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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2020 인터뷰] 조정훈 "시대전환, 지금은 듣보잡…앞으로 실력 보여줄 것"

  • [데일리안] 입력 2020.04.05 04:30
  • 수정 2020.04.05 12:52
  • 정계성 기자 (minjks@dailian.co.kr)

"영웅중심 정치 끝, 이제 생활인들 시대"

"산업화·민주화 이후 성공스토리 쓸 것"

"열린민주당은 공천탈락정당, 文 정신 아냐"

"민주당 앞번호 양보, 주목할만한 결단"

조정훈 더불어시민당 비례후보. 전 시대전환 공동대표 ⓒ시대전환 제공조정훈 더불어시민당 비례후보. 전 시대전환 공동대표 ⓒ시대전환 제공

조정훈 더불어시민당 비례6번 후보를 만났다. 정치권에 본격적으로 발을 담기 전인 지난해 4월 이후 1년 만이다. 시대전환 창당과 더불어시민당과의 연합과정까지 적지 않은 고초를 겪은 듯 다소 수척해진 모습이었다. 정치경험 없이 대한민국을 바꿔보겠다는 뜻만 가지고 뛰어들기에 정치권은 녹록지 않았다. “정말 죽는줄 알았다”고 그는 말했다.


미약한 움직임이긴 하지만 더시민당에 참여하기 위해 급조된 듣보잡 정당이라는 규정은 다소 억울하다. 분야는 달랐지만, 금융·부동산·언론·학계·법조 등 자신들의 분야에서 활동하며 더 나은 대한민국을 위해 고민한 사람들이 의기투합했다. 진보적인 생각을 가진 30~40대 전문직 종사자들의 교류가 그 시작이었다. 기존 정치권의 진보가 이념적 진보라면, ‘생활진보’라는 점이 큰 차이다. 민주화 운동권 세력이나 기존 진보시민단체와 교집합도 거의 없다.


정치권 데뷔는 다소 갑작스러웠다. 언젠가는 현실정치에 나설 생각은 있었지만, 준연동형비례대표제가 통과되면서 계획을 수정했다. 소수정당의 운신의 폭이 넓어졌고 차기 대선이 다가오는 만큼, 한 번 해볼만한 판단을 했다. 물론 총선판이 양강구도로 흐르고 위성정당이 출현할 것을 당시에는 미처 예상하지 못했다. 독자정당 노선을 고집하지 못하고 결국 민주당 위성정당인 더시민당에 합류한 이유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지금부터다. 현실정치를 표방하는 정당으로써 원내에 진입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기 때문이다. ‘급조정당’ ‘듣보잡’ 이라는 오명도 신경쓰지 않는다. 실력으로 보여줄 수 있다는 자신감이 충만하다. 조 후보는 “130~140명에서 한 명 더해지는 것이 어떤 의미가 있겠느냐”며 “시대전환의 한 명으로써 많은 것을 보여주겠다”고 말했다.


-아무래도 시대전환이라는 정당에 대해 국민들이 잘 모른다. 어떤 계기로 어떤 사람들이 모이게 됐나.


“2018년 가을에 대한민국의 새로운 전환이라는 생각을 공유하는 사람이 모였다. 30~40대가 중심이 됐다. 새롭게 등장하는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고민에서 시작됐다. 처음에는 정당을 만들 생각은 아니었고 10년 동안 시대전환 구상을 얘기했다. 부모님 세대가 이룬 산업화에 이어 형님 누님들이 쌓은 민주화 가치를 이은 다음세대 성공스토리가 뭘까 고민했다.


부동산·교육·사회적경제·정치공동체 등 각 영역 120명의 새로운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모였다. 첫 결론은 재단법인 시대전환을 만드는 것이었고 이게 지난해 가을에 출범했다. 단순히 보고서만 내는 것이 아니라 실제 액션을 행할 싱크탱크다.


이 과정에서 정치권에서 준영동형비례제가 통과됐고 내부에서 논의가 있었다. 우리 세대의 정치진입을 생각하면 이번에 우리가 역할을 하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 그래서 준비가 덜 됐더라도 시작하자고 결론냈고 창당준비위원회를 띄웠다. 정치의 정자로 모르는 사람들이 시작하니 주위에서 웃더라. 정말 (창당까지) 죽는줄 알았다. 온라인으로 창당하고 지역 시도당 창당까지 모든 사람들의 힘을 모아서 창당에 성공했다.”


