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페이스북
X
카카오톡
주소복사

"황교안 친위부대냐"…한국당, 총선기획단 놓고 '시끌시끌'


입력 2019.11.06 01:00 수정 2019.11.06 05:25        송오미 기자

친황·영남 의원 대거 포진에 "참신성·비전 어디에"

"민주당 벤치마킹해 총선기획단 다시 구성했으면…"

"총선 준비 초반부터 민주당에 기선 제압당했다"

친황·영남 의원 대거 포진에 "참신성·비전 어디에"
"민주당 벤치마킹해 총선기획단 다시 구성했으면…"
"총선 준비 초반부터 민주당에 기선 제압당했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5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문재인 정권 전반기 소상공인 정책평가 대토론회'에서축사를 하고 있다.  황 대표는 토론회가 끝난뒤 박찬주 전 육군대장의 영입과 관련한 기자들의 질문에 “국민 관점에서 판단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5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문재인 정권 전반기 소상공인 정책평가 대토론회'에서축사를 하고 있다. 황 대표는 토론회가 끝난뒤 박찬주 전 육군대장의 영입과 관련한 기자들의 질문에 “국민 관점에서 판단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자유한국당이 지난 4일 총선기획단을 출범하고 본격적인 총선 채비에 나섰지만 당 안팎에서는 비판의 목소리가 잇따라 터져 나오고 있다. 같은날 발족한 더불어민주당 총선기획단에 비해 청년 목소리를 대변할 인사는 부족하고, 대부분 영남권·친황계(친황교안)로 채워지면서다. 정치권 안팎에선 "황 대표가 강조한 '혁신과 통합'과는 동떨어진 인적 구성", "철학·비전·대책 없는 '3무(無)' 총선기획단" 등의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황 대표는 이날 단장인 박맹우 사무총장(재선·울산)을 비롯한 총선기획단 12명에게 임명장을 수여했다. 총괄팀장은 당 상임특보단장인 이진복 의원(3선·부산)이, 간사는 추경호 전략기획부총장(초선·대구)이 각각 맡았다. 이 밖에 김선동(재선·서울)·박덕흠(재선·충북)·박완수(초선·경남)·홍철호(초선·경기)·이만희(초선·경북)·이양수(초선·강원)·전희경 의원(비례)과 원영섭 조직부총장, 김우석 상근특보가 총선기획단 위원으로 임명됐다.

12명 전원이 정치인이고, 2030세대는 단 한명도 없다. 여성도 전 의원 한명 뿐이다. 총선기획단 핵심인 단장과 총괄팀장, 간사는 모두 황 대표의 측근들이자 영남권 의원들이다.

반면, 민주당 총선기획단은 모두 15명으로 구성된 가운데 원외 인사는 절반에 가까운 7명이다. 여성은 5명, 2030 청년층은 4명이다. 당 싱크탱크를 이끄는 양정철 민주연구원장, 조국 청문회 때 '쓴 소리'를 한 금태섭 의원, 프로게이머 출신 황희두씨 등도 포함됐다. 조국 사태를 거치며 돌아선 청년층과 여성들의 마음을 다시 잡겠다는 의미로 보인다.

이에 대해 장제원 한국당 의원은 5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민주당의 총선기획단 인선을 보니 섬뜩한 생각이 든다. 강경파, 온건파, 주류, 비주류, 청년, 여성 등을 두루 아우르는 인선도 그렇지만, 유독 제 눈에 띈 인물은 금태섭 의원"이라며 "확장성을 고려하면서도 당의 포용성과 다양성을 보여주려는 민주당의 한 수이며, 어떤 인재 영입보다 효과적인 전략으로 보여진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한국당도 달라져야 한다. 지지층만 바라보는 폐쇄적인 모습을 탈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수도권을 지역구로 두고 있는 한국당의 3선 의원도 이날 의원회관에서 데일리안과 만나 "참신성과 비전은 찾아볼 수 없고, 야당으로서의 처절한 진정성도 느껴지지 않는 '황교안 친위부대' 같은 총선기획단"이라며 "도로 친박당으로 가려고 하는 것 같다"고 비난했다.

PK(부산·경남)를 지역구로 두고 있는 3선 의원의 한 의원은 이날 통화에서 "지금이라도 민주당을 벤치마킹해서 한국당의 총선기획단을 재구성했으면 좋겠다"면서 "그러나 현실적으로 어려운 만큼, (이제부터라도) 다양한 관점으로 중도층을 흡수할 수 있는 노력을 잘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신상진 신정치혁신특별위원장은 "총선기획단 핵심 인사(단장·총괄팀장·간사)를 보면 모두 영남권 의원들"이라면서 "내년 총선은 수도권 중심으로 준비를 해야 승리할 수 있는데, 수도권 민심을 제대로 반영할 수 있을지 걱정"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또 너무 (연령대가 있는) 의원들로 인적 구성이 돼 참신한 의견, 젊은 세대의 의견 등이 반영될지 의문"이라고 덧붙였다.

지난 김무성 대표 체제 하의 '20대 총선기획단'에 몸담았던 한 의원은 "굳이 내 입으로 말하지 않겠다"며 못마땅함을 드러냈다.

김태흠 의원도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황 대표를 겨냥해 "앞으로 총선을 준비하는 과정 속에서 보수통합이 됐든 여러 가지 측면에서 자신의 기득권을 버리는 마음으로 가야 한다"고 꼬집었다.

김형준 명지대 교수는 "외부인사·비박계는 거의 없이 황 대표와 친분 있는 인사들 중심으로 꾸려진 한국당 총선기획단은 외부인사·여성·청년 중심의 민주당 총선기획단과 당연히 비교될 수밖에 없다"며 "초반부터 기선을 제압당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오히려 지금 두들겨 맞고 있으니, 정신 차려서 새롭게 변화 할 수도 있다"며 "이번 논란을 약이라고 생각하고 앞으로는 민심을 잘 반영해서 공천관리위원회와 선거관리위원회를 구성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황 대표는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문재인 정권 전반기 소상공인 정책평가를 위한 정책 토론회'에 참석한 뒤 기자들과 만나 '총선기획단의 참신성 부족' 지적에 대해 "소수의 총선기획단만 발표해 다양한 분들이 같이하지 않는다고 걱정을 하는데, 총선공약단 출범을 통해 (다양한 인사들의 참여를)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공관병 갑질', '삼청교육대 발언 논란' 등을 일으킨 박찬주 전 육군 대장 영입에 대해선 "국민의 관점에서 판단해야 할 것 같다"며 사실상 철회 의사를 밝혔다.

송오미 기자 (sfironman1@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