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마스 바흐 위원장 "여름 이전 개최 가능" 암시
육상 및 수영 세계선수권 일정 고려해 결정할 듯
“여름이 아닐 수도 있다.”
2020 도쿄 올림픽을 1년 뒤로 미룬 IOC(국제올림픽위원회)가 개최 시점을 크게 앞당길 것으로 보인다.
토마스 바흐 위원장은 25일(이하 한국시간) 전 세계 기자들과 전화로 인터뷰하는 콘퍼런스 콜을 통해 올림픽 개최 시점에 대해 견해를 밝혔다.
그는 “2021년 스포츠 이벤트 일정을 보면서 어떤 선택지가 있는지 살펴보겠다. 꼭 여름일 필요는 없다. 여름과 그 이전 시기가 고려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미 수십조 원이라는 천문학적인 예산이 투입된 도쿄 올림픽은 연내에 열리지 못함에 따라 시설 및 인프라 유지에 대한 추가 비용 발생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이에 대해 미야모토 가즈히로 간사이대 명예교수는 요미우리 신문을 통해 올림픽이 1년 뒤로 미뤄질 경우 약 6408억 엔(약 7조 3730억 원)의 돈이 더 필요할 것이라 내다봤다. 따라서 올림픽을 가능한 이른 시기에 개최하는 것만이 손실을 최소화할 수 있는 길이다.
난관은 세부종목 세계 연맹이 주관하는 세계선수권 대회 등 굵직한 일정이 2021년을 기다리고 있다는 점이다.
가장 큰 대회는 역시나 7월 중순 일본 후쿠오카에서 열리는 세계수영선수권대회와 8월초 미국 오리건주 유진에서 개최되는 세계육상선수권이다.
두 대회 모두 올림픽과 FIFA 월드컵 정도를 제외하면 단일 종목 최대 규모의 국가간 스포츠 이벤트이기 때문에 일정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특히 세계육상선수권의 경우 막대한 중계권료가 걸려있어 IOC라도 눈치를 살필 수밖에 없다.
그나마 다행은 육상과 수영 선수권을 제외하면 이렇다 할 걸림돌이 없다는 점이다. 남, 녀 핸드볼세계선수권이 예정되어 있지만 모두 연초 또는 연말에 열려 크게 지장 받지 않는다.
만약 IOC가 육상과 수영 세계선수권의 일정을 조정할 수 없다면, 가장 좋은 시기는 3월에서 6월 정도다.
특히 5월 초 이전에 올림픽을 개최할 경우, 폐막하더라도 수영선수권과 약 두 달간의 시간적 여유를 벌 수 있게 돼 큰 부담 없이 대회를 치를 수 있다.
다만 ‘봄 올림픽’은 3월 예정된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과 일정이 겹칠 수 있다. 야구는 이번 도쿄올림픽 정식 종목이고 메이저리거를 제외한 각국 최정예 선수들이 출전할 예정이라 WBC와의 협의가 불가피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