-비례연합 가입을 위해 급조된 듣보잡 정당이라는 의심이 있었다.


“듣보잡 맞다.(웃음) 인지도 없으니까. 태어나서부터 유명한 정치인이 있나. 이제는 셀럽이 정치하는 시대도 지났다. 정주영·문국현·안철수 같이 영웅적인 인물이 한 명 나와서 정치하는 시대는 끝났다는 얘기다. 생활인으로써 각 영역에서 10~20년 재직한 사람들이 자신들의 경험으로 정책을 만들고 제도화하는 것이 이 시대의 정치다.


그런 의미에서 듣보잡 부끄럽지 않다. 원내에 들어가서 실력을 보여주면 된다. 처음 시작한 120명 중에는 교육자, 기자, 사회적기업 대표, 변호사, 보험설계사, 대학원생, 18세 유권자 등 다양하게 있다. 그런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야 한다.”


-‘생활진보’를 표방한다고 했는데. 어떤 의미인가.


“우리 선배들은 이념진보였다. 하지만 우리는 생활인이다. 대학생 때 운동할 시간도 기회도 없었다. 하지만 생활인으로 살면서 미세먼지가 싫고, 환경을 걱정하고, 집 한 채 있는 것은 몰라도 두 채 이상은 세금을 많이 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하는 사람들이다. 새로운 진보 정치를 하고 싶은 사람들이 시대전환이다.”


-이념적 스펙트럼으로 보면 어디 정도 위치할까. 왼쪽부터 정의당, 민주당, 국민의당, 미래통합당, 우리공화당이라고 도식했을 때.


“굳이 따지자면 민주당과 국민의당의 사이 정도라고 볼 수 있겠다. 생활진보니까 지금의 상황을 만족하고 지켜야 한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보수는 현재의 질서를 지켜내야 한다는 의미가 있지 않나. 물론 지켜내야할 게 있다. 하지만 고쳐야 할 게 더 많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다. 그런 의미에서 진보가 맞고, 이념 보다는 생활 측면에서 문제를 풀어가자는 취지다.”


-먼저는 손학규 대표의 바른미래당과 통합한다는 얘기가 있었다. 어떤 과정에서 더시민당에 합류하게 됐나.


“창준위 하면서 지인들 소개로 바른미래당과 회의를 했던 적이 있었다. 손 대표가 미래세대 이야기를 많이 했고 접점이 있어서 만나보자며 시작됐다. 우리는 우리가 거기로 들어가는 일 없고 인수하겠다고 했다. 처음에는 웃더라. 그런데 나중에는 바른미래당 사정이 다급해지니 원하는 것을 말해보라고 이야기 하더라. 그래서 우리에게 넘겨줄 조건과 환경을 만들어달라는 (요구를 했다).”


-항간에는 인사권과 공천권을 다 달라고 했다는 얘기가 있었다.


“공천권은 당시에는 의미가 없었고, 우리가 메시지를 내는 것과 생활진보를 구체적으로 적시하는 것을 제시했다. 또 정치 비전부터 선거방식 등 많은 얘기를 했다. 하지만 손 대표가 받지 못했다. 그 순간 게임은 끝났다. 결정적으로 어그러진 것은 우리에게도 확신이 없었다.”


-그런데 민주당과는 협상이 굉장히 빨리 이뤄진 것 같다.


“학습효과가 있었다. 사실 바른미래당과의 협상은 처음부터 깨질 협상임을 인식하고 있었고 깨져도 나쁠 게 없었다. 반면 더시민당과의 협상은 진짜게임이었다. 참여 하느냐 안 하느냐에 따라 시대전환의 판이 바뀌는 게임이었고 속도도 매우 빨랐다. 하루에도 3~4단계씩 진행이 됐다. 우리 내부적으로 질문은 한 가지였다. 우리는 연구소가 아니라 현실정치를 하는 사람들이다. 원내에 진입해 더 많은 국민의 지지를 받길 원하는 사람들이다. 정당으로서 현실적으로 원내진입이 필요했다.


