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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패 갈린 주총에도 조원태-조현아 장기전 예고

  • [데일리안] 입력 2020.03.27 19:51
  • 수정 2020.03.27 21:57
  • 이홍석 기자 (redstone@dailian.co.kr)

회사 추천 인사 전원 이사 선임...3자연합 '0'

올 들어 양측 지분 40% 돌파...대전 본격화

코로나19 대한항공 영향 확대시 변수 가능성


서울시 중구 소공동 한진빌딩 전경.ⓒ한진그룹서울시 중구 소공동 한진빌딩 전경.ⓒ한진그룹

한진그룹의 경영권을 놓고 한판 승부가 펼쳐진 지주회사 한진칼 주주총회가 조원태 회장의 완승으로 귀결됐지만 싸움은 장기전을 예고하고 있다.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행동주의 사모펀드 KCGI, 반도건설의 3자주주연합이 올 들어 꾸준히 지분을 매입하며 조 회장과 지분격차를 없앤 상황으로 2라운드 승부가 펼쳐질 전망이다.


27일 재계와 금융권에 따르면 조원태 회장과 3자연합측은 올 들어 한진칼 지분을 지속적으로 매입해 양측 모두 지분율을 40% 이상으로 끌어 올린 상태로 경영권 분쟁의 장기전을 예고하고 있다.


조 회장이 확보한 지분은 모친인 이명희 정석기업 고문과 조현민 한진칼 전무 등 오너일가 및 특수관계인(22.45%)을 포함, 델타항공(14.9%), 대한항공 자가보험·사우회(3.8%), 카카오(1%), GS칼텍스·한일시멘트(0.7%) 등을 더해 약 42.85%에 달한다.


3자연합도 올 들어 KCGI와 반도건설을 중심으로 꾸준히 지분을 늘려 40%를 돌파했다. 최근에는 KCGI 산하 유한회사 헬레나홀딩스와 반도건설의 자회사인 대호개발과 한영개발이 각각 주식을 추가로 매입해 지분율을 42.13%로 끌어올린 상태다.


양측이 지난해 말 기준으로 확보한 지분이 각각 33.45%와 31.98%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양측 모두 올 들어서 약 10% 안팎의 추가 지분을 확보한 것으로 격차는 오히려 더 줄었다.


이 때문에 재계에서는 이번 한진칼 주주총회가 조 회장의 완승으로 끝났지만 진짜 승부는 이제부터로 보고 있다. 이번 주총이 1라운드 몸풀기였다면 2라운드부터 양측의 대전이 본격적으로 이뤄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석태수 한진칼 대표이사 부회장이 27일 서울 중구 한진빌딩에서 개최된 석태수 한진칼 대표이사 부회장이 27일 서울 중구 한진빌딩에서 개최된 '제 7기 한진칼 정기주주총회'를 진행하고 있다.ⓒ한진그룹

◆ 조원태 완승에도 한치 앞 안보이는 승부 예고


27일 개최된 한진그룹 지주회사 한진칼 주주총회에서 조원태 회장은 사내이사로 재선임 된 것을 비롯, 회사측이 추천한 인사들이 모두 이사진을 선임돼 한 명의 이사도 배출하지 못한 3자연합과의 승부에서 완승을 거뒀다.


조 회장 외에 하은용 최고재무책임자(CFO·부사장)가 사내이사로 선임됐고 김석동 전 금융위원장, 박영석 서강대 경영대학 교수, 임춘수 마이다스PE대표, 최윤희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이동명 법무법인 처음 대표변호사(이상 사외이사) 등도 모두 이사진에 합류했다.


반면 3자연합은 김신배 포스코 이사회 의장과 배경태 전 삼성전자 부사장(이상 사내이사), 함철호 스카이웍스 대표이사(기타 비상무이사), 서윤석 이화여대 교수, 여은정 전 중앙대 교수, 이형석 수원대 교수, 구본주 법무법인 사람과사람 변호사(이상 사외이사) 등 추천인사 전원이 선임에 실패했다.


3자연합은 야심차게 추진했던 전자투표 도입(48.19%)은 물론, 이사 자격 제한(47.40%) 등 총 10개의 안건이 모두 부결되는 등 주주제안으로 제안한 안건 중 단 하나도 통과시키지 못하면서 말그대로 참패했다.


하지만 재계에서는 이번 주총이 끝이 아닌 시작으로 보고 있다. 이미 양측이 올 들어서도 계속 지분을 매입한 것은 장기전을 염두에 두고 있다는 방증으로 지분 대결은 더욱 치열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3자연합이 이번 주총에서 추가 우호지분으로 기여한 타임폴리오자산운용과 소액주주모임 등을 더하면 확보한 지분은 이미 45%를 넘을 것으로 추정된다. 여기에 이번에 조원태 회장측을 지지하며 캐스팅보트 역할을 했던 국민연금(2.9%)이 계속 지지를 유지할 것이라는 보장도 없는 상황이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왼쪽)과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한진그룹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왼쪽)과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한진그룹

이 때문에 재계에서는 3자연합이 어느정도 지분 확보가 이뤄졌다고 판단되면 임시주주총회 소집을 요구해 연내에 다시 한 번 표 대결을 펼칠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임시주총이 아니더라도 양측의 대결구도가 지속되면 내년 정기주총에서 또 한번 승부를 펼쳐야 하는 상황이다.


재계 한 관계자는 “이번 주총에서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는 지분은 지난해 말 기준이었다는 점에서 1월 말 구성된 3자 주주연합으로서는 원래부터 쉽지 않은 싸움이었다”며 “양측 모두 장기전에 대비하면서 추가 지분 확보에 나서온 만큼 진짜 승부는 이제부터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 코로나19, 한진 경영권 분쟁 변수되나


일각에서는 하나의 주체만 이탈하더라도 붕괴될 수 있는 3자연합의 구성상 경영권 분쟁이 조기에 마무리될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조현아 전 부사장이나 반도건설 등의 이탈 가능성이 있을 수 있다는 가정을 전제로 한 것인데 둘 다 조원태 회장과 감정적 앙금이 커진 터라 돌아서지 않을 것이라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여기에 현재 진행형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 사태가 향후 경영권 분쟁에서 변수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한진칼의 주력 계열사인 대한항공이 영향을 많이 받을 수 밖에 없는 항공사라는 점에서 현재 최대 위기를 맞은 상황에서 3자연합이 경영권 분쟁을 장기전으로 끌고 갈 경우, 비판적 여론이 커질 수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대한항공의 실적 악화가 현실화되고 한진그룹이 큰 타격을 받게 되면 현 경영진의 책임으로 화살이 돌아올 수 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실제 이날 한진칼 주총에서도 주주들은 의사진행발언을 통해 대한항공과 관련된 질문을 상당히 많이 해 직결될 수 밖에 없는 사안이라는 점이 입증됐다.


또 다른 재계 한 관계자는 “코로나19가 유럽과 미국 등 전 세계적인 확산 조짐을 보이면서 항공사들은 생존의 기로에 선 상황”이라며 “향후 한진그룹이 흔들리게 되면 이번 주총에서 위기 극복을 위한 안정에 무게를 두면서 현 경영진에 지지를 보냈던 기관과 개인투자자들이 등을 돌릴 수 있을 가능성은 충분할 것”이라고 말했다.

여객기를 화물기로 변경한 대한항공 A330.ⓒ대한항공여객기를 화물기로 변경한 대한항공 A330.ⓒ대한항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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