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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게임’ 유태오 “심은경과 연기 호흡 좋아…스스로도 놀랄 정도”


입력 2020.03.08 16:11 수정 2020.03.08 16:11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씨제스 엔터테인먼트 ⓒ씨제스 엔터테인먼트

배우 유태오가 인기리에 종영된 ‘머니게임’의 뒷이야기를 들려줬다.


유태오는 tvN 드라마 ‘머니게임’에서 유진한 역으로 열연을 펼쳤다. 작품은 대한민국의 운명이 걸린 최악의 금융 스캔들 속에서 국가적 비극을 막으려는 이들의 숨 가쁜 사투와 첨예한 신념의 대립을 그린다.


유태오는 드라마 종영 후 “유진에게 많은 사랑을 주셔서 감사하다는 말씀부터 드리고 싶다. 그런데 제가 지금 해외에 있기 때문에 그 사랑들에 대한 실감이 크게 나지는 않는 것 같다. 그저 제 SNS에 댓글이 좀 많아진 정도”라고 직접 느낀 변화를 언급했다.


특히 그는 자신만의 캐릭터를 만들어내는데 열중했다. 그는 “차가운 악역인데다가 제가 한국어 대사가 서툴다 보니 저만의 호흡과 디테일을 만들어 내려고 했다. 댓글들을 읽다 보면 제가 의도했던 모든 디테일들을 다 센스 있게 알아봐 주셨던 것 같다. 유진의 감정이 제대로 전달됐다는 생각에 많이 뿌듯하고 고맙게 생각하고 있다. 그리고 많은 동료 배우들이랑 함께한 만큼, 역시 연기는 혼자 하는 것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겸손한 모습을 보였다.


유태오는 유진한의 매력 포인트를 ‘자유로움’으로 잡고 이를 발전시켰다. 유태오는 “유진의 자유로움은 속안에 있는 상처를 가리려는 ‘표면적인 자유로움’이다. 유진을 그려낼 때, 상처가 있다는 점을 잘 표현하려고 했다. 덕분에 연민을 잘 이끌어 내면서 시청자분들이 유진에게 이입하고 그 사람을 아껴준 것 같다. 표면적으로는 어디로 튈지 모르는 공 같은 모습을 보여드리면서도, 작가님이 어머니와 관련한 서사를 잘 표현해 주셔서 그런 대사가 나오면 눈빛 등으로 그 상처를 잘 표현하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드라마가 금융 스캔들을 다루고 있기 때문에 생소한 경제·금융 용어가 빈번하게 등장한다. 특히 한국말에 서툰 유태오는 이를 익숙하게 구사하기 위해 다른 배우들보다 더 연습에 매진해야 했다.


그는 “한국어 스피치 선생님께서 설명해 주시는 대사 내용을 보면서 무한 반복하며 연습 했다. 선생님께서 단어에 대해 잘 풀어 설명을 해주셨고 단순하게 잘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주셨다. 경제 용어가 어렵긴 하지만, 유진에게 득이 되는 사람, 해를 끼치려는 사람 등 캐릭터를 단순하게 연구하고 가르쳐주셔서 어떤 캐릭터와 연기하든 상대방을 잘 이해할 수 있게 된 것이 중요한 포인트인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동시에 두 언어를 사용하는 것에 대해 “역시 어려웠다”며 “2, 3개국어를 할 수 있어도 각각 언어마다 느낌과 뉘앙스가 다르다. 쓰는 사람의 성격도 변하는 것처럼 느껴지는데 유진한의 느낌은 한국어를 쓸 때나, 영어를 쓸 때나 같은 성격으로 보여지도록 하는 것에 집중했다. 그 부분이 어려웠다”고 했다.

ⓒ씨제스 엔터테인먼트 ⓒ씨제스 엔터테인먼트

하지만 노력은 배신이 없는 법이었다. 거듭된 연습으로 시청자들로부터 ‘섹시한 빌런’ ‘(사랑에) 미친 놈’이라는 수식어를 얻게 됐다. 유태오는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 현장에서 긴장할 때가 많고, 그 긴장을 극복하기 위해 내부적인 기술을 쓰고 있는데 그 특별한 기술을 쓸 때마다 주변에서 그게 좀 섹시하다는 얘기를 해주셨다. 그 기술이라는 게 ‘애니멀 워크’라고 몸을 풀 때 동물을 하나 선택하고 머릿속에 상상하면서 그 동물의 육체성을 몸에 입혀가는 과정이다. 유진은 ‘실버백 고릴라’라고 생각했고, 긴장이 될 때마다 그 동물의 동작을 한 가지씩 했는데, 그걸 섹시하다고 말해주셨다. 의도한 건 아니지만 그런 소리를 들으니까 좋긴 좋았다”고 웃어 보였다.


이어 “별명 중에서는 ‘인간 월가’라는 있었는데, 재밌는 것 같다. 댓글 중에서는 ‘유진한이 쓰레기면 나는 쓰레기통이 되고 싶다, 유진한이 쓰레기면 나는 쓰레기통에서 살고 싶다’라는 댓글 덕에 많이 웃었다”고 전했다.


‘머니게임’의 배우들과의 호흡도 남달랐다. 유태오는 자신과 가장 호흡이 좋았던 배우로 심은경을 꼽으며 “저도 놀랄 만큼 생각보다 ‘케미가 좋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과연 내가 연기하는 유진한이 어머니를 사랑하는 마음 때문에 이혜준에게 동정심을 느낀다는 점이 화면을 통해 잘 전달될 지 의문이었는데, 시청자분들도 그렇게 받아들여 주신 것 같다. 그리고 제 연기를 심은경 씨가 잘 받아주는 게 감사했다. 그리고 다른 배우 분들과도 현장 분위기 자체가 너무 좋았고, 선배님들께 많이 배울 수 있는 현장이었다”고 고마움을 드러냈다.


마지막으로 유태오는 “주관적으로 봤을 땐 지금까지 해왔던 작품 중에 ‘머니게임’이 육체적으로 가장 힘들었던 작품인 것 같다. 중간에 영화 등 다른 작품까지 해내야 했다. 캐릭터를 넘나들며 모두 잘해내야 한다는 부담도 느꼈다. 이 과정에서 느낀 개인적인 아쉬움도 있었고, 주변사람에게도 조금 부족하다는 이야기를 들은 첫 경험이라 자존심이 상하기도 했다. 그렇지만 객관적으로는 놀라울 정도로 대중들에게 눈도장을 찍을 수 있었던 소중한 작품인 것 같다”고 했다.


그러면서 “유진한은 절 육체적으로 힘들게 했던 캐릭터다. 도덕심이나 윤리성이 제일 안 어울리는 사람이었다. 사실 저는 유진같은 사람을 정말 좋아하지 않는데 연기를 잘 해내려면 그 캐릭터를 사랑해야 한다. 너무 나쁜 사람인데 ‘이 사람을 또 감싸줘야 하는구나’라는 감정이 들었다. 완전히 다른 부류의 사람이라 내면적으로 극복해야 하는 게 힘든 부분이었다”고 덧붙였다.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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