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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요계 사라졌던 후속곡 활동, 신인 중심으로 이어지는 이유


입력 2020.04.03 00:01 수정 2020.04.02 22:24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타이틀 이어 후속곡으로 두 가지 매력 선보여

"후속 활동, 가요계 전반으로 번질 가능성은 낮아"

ⓒ드림캐쳐 컴퍼니 ⓒ드림캐쳐 컴퍼니

과거에는 효율적이었지만, 가요 시장이 빠르게 변화를 거듭하면서 사라진 시스템들이 있다. 과거의 것이지만, 지금의 가요계에서도 충분히 활용 가능한 시스템도 존재한다. 그중 하나가 ‘후속곡 활동’이다. 최근 가요계에서는 후속곡으로 활동하는 가수(그룹)를 찾아보기는 쉽지 않다. 대중이 음원을 소비하는 방식이 변화함에 따라 기획사들도 제작 방식을 달리했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가수들은 타이틀곡 한 곡으로 무대를 선보인 뒤 활동을 마무리한다. 기껏해야 1~2개월, 심지어 한 달도 채 되지 않는 기간 동안 활동을 하고 다음 활동을 위한 휴식기를 갖는 것이 부지기수다. 다만 정규앨범 보다 미니, 디지털싱글 형태로 활동을 하면서 휴식기가 거의 없다고 해도 무리가 없을 정도로 빠르게 다시 컴백한다.


후속곡 활동이 가장 활발했던 시기는 1990년대 중후반으로 볼 수 있다. 그 당시에는 타이틀곡에 이어 후속곡으로까지 활동하는데 짧아도 3개월여의 기간을 썼다. 온라인 음원의 활성화 이전이기 때문에 보통 실물앨범 위주로 소비가 이뤄지다 보니, 한 앨범에 여러 곡을 담은 정규의 형태로 제작됐다.


제작비 등을 고려하면 한 장의 앨범으로 오랫동안 활동하는 것이 유리했던 시절이었다. 또 음악방송에서는 5주 연속 1위를 할 경우 ‘골든컵’이 주어지고 해당 곡으로의 음악방송 활동이 불가했기 때문에 후속곡으로 활동을 이어가야 했다.


덕분에 앨범에 담긴 수록곡들이 타이틀곡의 ‘들러리’로 전락하는 지금의 상황과는 달리 많은 곡들이 주목을 받고, 심지어는 타이틀곡보다 더 히트한 후속곡도 존재할 수 있었다. 아티스트들의 입장에선 애정을 쏟은 자식 같은 곡들이 고루 주목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반기지 않을 이유가 없다.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 가수들은 여러 곡을 담은 앨범을 내놓을 때마다 “수록곡만 하기엔 너무 아깝다” “수록곡이 너무 좋다. 버려지기 아까운 곡들” “수록곡이 다 좋기 때문에 절대로 타이틀만 들으면 안 된다. 꼭 전곡 다 들어줬으면 좋겠다” 등의 말을 입버릇처럼 내뱉는다. 기획사는 발매 전 선공개, 더블타이틀 등의 수단을 들이기도 했다.


결국 후속곡 활동은 불가능한 걸까.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일부 아이돌 그룹 사이에서는 꾸준히 후속 활동이 진행되고 있다. 주로 신인 아이돌그룹 중심으로 이런 현상이 두드러진다. 첫 정규 앨범인 경우가 대부분이고, 온라인 클립 영상의 소비가 증가하면서 방송을 통해 다양한 무대 영상을 남기기 위한 의도도 있다. 팬들의 요구에 따른 스페셜 활동의 의미를 부여하기도 한다.


걸그룹 드림캐쳐는 지난 1일 MBC뮤직 ‘쇼 챔피언’을 마지막으로 첫 정규 앨범 타이틀곡 ‘스크림’(Scream)과 후속곡 ‘블랙 오어 화이트’(Black or White) 활동을 마쳤다. 평소 ‘스토리&콘셉트 장인’이라는 수식어처럼 첫 정규앨범 속에서도 전혀 다른 색깔의 콘셉트의 두 무대를 보여주면서 이슈를 끌었다.


드림캐쳐 관계자는 “첫 정규앨범인 만큼 다양한 콘셉트와 퍼포먼스를 보여드리고자 후속 활동을 진행하게 됐다. 코로나19로 직접 팬들과 만날 수 없어 아쉬운 마음이 컸는데, 후속곡 활동을 통해 조금이나마 아쉬움을 달랠 수 있어 만족한다. 하루 빨리 방송 및 공연 시장이 정상화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이밖에도 그룹 UNVS, 엘리스, 펜타곤, 투모로우바이투게더, 네이처, 베리베리, 동키즈, 프로미스나인, 아이즈, 엔플라잉, 온리원오브, 러블리즈 등이 후속곡 활동을 했다. 업계 관계자는 “앞으로도 가요계에 신인들을 중심으로 후속곡 활동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방송에서 한 번이라도 더 얼굴을 비출 수 있고, 다양한 색깔을 보여주는 것이 급선무이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도 “하지만 후속 활동이 가요계 전체로 퍼질 가능성은 매우 희박하다. 음원 시장의 흐름에 역행하는 현상이 나오긴 힘들다”고 덧붙였다.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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