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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 전문 채널’ 명성 무너진 Mnet, 과거의 영광 찾을 수 있나


입력 2020.03.15 09:02 수정 2020.03.15 09:10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오디션 명가' 빛 바래

ⓒMnet ⓒMnet

‘음악 전문 채널’로 대중에게 굳건한 위치를 각인시켰던 Mnet이 좀처럼 그 힘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시청률은 물론 화제성에서도 크게 빛을 보진 못하는 상황이다. ‘슈퍼스타K’ ‘쇼미더머니’ ‘프로듀스101’ ‘고등래퍼’ 등으로 쌓았던 오디션 명가라는 이름도 지금은 빛이 바랬다.


오디션 프로그램 명가라는 이름에 먹칠을 한 건 ‘프로듀스’ 시리즈의 조작이 드러나면서다. 이전부터 오디션에서 ‘악마의 편집’에 피로감을 호소하던 터였는데, 조작 사건이 들통 난 이후로 Mnet에 대한 시청자들의 신뢰는 회복하기 어려운 지경에 이르렀다.


오디션 프로그램의 특성상 투표 혹은 심사 결과의 투명성과 신뢰도는 무엇보다 중요한 요소다. 시청자들의 지속적인 문제 제기에도 불구하고 모르쇠로 일관하던 제작진이 뒤늦게 문제를 인정하면서 시청자들이 느낀 배신감을 고스란히 결과로 돌려받게 된 셈이다.


올해 상반기에는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보컬 오디션 ‘십대가수’를 선보일 예정이었지만 여전히 대중의 반발에 부딪혀야 했다. 예상보다 거센 항의에 결국 ‘십대가수’ 편성은 전면 보류됐고, 이후 열린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제78차 방송심의소위원회 임시회의에서 강지훈 Mnet 콘텐츠운영전략팀장은 “오디션 프로그램은 지양하려 한다. 음악에 더 집중된 콘텐츠를 만들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오디션 프로그램 제작 강행이 더이상 쉽지 않음을 보여준 셈이다.


그렇게 전파를 타게 된 프로그램은 ‘내 안의 발라드’ ‘너희가 힙합을 아느냐’ 등 장르적인 특성과 결합된 예능이다. ‘내 안의 발라드’는 노래 실력은 조금 부족해도 음악에 대한 열정이 넘치는 대세 예능인 6인의 발라드 앨범 도전기를 담아낸다. ‘너희가 힙합을 아느냐’에는 주석, 더블케이, 배치기, 원썬, 45RPM, 디기리·영풍(허니패밀리), 얀키, 비즈니즈·넉없샨(인피닛플로우)까지 1세대 래퍼가 대거 출연한다. ‘1999 대한민국 컴필레이션 앨범’을 잇는 ‘2020 대한민국 컴필레이션 앨범’을 만들겠다는 포부다.


하지만 두 프로그램 모두 Mnet이 방송 전 보여줬던 포부를 따라가긴 벅차 보인다. 출연진이 공개됐을 당시에는 화제를 모았지만, 방송 이후 관심은 현저히 떨어졌다. 아직 방송 초반이기 때문에 프로그램의 성패를 속단하긴 이르지만 지금의 상황으로는 시청률과 화제성에서 고전하고 있다.


개국 25주년을 맞은 Mnet은 절치부심의 심정으로 새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다. 먼저 4월 말 ‘퀸덤’의 시즌2 격인 ‘로드 투 킹덤’을 4월 말 방영한다고 밝혔다. 아직 음악방송에서 1위를 하진 않았지만 팬덤의 규모가 어느 정도 크고 실력이 뛰어난 남자 아이돌이 출연해 경합을 벌이는 구성이다.


‘퀸덤’은 집계된 최고 시청률은 닐슨코리아 기준 1.0%로 매우 낮지만, 유튜브 등에 올라온 무대 영상이 수백만뷰를 기록했고, 프로그램 화제성 순위에서도 6주 연속 1위에 오를 만큼 인기를 끌었던 만큼 남자 아이돌 버전도 흥행을 이어갈 수 있을지 관심이다. 하지만 이 역시도 ‘경연 프로그램’의 틀을 가지고 있어 프로그램 론칭 소식만으로도 시청자들의 원성을 사야했다.


이밖에도 대한민국의 숨겨진 명품 보컬리스트를 찾는 ‘보이스 코리아 2020’, 90년대 추억의 노래와 관련된 퀴즈를 풀며 세대 공감을 이끌어낼 ‘퀴즈와 음악 사이’ 등의 프로그램이 연내 방영될 예정이다.


CJ ENM 신형관 음악콘텐츠본부장은 “25년 동안 Mnet을 사랑해 주신 시청자들과 잠시나마 추억 여행을 떠날 수 있는 다양한 콘텐츠들을 준비했다”며 “올 한해 음악으로 시청자와 소통할 수 있는 참신한 기획의 프로그램을 다양하게 선보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위기에 놓인 Mnet이 개국 25주년을 맞은 지금 프로그램의 정체성을 다시금 되새기고 옛 명성을 되찾아 올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할 일이다.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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