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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전! 백마강 벨트⑩] '보령서천' 나소열 vs 김태흠…소지역주의가 변수


입력 2020.03.26 06:30 수정 2020.03.26 04:58        데일리안 보령(충남) = 정도원 기자 (united97@dailian.co.kr)

나소열 대 김태흠…4년 만의 '리턴 매치' 성사

지난 2016년 총선에선 소지역주의 양상 뚜렷

보령 인구가 서천보다 많지만 외지 유입 있어

충남 보령 동대동에 있는 나소열 더불어민주당 보령서천 예비후보 선거사무소. ⓒ보령(충남)=데일리안 정도원 기자 충남 보령 동대동에 있는 나소열 더불어민주당 보령서천 예비후보 선거사무소. ⓒ보령(충남)=데일리안 정도원 기자

대전의 갑천과 충북 청주의 미호천 등이 합쳐져 금강을 형성하고, 백마강이라 불리는 부여를 지나 서해 바다로 흘러간다. 금강이 서해로 빠져나가는 하류가 충남 보령서천이다. 이른바 '백마강 벨트'의 마지막 지역이다.


충청을 대표하는 정치인 김종필 전 국무총리(JP)의 복심(腹心)이라 한때 불렸으며, 의원내각제 개헌 소신이 강했던 김용환 전 의원이 여기서 4선을 했다. 이후 KBS 메인뉴스 앵커를 한 류근찬 전 의원이 자유선진당 소속으로 재선을 했다. 지난 2012년 총선부터는 김태흠 미래통합당 의원이 당선돼, 이번 4·15 총선에서 '의정활동의 꽃' 3선 등정을 노리고 있다.


김태흠 통합당 의원의 맞상대로 나서는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나소열 전 서천군수다. 지난 2016년 총선에 이어 다시 한 번 '리턴 매치'가 벌어지게 됐다.


지난 총선에서는 김태흠 의원이 50.7%를 득표해 44.7%에 그친 나소열 전 군수를 눌렀다. 보령시에서는 김 의원이 55.8%를 득표한 반면, 서천군에서는 나 전 군수가 54.4%를 득표했다. 이른바 소지역주의 양상을 보인 것이다.


이번 총선에서도 역시 소지역주의가 변수가 될 것으로 점쳐진다. 보령시의 인구는 10만 명을 웃도는 반면, 서천군의 인구는 5만2000여 명 정도다. 두 배 가까이 차이가 난다. 보령 출신 김태흠 의원이 서천 출신 나소열 전 군수보다 유리할 수밖에 없는 인구 구조다.


1996년 총선까지는 서천군이 독자적으로 하나의 선거구를 이뤘기 때문에 이긍규 전 의원 등 서천 출신 의원이 있었다. 그러나 2000년 총선을 앞두고 보령서천이 하나의 선거구로 통합되면서, 이후 의원은 김용환·류근찬 등 모두 보령에서 배출하고 있다.


다만 보령시가 서천군보다 인구는 많지만 그 전부가 '토박이'는 아니다. 보령에는 화력발전소가 있어 외지에서 유입된 인구도 상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보령 동대동에서 대천동으로 향하면서 만난 개인택시 기사 이모 씨는 "나소열 씨는 텃밭이 저쪽 서천이기 때문에 저쪽에서는 많이 밀어주겠지만, 인구가 여기가 거기의 배는 되니까 여기서 못 먹으면 안 된다"면서도 "화력발전소가 있기 때문에 (보령에는) 외지 사람들도 많이 있다"고 말했다.


대천동에서 대천역으로 향할 때 만난 개인택시 기사 최모 씨는 "옛날에 김용환 씨가 네 번째 (총선에) 나왔을 때는 진짜 떨어질 판이었는데, 보령과 서천이 합쳐지는 바람에 보령 사람들이 또 밀어줘서 한 번을 더 해먹은 적이 있다"며 "보령이 서천 인구의 두 배이기 때문에 그게 조금 유리하다"고 평가했다.


나소열, 靑자치분권비서관·충남부지사 '스펙업'
김태흠, '큰 정치·큰 일꾼' 내세워 3선 도전 나서
"선거란 정부·여당 잘했냐 못했냐 판단하는 것"


충남 보령 대천동에 있는 김태흠 미래통합당 의원(보령서천) 선거사무소. ⓒ보령(충남)=데일리안 정도원 기자 충남 보령 대천동에 있는 김태흠 미래통합당 의원(보령서천) 선거사무소. ⓒ보령(충남)=데일리안 정도원 기자

나소열 전 군수는 낙선의 쓴잔을 마신 뒤 지난 4년 동안 지역구 관리를 잘해왔다는 평가를 받는다. 경쟁 상대인 김태흠 의원이 최고위원을 하거나 이른바 '정풍운동'을 주도하는 등 통합당 재선 중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중앙정치를 펼치는 동안, 나 전 군수는 빈번히 모습을 나타내며 지역활동을 해왔다.


특히 지난 총선 이후 정권교체가 되면서 나 전 군수가 속해있는 더불어민주당이 여당이 됐다. 이에 힘입어 나 전 군수는 그 사이 청와대 자치분권비서관과 충청남도 초대 문화체육부지사를 지냈다. 이른바 '스펙 업'이 된 것이다.


이번 총선을 앞두고 범여권 통합에도 나섰다. 이성천 전 민생당 보령서천 지역위원장은 지난 10일 민생당 탈당과 함께 총선 불출마와 나소열 전 군수 지지를 공개 선언했다. 이 전 위원장은 "보령서천의 낙후한 경제를 발전시키고 새롭게 도약하기 위해서는 군소정당으로는 한계가 있다"라며 "지역발전을 위해서 힘있는 정당의 큰 일꾼이 나와야 하는데, 그런 후보가 나소열 예비후보"라고 추어올렸다.


이처럼 범여권 결집에 맞서 김태흠 의원은 사생취의(捨生取義)라는 구호를 내걸고, 보수 성향이 짙은 지역 정서 속에서 문재인정권 심판 여론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김 의원은 25일 충남 천안 충남도당에서 열린 충남 지역구 후보자 합동 기자회견에서 "선거라는 것은 정권을 잡고있는 정부·여당이 잘했느냐 못했느냐를 판단하는 것"이라며 "지구상에서, 전세계에서, 선거 사상 단 한 번도 있지 않았던 '야당심판론'이라는 단어를 만들어내 프레임을 짜는 모습에 분노가 치밀기도 하고 슬프기도 하다"라고 개탄했다.


한편으로 이번 4·15 총선에서 한 차례 더 당선되면 '의정활동의 꽃'인 3선 의원이 된다는 점을 감안해 '더 큰 정치, 더 큰 일꾼'의 구호로 지역민들의 지지를 호소하는 모습도 보인다. 보령시내 김 의원의 선거사무소에는 3선 의원이 될 경우, 상임위원장을 맡음은 물론 원내대표와 당대표 등 주요 직책에 도전하겠다는 펼침막이 붙어 있다.

정도원 기자 (united97@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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