한 점을 찾으며 배움의 시간을 진지하게 가졌어요."


'서치아웃' 허가윤ⓒ모비 '서치아웃' 허가윤ⓒ모비

누리는 사연이 있는 복합적인 인물이다. 후반부로 갈수록 사연을 드러내는 역할이자 범죄 사건의 실마리를 제공한다. "제가 언제 또 해커 역할을 맡겠어요? 인물의 다양한 모습을 보여줘야 했어요.누리가 사건의 단서를 모아서 해결할 때 통쾌했죠. 실제로 컴퓨터를 잘한다면 누리처럼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속 시원하겠죠. 하하."


영화는 SNS 범죄를 소재로 해 공감을 준다. 연예인인 허가윤 역시 공감했다. 그는 "SNS 활동이 활발하게 이뤄지는 시대에 살고 있어서 영화 이야기에 매력을 느꼈다"며 "실화를 바탕으로 해서 흥미로웠다"고 전했다.


영화는 또 n번방 사건을 떠오르게 한다. "2017년도에 촬영해서 이런 일이 벌어질 것이라고 생각 못했어요. '이런 일이 있을 수도 있겠구나'라고 생각도 했어요. 단지 영화로만 볼 수 없는 사건이라고 느꼈죠. 조심해야 하겠다는 생각을 했죠."


연예인에게 SNS는 득이자 독이 되는 홍보 수단이다.겁이 많다는 그는 "SNS 활동을 활발하게 하지 않는 편"이라며 "인스타그램도 늦게 시작했다. 글 하나 올려도 너무 빨리 퍼지다 보니 무섭더라. 인스타그램을 통해 유명세를 얻고, 돈을 버는 세상이라 조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기계치라는 그는 "인스타그램 기능을 잘 몰랐는데 이 영화를 찍으면서 다이렉트 메시지를 알았다"고 웃었다.


'서치 아웃'은 사회적 거리두기 시점에서 개봉했다. 허가윤은 "걱정이 되기도 하지만 개봉하는 데 의의를 둔다"며 "계속 미룰 수는 없지 않을까 싶다"고 전했다.


'서치아웃' 허가윤ⓒ모비 '서치아웃' 허가윤ⓒ모비

2009년 걸그룹 포미닛으로 데뷔해 메인 보컬로 활약한 허가윤은 2016년 연기자 전향한 뒤 '빛과 그림자' '식샤를 합시다2' 및 영화 '아빠는 딸' '배반의 장미' '마약왕' 등에 출연했다.


허가윤은 "여러 역할을 하고 싶다"며 "다양한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고 다짐했다. "가수로 활동할 때는 짜인 콘셉트에 따라 하다 보니 로봇처럼 움직이게 돼요. 포미닛 시절에는 메인 보컬을 맡은 터라 연기할 기회를 자주 만나지 못했죠. 연기는 다채로운 부분을 경험할 수 있어서 좋아요."


'마약왕' 때 호흡한 송강호를 두고 고마운 마음을 드러냈다. "당시 카메오로 출연했는데 선배님께서 여러 방식의 연기를 보여주셨어요 . 맛있는 음식도 많이 사주시며 챙겨주셨죠. 예전에는 대본에 쓰인 대로 연기해야 하는 줄 알았는데, 선배님 조언에 따라서 자유롭게 연기하는 방법을 배웠습니다."


포미닛은 현아를 제외하고 남지현, 허가윤 전지윤, 권소현 등 멤버들이 모두 연기자로 활동 중이다. "팀으로 활동할 때는 다섯 명이 같이 일해서 그룹을 중요시했고 완벽한 무대를 보여주려고 했죠. 지금은 각기 다른 위치에서 연기하는 터라 연기에 대해 따로 평가하지 않는 편이에요. 가깝기 때문에 더 그렇죠."


허가윤을 가수를 '4분 동안 최고의 감정을 보여주는 행위'라고 정의했다. 배우는 '실생활을 연기하는 사람'이라고 했다. "연기는 잘한다는 기준이 없어서 어려워요. 작품, 역할, 감독님마다 요구하는 게 달라서 처음엔 힘들었죠. 지금은 있는 그대로 모습을 보여주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많은 아이돌 출신 연기자에 대한 편견도 있다. '밝은 이미지'다. 허가윤 역시 "되게 밝은 줄 알았다"는 말을 자주 들었다. 여러 작품을 거쳐 '자연스러운 모습을 보여주자'는 연기 방향성을 찾았다. "요즘엔 아이돌, 모델, 예능인 모두가 연기를 하잖아요. '아이돌 출신 연기자'라는 편견은 제가 풀어내야 할 숙제라고 생각합니다."


무대에 서고 싶지 않냐고 묻자 허가윤은 계속 연기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했다. "가끔 그리울 때는 유튜브 영상으로 '포미닛' 무대를 보곤 해요. 하하. 근데 무대에 서고 싶진 않아요. 지금은 연기가 더 중요하니까요."


치열했던 20대를 지나 어느덧 30대에 접어들었다. "딱 7년 바빴고, 3년 동안 쉬었어요. 공백기 동안 바빠서 못 챙긴 부분들을 뒤돌아보며 저 자신을 반성했어요. 제겐 좋은 시간이었습니다."

부수정 기자 (sjboo7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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