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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LF에 라임사태까지…키코 배상안 앞두고 시중은행 속앓이


입력 2019.10.22 06:00 수정 2019.10.22 08:20        이종호 기자

키코 분쟁조정 결과 이번주 발표…판매사 책임론에 반박 명분 없어져

금융당국 처분 수위 눈치보기 바빠…최저금리 등 영업환경도 악화일로

키코 분쟁조정 결과 이번주 발표…판매사 책임론에 반박 명분 없어져
금융당국 처분 수위 눈치보기 바빠…최저금리 등 영업환경도 악화일로


파생결합상품(DLF)과 라임자산운용 사태 등 악제에 기준금리까지 최저 수준으로 떨어지면서 은행에 찬바람이 불고 있다.ⓒ데일리안 파생결합상품(DLF)과 라임자산운용 사태 등 악제에 기준금리까지 최저 수준으로 떨어지면서 은행에 찬바람이 불고 있다.ⓒ데일리안

파생결합상품(DLF) 불완전판매 시비에 이어 라임자산운용 사태까지 더해지는 가운데 이번 주 키코 (KIKO) 분쟁 조정 결과를 앞두고 있는 시중은행들의 속이 타들어가고 있다. 금융당국의 키코 사태 처리 방향에 대한 반박 논리가 희석될 수 밖에 없는 외부 요인이 잇따랐기 때문인데 일각에서는 피해 기업에 대한 배상 비율이 더 높아질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이르면 이번 주 키코 분쟁 조정위원회를 열고 키코 사태에 대한 조정안을 낼 것으로 보인다. 피해기업에 대한 배상 비율은 20~30%로 예상되지만 최근 분위기로 볼 때 배상 비율이 높아질 가능성도 점쳐진다.

윤석헌 금감원장이 키코 사태 재조사를 발표했을 당시 은행들의 불만 섞인 목소리도 나왔지만 최근 악재가 겹치면서 금감원의 눈치를 보기 바쁜 모습이다. 이에 따라 은행들은 분조위 결과를 수용할 것으로 보인다.

금감원은 분쟁조정안을 내기 전에 마지막으로 각 은행의 의견을 듣고 수일 안에 분조위 날짜를 외부에 공표할 예정이다. 분쟁 조정 대상 기업은 일성하이스코와 남화통상, 원글로벌미디어, 재영솔루텍 등 4개 업체다. 이들의 피해 금액은 1500억원가량이다. 분쟁 조정 대상 은행은 총 여섯 곳이다.

이들 기업은 지난 2008년 금융위기 당시 키코 상품 때문에 피해를 봤지만, 소송이나 분쟁 조정을 거치지 않았다. 지난 2013년 대법원은 키코 사건에 대해 사기는 아니지만, 불완전 판매 가능성이 있다고 인정했다. 이에 금감원은 불완전 판매를 이유로 배상을 권고할 계획이다. 거론되고 있는 배상 비율은 손실 금액의 20~30%지만 피해 기업과 은행에 따라 배상 비율이 달라질 수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대법원이 사기가 아니라고 선을 그은 만큼 배상 비율 산정 시 불완전판매 여부만 고려될 것"이라며 "이번 사안에 대해 은행들에게 충분히 설명했고 결과를 수용할 수 있는 분위기가 조성됐다"고 말했다.

아직 조사 중인 DLF 사태도 은행들은 금감원의 분쟁조정안을 받아들이기로 했다. 우리은행은 지난 16일 "DLF 상품 민원에 대한 금융감독원의 분쟁 조정위원회 조정 결과에 따라 조속히 배상에 나서겠다"고 밝혔고 하나은행 역시 "분조위 결정을 전적으로 수용하겠다"고 입장을 전했다.

은행들은 최근 손실 우려가 제기된 라임자산운용과도 관계가 있다. 은행권의 라임자산운용 펀드 판매 규모는 우리은행 8000억원, 신한은행 4900억원 순이었다. 다만, 우리은행은 라임자산운용 펀드 판매 과정에서 불완전판매가 없다고 밝혔다.

금융권 관계자는 "키코 재조사와 DLF 사태 모두 초기에는 은행들이 자신의 목소리를 내는 듯했으나 최근에는 금감원의 결정을 수용하기로 했다"며 "잇따라 터지는 악재에 모두 금감원이 관계된 만큼 눈치를 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잇따른 악재에 금융당국 눈치 보기도 바쁘지만 지난 16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에서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최저수준인 1.25%로 낮추면서 은행의 마진 하락도 불가피한 상황이다. 실제로 은행의 수익성 지표인 순이자마진(NIM)은 평균 3~9bp 하락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은경완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금리 인하에 따라 큰 폭의 마진 하락은 불가피하다. 실제 지난 7월 기준금리 인하와 8월 시중금리 급락 등으로 3분기 NIM은 전 분기 대비 3~9bp 하락할 것"이라며 "지난 16일 추가 기준금리 인하와 서민형 안심전환대출 취급 영향 등이 더해지면 내년 상반기까지 마진 개선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이종호 기자 (2press@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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