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페이스북
X
카카오톡
주소복사

외국인 손떼는 '한진칼'…개미 투기판 온상 됐다


입력 2020.03.30 06:00 수정 2020.03.29 20:18        이미경 기자 (esit917@dailian.co.kr)

개인 매매 비중 90% 이상으로 폭증, 비정상적인 거래증가 우려

주요 계열사 대한항공 유동성 위기 우려 부각되면 주가 급락가능

석태수 한진칼 대표이사는 27일 오후 서울 중구 한진빌딩 본관에서 열린 한진칼 제7기 정기 주주총회를 진행하고 있다.ⓒ한진칼 석태수 한진칼 대표이사는 27일 오후 서울 중구 한진빌딩 본관에서 열린 한진칼 제7기 정기 주주총회를 진행하고 있다.ⓒ한진칼

한진가 남매의 경영권 대결이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의 압승으로 일단락되면서 향후 한진칼 주가의 향방에 관심이 쏠린다. 한진칼 주가는 조원태-조현아 연합군의 경영권 대결로 이어지며 그동안 롤러코스터를 탔다.


조원태 회장이 일단 경영권 방어에 성공하긴 했지만 한진그룹의 경영권 분쟁은 장기화될 조짐이다. 이 때문에 향후에도 한진칼 주가가 급등락을 반복하며 투기판으로 전락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3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7일 한진칼 주가는 전장대비 1만3150원(29.85%) 급등한 5만72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조 회장이 경영권 방어에 성공하면서 주가는 가격제한폭까지 오르며 장을 마감했다. 이날 외국인과 기관은 한진칼 주식을 순매수했다.


5거래일 연속 주식을 팔아치우던 기관과 외국인도 주총 당일에는 순매수 행진에 동참했다. 외국인은 이날 하루동안 14만4026주를 사들였고, 기관이 27만9654주를 매입했다. 개인은 4거래일 연속 순매수하다가 이날 55만2495주를 팔아치웠다.


하지만 지난 5거래일 연속 누적개념으로 따져보면 외국인은 5거래일 연속 팔자우위를 나타냈다. 기관도 5거래일 연속 팔자세였다.


특히 외국인은 지난 23일부터 27일까지 최대 20만주 이상을 내다 팔았다. 기관도 하루 최대 40만주를 팔아치우며 매도 공세를 벌였다.


그동안 두 남매의 경영권 대결은 주가 롤러코스터로 이어졌다.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주식시장 전체가 직격탄을 맞은 가운데서도 한진칼은 나홀로 급등세를 이어갔다. 주총을 앞둔 5거래일 연속 거래량도 최고치를 경신했다.


하지만 그 가운데서도 개미들은 같은 기간동안 기관과 외국인이 내다판 주식을 쓸어담기 시작했다. 개미들은 하루평균 40만주 이상을 거둬들이며 순매수 행진을 이어갔다. 개미들의 매매비중도 최근 5거래일 연속 90% 이상을 웃돌았다. 이에 반해 외국인의 매매비중은 10%를 채 넘지 않는다. 기관도 1% 내외의 매매비중으로 미미하다.


한진칼은 공교롭게도 남매간의 경영권 분쟁 이슈가 지속되는 동안 개미들의 놀이터로 전락하게 됐다는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한진칼 주가가 기업의 펀더멘탈(기초체력)과 상관없이 수급에 의해서 움직였던 만큼 주가 급락으로 이어질 공산이 크다고 경고하고 있다. 한진가의 경영 분쟁 이슈가 앞으로도 지속될 가능성이 커진만큼 한진칼의 주가 변동성은 더욱 커질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금융투자업계 전문가는 "한진칼은 비중이 높은 대한항공이 유동성 위기가 거론되며 생사기로에 서있는 상황에서 언제까지 주가가 올라갈 수는 없을 것"이라며 "실적이나 펀더멘탈 조건을 따져봤을때 주가가 올라야할 이유가 전혀 없는 만큼 급속도로 꺾일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이어 "외국인은 테마주에 투자하지 않는 경향이 있는데 앞으로도 당분간은 개미들의 투기판으로 전락할 가능성이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미경 기자 (esit917@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관련기사
이미경 기자가 쓴 기사 더보기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