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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핵화 시계' 거꾸로 도는데...길어지는 '文의 침묵'


입력 2019.12.11 02:00 수정 2019.12.11 05:22        이충재 기자

北 ICBM 로켓엔진 시험 감행…약속 어기며 '벼랑끝'

'데드라인' 다다른 북미대치에 중재자 역할도 '흔들'

北 ICBM 로켓엔진 시험 감행…약속 어기며 '벼랑끝'
'데드라인' 다다른 북미대치에 중재자 역할도 '흔들'


북한이 '비핵화 시계'를 2년 전으로 돌리려는 무모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지만, 청와대는 무거운 침묵을 유지했다.(자료사진)ⓒ데일리안 북한이 '비핵화 시계'를 2년 전으로 돌리려는 무모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지만, 청와대는 무거운 침묵을 유지했다.(자료사진)ⓒ데일리안

북한이 '비핵화 시계'를 2년 전으로 돌리려는 무모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지만, 청와대는 무거운 침묵을 유지했다. 전략적 침묵이라기 보단 한반도 평화의 중재역할을 자처해온 상황에서 할 말을 잃은 측면이 크다. 현재까지 청와대의 반응은 "예의주시하고 있다"가 전부였다. 그동안 "되돌릴 수 없는 평화", "한반도에 전쟁 위협을 없앴다"고 강조해온 청와대 입장에선 북한의 무력도발을 인정하고 우려를 나타내는 흔한 논평조차 자기모순으로 비칠 수 있다.

폐기 약속한 동창리 재가동…되돌린 '비핵화 시계'

현재 북한은 미국 본토를 겨냥한 고강도 무력도발 카드를 만지고 있다. 이는 북미 간 거칠어진 말싸움 보다 한반도 안보를 위협할 수 있는 근본적인 문제라는 지적이다.

특히 북한이 지난 7일 동창리 위성발사장에서 감행한 '중대한 시험'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의 발사와 관련한 테스트라는 게 대북‧안보 전문가들의 공통된 진단이다.

정경두 국방부 장관도 10일 호주 시드니에서 열린 한-호주 외교·국방장관회의에서 "북한의 동창리 지역에서의 엔진 시험 활동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명한다"고 밝혔다.

이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문재인 대통령에게 지난해 9월 남북평양공동선언에서 동창리 시험장을 폐기하겠다던 약속을 깨고 비핵화 시계를 다시 과거로 돌린 것이다.

이에 청와대는 별도의 입장 발표 없이 침묵을 지켰다. 북한의 '중대한 시험' 이후로 국가안전보장회의(NSC)도 열지 않았다.

한반도 비핵화의 중재자로서 적극적인 수습에 나서지도, 북한의 무모한 움직임에 경고도 않으면서 '관망' 중인 모습이다. 심각한 안보 현안을 마주한 청와대의 입장이 신중함을 넘어 안이한 것은 아닌지 우려스럽다는 지적이 나올 수밖에 없다.

대북 정보능력 부족인가 善意에 기댄 오판인가

당장 청와대가 북한의 무력도발을 포함한 관련 동향을 제대로 판단하지 못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함께 제기된다.

청와대는 지난달 5일 보도자료에서 "동창리 발사장내 엔진시험시설의 정상적인 기능 발휘는 제한되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지만, 북한은 보란 듯이 'ICBM 도발'무력행동으로 들어갈 수 있음을 과시했기 때문이다.

정의용 국가안보실장도 지난달 1일 국정감사에서 북한의 'ICBM 불가론'을 강조하면서 "동창리 시험장이 폐기되면 ICBM은 발사하기 어렵다. 자신 있게 말씀드린다"고도 했다.

결국 북한이 동창리에서 엔진시험을 진행한 사실이 확인되면서 청와대의 불확실한 대북 정보능력과 북한의 선의(善意)에 기댄 대북정책 기조가 결합된 오판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외교가 한 관계자는 "내년 총선에서 '평화' 키워드는 뺀다는 생각으로 냉정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충재 기자 (cjle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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