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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전! 한강 벨트⑨] 서울 강서병, 터주대감 한정애와 풍운아 김철근 맞대결


입력 2020.03.23 09:33 수정 2020.03.23 09:48        정계성 기자 (minjks@dailian.co.kr)

야권분열에도 민주당이 승리했던 지역

한정애 '지역일꾼론' 내세워 터주대감 굳히기

호남출신 안철수 측근 김철근, 중도확장 방점


4.15총선 서울 강서병에서 맞붙게 된 민주당 한정애 후보(좌)와 미래통합당 김철근 후보(우) ⓒ뉴시스 4.15총선 서울 강서병에서 맞붙게 된 민주당 한정애 후보(좌)와 미래통합당 김철근 후보(우) ⓒ뉴시스

서울 강서병은 지난 20대 총선 전 선거구획정으로 강서을에서 분리된 지역구다. 강서구의 동북쪽에 위치해 지역적으로는 영등포와 마포에 인접해있다. 서울 도심으로 들어가는 관문이어서 30~40대 직장인들이 많이 거주하고 있으며, 교통 인프라 확중에 대한 요구가 높은 것이 특징이다.


정치적으로는 민주당 지지세가 강한 것으로 파악된다. 19대 국회 당시 ‘강서을’은 보수와 진보의 균형이 팽팽한 지역이었다. 상대적으로 강서구의 서쪽편은 보수세가, 동쪽편은 진보세가 강했다. 그랬던 강서을이 ‘화곡로’를 기준으로 서쪽의 을과 동쪽의 병으로 쪼개지면서 강서병은 ‘민주당 텃밭’이라는 인식이 강해졌다.


실제 20대 총선 결과를 보면, 국민의당의 출마로 야권이 분열된 상황에서도 민주당 후보가 비교적 안정적인 승리를 가져갔다. 지역구 현역인 한정애 민주당 의원이 43%를 득표했으며, 새누리당(현 미래통합당) 유영 후보가 31.8%로 2위였다. 국민의당 김성호 후보가 20.3%라는 꽤 높은 득표를 했음에도 민주당 강세를 꺾지 못했던 셈이다.


21대 총선에서도 한 의원은 좋은 토양을 바탕으로 지역의 터주대감 자리를 굳힌다는 방침이다. 집권여당의 후보로 서부 광역철도의 조기착공, 김포공항으로 인한 고도제한 완화 등 지역의 숙원을 해결할 적임자임을 내세운다. 여성 후보로 부드럽고 온유한 리더십을 가지고 있고, 스킨십이 뛰어나다는 것은 특히 강점이다.


한 후보의 맞상대는 미래통합당 김철근 후보다. 2012년 안철수 대표의 대선조직이었던 ‘진심캠프’를 시작으로 20대 총선 국민의당 서울 구로갑 후보, 19대 대선 안철수 후보캠프 대변인 등 ‘안철수의 사람’으로 통한다. 이번 총선에서는 여당의 폭정을 막기 위해 미래통합당행을 선택했다. 만약 총선 이후 안 대표와 미래통합당이 결합한다면, 중요한 가교가 될 ‘풍운아’와 같은 인물이다. 다만 지역에서는 출마확정이 얼마 안 돼 인지도가 떨어진다는 게 극복해야할 과제다.


특징적인 것은 두 후보 사이 전선이 명확하게 세워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는 두 후보의 이력과도 무관치 않다. 한 후보는 충북 출생으로 부산에서 학창시절을 보냈다. 굳이 미래통합당과 대립각을 세워 보수진영 내 숨어있는 우군을 적으로 돌릴 필요가 없다. 지역의 발전을 강조함으로써 중도층과 함께 일부 보수층 표심까지 확보하겠다는 게 한 후보의 전략이다.


반면 김 후보는 전남 고흥이 고향이다. 잠재적인 여권 지지세력인 호남 유권자 공략이 가능한 대목이다. 안 대표의 측근이었던 만큼, 지난 총선에서 국민의당을 지지한 20%의 ‘중도표’를 가져오는 데도 유리한 지점에 서 있다. 타지역 미래통합당 후보들이 ‘정권심판론’을 전면에 배치한 것과 달리, 김 후보가 한 후보와 마찬가지로 ‘지역일꾼론’을 내세운 이유다. 캐치프레이즈도 ‘일 잘한다 김철근’이다.


따라서 승부는 두 후보의 ‘진정성’에서 갈릴 전망이다. 양측 모두 한 번이라도 바닥민심을 더 살피고, 현실성 있는 공약을 바탕으로 추진력을 호소하겠다는 입장이다. 한 후보 측 관계자는 “보통 3선 의원을 하게 되면 중앙정치에 대한 포부나 큰 정치를 하겠다고 하는데 한 후보는 다르다”며 “지역정치인으로 남겠다는 약속을 했고, 지역의 숙원을 해결하는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언제나 내편’이라는 캐치프레이즈에 그 함의를 담았다”고 말했다.


김 후보 측은 “미래통합당과 중도층, 호남을 합친 연합군으로 민주당의 아성을 뚫어 보겠다”며 “지역여론을 들어보니 한 의원이 해놓은 게 별로 없다고 하더라. 그래서 누구 보다 지역현안을 잘 해결할 수 있는 인물이라는 점을 적극 호소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정계성 기자 (minjks@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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