더시민과는 두 가지가 맞았다. 먼저 탄핵을 부정하는 세력이 득세하게 둘 수는 없다는 것이다. 이건 역사의 회귀다. 둘째는 범진보가 모자이크 같은 모습이 됐으면 좋겠다는 거다. 민주당 내에서도 진보가 분화되서 다양한 목소리를 내는 것이 적절한 모습이 아닌가. 큰 틀에서는 범진보개혁 세력이지만 우리의 중심은 생활진보라는 것을 얘기했고, 최배근 공동대표가 검토 후 좋다고 해서 결정됐다.”


-시대전환 창준위 때 김종인 미래통합당 선대위원장이 와서 축사를 했었다. 당시에는 미래통합당에 있지 않았는데 어떻게 된 일인가.


“글쎄말이다.(웃음) 창준위 띄울 때 아무도 오지 않으면 어쩌나 하는 고민이 있었다. 시대전환의 기사를 보면 주어가 시대전환이 된 적이 거의 없다. 대부분 우리 행사에 누가 왔다 이런 식이다. 그래서 고민하다가 김 위원장에게 무작정 전화를 했다. 그 전까지는 김 위원장을 만나 본 적이 없었다. 시대전환에 대한 내용을 달라고 해서 드렸고 우리 취지에 공감하셔서 강연을 해주셨다. 70~80년대생 정치하라는 목소리를 내주셨다. 당신들이 정치를 하지 않으면 세대교체가 안 된다는 취지였다. (정파는 달라졌지만) 지금도 그 메시지는 유효하다고 생각한다.”


-우여곡절 끝에 비례연합에 참여했다. 그런데 소수정당 일부는 떨어져 나갔고 자체 공천을 했다. 원래 취지가 훼손된 게 아닌가.


“반대로 지금 참여하는 정당이나 혹은 나간 정당에서 국민적 기준에 안맞는 후보들이 공천받았으면 어떻게 됐겠나. 차라리 이게 맞다. 저희가 오히려 강하게 주장했다. 학자로서 최 공동대표의 자질을 믿었다. 음주운전을 했거나 혹은 실력이 부족하다면 공천 한 명도 안 받아도 된다고 했다. 리크스가 큰 게임이었다. 시대전환을 포함해 못들어본 정당들에 대해 도대체 누구냐는 질문이 있는 상황을 극복하려면 후보 면면이 알고 봤더니 괜찮다는 반응이 필요했다. 이 점 강하게 주장했고 이 기준을 지켜냈다고 본다.


그리고 민주당에서 양보한 것은 크다. 민주당 비례대표들이 앞으로 배치하자는 주장도 없지 않았다. 제가 최 공동대표를 존경하는 것은 11번부터 민주당 비례후보를 배치한다는 약속을 지켜낸거다. 민주당이 그 약속을 지켜낸 것은 분명히 인정해야될 부분이다.”


-양보했다고 하지만 앞 순번에 공천된 분들 민주당에 들어가면 결국 마찬가지 아닌가.


“왜 그렇게 생각하나. 시대전환으로 오실 수도 있는 것 아닌가.(웃음) 시민사회나 각 분야에서 오신 분들 각자가 선택할 수 있도록 원칙은 지켜질 것이다. 저는 (시대전환으로) 돌아갈 것이고 나머지 소속정당이 없는 8분은 무소속 정치를 하시든 개인의 선택이다. 강제하는 조치는 없다. 큰 틀에서는 범진보세력임은 맞다.”


-더시민당과 함께 열린민주당이 민주당 지지층을 양분하고 있다. 소수정당 출신으로 어떤 입장을 가지고 있나.


“공천탈락정당이다. 민주주의의 핵심은 결과에 대한 승복이다. 민주적 절차를 만들어 놓고 게임을 했는데 결과에 승복하지 않은 것이다. 어떤 변명도 없다. 원하는 결과 안나왔다고 또 다른 판을 차리는 것은 민주주의가 아니다. 문재인 정부를 지지한다고 하는데 공정·공평·정의라는 정부의 가치를 부정하고 있다. 이것은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민주당의 후순위 후보들이 기회를 얻지 못하면 무슨 얼굴을 들고 다닐 것인지. 나중에 절차에 승복하라는 주장을 어떻게 할 것인지. 설명을 해야한다.”


-더시민당 공약에 논란이 있었다. 기본소득 60만원과 남북 ‘이웃국가론’이다. 지금은 폐기된 것으로 안다. 시대전환에서 내세운 공약이 맞나.


