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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FC 섬 개최” 돌덩이 같은 화이트 회장 깬 결정적 사건


입력 2020.04.10 14:52 수정 2020.04.11 07:09        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강행 의지 굽히지 않았던 UFC249 대회 개최 포기

중계방송사 반대 속 출전 선수 가족 코로나19 피해

UFC 화이트 대표. ⓒ 뉴시스 UFC 화이트 대표. ⓒ 뉴시스

외딴 섬 개최 카드까지 꺼냈던 UFC 다나 화이트 대표도 끝내 마음을 접었다.


UFC 화이트 대표는 10일(한국시각) 미국 ESPN과의 인터뷰에서 “디즈니와 ESPN 최고위층으로부터 UFC 249 개최 반대 의사를 들었다. 대회 개최 권한은 그들에게 있다”며 “대회 개최를 위해 총력을 기울였고, 준비도 마쳤다. 모든 것이 정상으로 돌아오면 이곳에서 개최할 것”이라며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당초 UFC 249 대회는 오는 19일 미국 뉴욕 브루클린 바클레이스 센터에서 개최될 예정이었다. 최강 그래플러로 꼽히는 UFC 현 라이트급 챔피언 하빕 누르마고메도프(32·러시아)와 랭킹 1위 토니 퍼거슨(37·미국)의 타이틀매치를 메인이벤트로 잡았다.


그러나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확진자와 사망자가 폭증하는 상황에서 뉴욕 주는 대회 개최를 불허했다.


설상가상 누르마고메도프가 SNS를 통해 “세계적으로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자가격리가 이어지고 있다. 나만 경기를 위해 고국(러시아)을 떠날 수 없다”고 불참을 선언하면서 둘의 대결은 다섯 번째 무산됐다.


메인 이벤트가 무산되면서 UFC 249 대회 자체도 취소되는 것으로 보였지만 화이트 대표는 뉴욕이 아닌 ‘지구 어딘가에서 개최’하겠다는 의지를 밝히며 누르마고메도프의 대체선수로 ‘랭킹 4위’ 저스틴 게이치(32·미국) 카드를 꺼내들었다. 누르마고메도프-퍼거슨전의 다섯 번째 취소로 허탈함에 빠진 팬들을 달랠 수 있는 그나마 괜찮은 카드였다.


잠정 챔피언전으로 메인 이벤트를 준비하던 화이트 대표는 장소 물색까지 마친 뒤 무관중경기로 강행할 의지를 밝혔다. 무관중 경기로 인한 손실은 불가피하지만, 입장 수입보다 몇 배에 달하는 수익을 안기는 PPV(유료결제시청)가 있기에 고수할 수 있는 자세다.


코로나19 사태로 1만6000명 이상의 누적 사망자가 발생할 정도로 미국은 심각한 상태에 빠져 있다. 이런 시국에도 화이트 회장은 돌덩이처럼 끄떡 없었다. 뇌구조에 ‘UFC 249 개최’만 있을 것처럼 보였던 화이트 회장의 고집을 꺾은 것은 결국 코로나19였다.


로즈 나마유나스 로즈 나마유나스

화이트 회장은 UFC 중계방송사 ESPN과 그 소유주 디즈비 반대로 개최 계획을 철회했다고 밝혔지만 또 다른 결정적 사건이 있었다.


UFC 249 코메인이벤트 출전을 앞둔 여성부 스트로급 ‘랭킹 5위’ 로즈 나마유나스(26·미국)가 코로나19로 인해 2명의 가족을 잃고 내린 불참 결정이다.


나마유나스는 지난해 대결에서 패한 제시카 안드라지(28·브라질)를 상대로 설욕을 준비해왔다. 나마유나스는 매니저를 통해 “코로나19로 인해 2명의 가족을 잃었다. 옥타곤으로 어서 복귀하고 싶지만, 지금은 다른 가족들과 시간을 가져야 할 때”라는 입장을 밝혔다.


대회 출전 선수의 가족까지 코로나19로 세상을 떠난 상황에서 돌덩이 같은 화이트 회장도 현실을 인정하고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

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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