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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기홍 대한항공 사장 "코로나19로 80% 이상 운항 중단…상황 심각“


입력 2020.03.09 20:36 수정 2020.03.09 20:37        이홍석 기자 (redstone@dailian.co.kr)

사내게시판에 글 올려...“18% 감축했던 IMF때보다 어려워”

"장기화시 생존 담보 어려워...임직원 피해 최소화할 것“

우기홍 대한항공 사장(뒤 가운데)이 지난 2월 10일 서울 강서구 한국공항공사에서 국토교통부-항공사 CEO 간담회에 참석하고 있다.ⓒ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우기홍 대한항공 사장(뒤 가운데)이 지난 2월 10일 서울 강서구 한국공항공사에서 국토교통부-항공사 CEO 간담회에 참석하고 있다.ⓒ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우기홍 대한항공 사장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IMF때보다 어려운 상황에 직면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장기화시 회사의 생존 담보가 어렵다고 우려하면서도 위기를 극복해 낼 것이라고 의지를 다졌다.


우기홍 사장은 9일 사내 게시판에 올린 글을 통해 "3월 둘째 주 기준으로 여객 노선 124개 중 89개 노선을 운휴하고 남은 노선들도 대폭적인 감편 운항을 하고 있다"며 "국제선 여객 노선 기준으로 원래 운항하던 주간 운항횟수 920회의 80% 이상을 운휴할 정도로 심각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회사 역사상 가장 어려웠던 시기였던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때도 공급을 약 18% 정도만 감축했던 것과 비교해보면 이번 코로나19로 인한 위기의 심각성을 쉽게 짐작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우 사장은 공급 감축으로 회사 수익이 하락하고 있다면서 이러한 상황이 장기화될 경우 회사의 생존을 담보할 수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공급 감축에 따라 회사의 수익도 하락하고 있음은 두말할 나위 없다"며 "더 심각한 것은 언제든지 상황이 더 악화할 수 있다는 것과 언제까지 이런 상황이 지속할지 예상조차 할 수 없다는 것"이라고 우려했다.


현재 기준 보유 여객기 145대 중 100여대가 운항하지 못하고 주기된 상태로 2만1000여명의 임직원이 재직하고 있지만 필요한 업무량은 그에 크게 못 미치는 상황이라는게 그의 설명이다.


우 사장은 "현재까지 회사의 자구노력과 자발적인 휴가 소진 등으로 위기상황에 대처했으나 상황이 더 장기화하면 회사의 생존을 담보 받기도 어려운 지경으로 내몰릴 수 있을 것"이라며 “회사는 모든 경우의 수를 고려한 대책들을 검토하면서 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 강서구 대한항공 본사(자료사진).ⓒ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서울 강서구 대한항공 본사(자료사진).ⓒ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그의 이러한 발언은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대한항공도 다른 항공사들과 마찬가지로 고강도 자구책 시행이 불가피하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미 저비용항공사(LCC)는 물론, 아시아나항공도 사표 제출과 임금 반납, 무급 휴직. 급여 부분 지급 등 임직원들의 고통분담을 통한 허리띠 졸라매기에 나선 상태다.


대한항공의 경우, 노선 공급축소와 운영비용 감축, 직원들의 희망휴직과 연차휴가 소진 등을 통해 어려움을 해소해 왔지만 앞으로는 강도가 한층 높아질 수 있음을 예고하며 양해를 구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러한 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해 나갈 것이라면서 그 과정에서 임직원들의 피해를 최소화하겠다고 다짐했다.


지난 51년간 수많은 대내외적 도전과 어려움 속에서도 현재의 대한항공을 만들어 온, 모든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특유의 단결력과 애사심이라는 칼맨(KALMAN) 정신이 있는 만큼 이번에도 임직원 모두가 서로 믿고 일치단결해서 위기를 잘 극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우 사장은 현재 상황이 회사나 구성원의 잘못으로 인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임직원의 피해는 최소화해야 한다는 것"이라며 "회사의 생존을 위해 부득이 임직원의 협조를 구하게 될 경우에도 개인의 희생은 최소화하고자 하는 기본 원칙은 철저히 지킬 예정이며 저를 포함한 전 임원이 솔선수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홍석 기자 (redston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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