“우리는 기본소득 30만원이었고 60만원은 기본소득당이 낸 것이다. 역으로 각 정당의 비례연합정당이라는 것을 증명한 대목이라고 생각한다. 민주당과 일치된 정당이었다면 그냥 그대로 복사하면 되지 않았겠나. 다만 여러 가지 이견이 있다고 하니 논쟁을 하지 말고 선거를 치르는 동안에는 공통분모로 선거를 하는 것이 연합정당 정신에 맞다.”


-5월달에 해체하는 정당인데 한편으로는 공약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모순 같다.


“저 말고도 모든 후보들이 공약을 낸 것으로 알고 있다. 서로 동의할 수 있는 내용들로 10대 공약이 나오고 그것을 더시민당의 공약으로 만드는 과정이 비례연합이라고 생각한다. 각 후보들이 가지고 있는 정책적 색깔이나 지향성이 포함되는 것이고, 해체되더라도 당선되는 후보들을 통해 실천할 수 있다고 본다.”


-조 후보는 20대 총선에서 민주당 영입인재 중 한명이었다. 만약 당선되면 시대전환이 아니라 민주당으로 갈 수도 있지 않나.


“절대 아니다. 그 수를 두는 순간 정치인생은 끝이다. 6,000명 이상 당원이 있는 당을 그렇게 하는 것은 아니다. 저 혼자 입법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고 생각하지 않고 시대전환의 공공재라고 생각한다. 모자이크 진보라고 얘기한 것처럼 진보진영도 다양한 목소리와 대안을 가지고 경쟁해야 한다. 민주당 안에서 활동할 수 있는 게 많겠지만, 시대전환에서 정치를 할 것이다.”


-시대와 21대 국회의 가장 큰 화두가 무엇일까.


“21대 국회는 두 가지 측면에서 출렁거림이 있을거다. 코로나가 세상을 많이 바꾸고 있다. 코로나 자체는 언젠가 잡힌다. 하지만 그 영향은 경제와 사회체제를 근본적으로 뒤집고 있다. 예를 들어 우리 부모님이 마켓텔레에 빠져 마트에 가지 않으신다. 소비패턴이 옛날로 돌아가지 않을 것이다. 이제부터는 접촉이 없는 경제를 생각해야 한다. 공간을 이용한 사업은 당분간 어렵다. 접촉을 해야 경제가 돌아가는데 접촉 자체가 없을 때 부가가치를 어떻게 만들어야 하는지 고민을 하지 않으면 5~10년 후 진짜 어려울 때가 올 것이다.


구호자금이나 긴급자금 가지고는 안 된다. 1930년 미국은 뉴딜정책으로 GDP의 8%를 쏟아부었다. 지금으로 치면 150조 규모다. 그 때 구호자금을 준 게 아니라 도로와 댐을 만들었고 지금 미국경제의 등뼈가 됐다. 우리도 재도약할 수 있도록 투자에 돈을 써야 한다.


큰 정부에 대한 강한 욕구도 일어날 것이다. 빅브라더의 출연이다. 정부가 아니라면 인천공항 검역관리 같은 것을 어떻게 할 것이냐.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 조차도 정부기능 강화를 얘기하고 있다. 그러면 큰 정부가 갖고 있는 위험을 대비해야 한다. 정부와 시민개인의 자유 사이 균형을 맞춰나가야 한다.


둘째는 남북관계다. 지금의 관계는 지속가능하지 않다. 앞으로 2년이 지나면 대선이 오는데 한 번의 모멘텀은 올 것 같다. 이 기회를 잘 이용해서 지속가능한 평화모델을 만들어야 한다. 북핵도 해결해야 하는 것이고 진영을 넘는 통일담론이 마련돼야 한다.”


-마지막으로 국민께 드리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시대전환이라는 소수정당이 이번 선거에서 준연동형비례제의 수혜자일지 모른다. 우리 이름으로 선거를 못한 것은 아쉽지만, 비례연합이 만들어지고 민주당이 힘을 보태서 원내진입 가능성이 열렸다. 비록 한 명이지만 다양한 목소리가 국회에 들어오는 게 좋았다는 국민적 평가를 받아야할 것 같다. 아니면 22대 국회를 준비하는 다음 선수에게 문이 닫힐거다.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 지켜봐주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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