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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웅·메디톡스 균주전쟁…누가 거짓말 하고 있나


입력 2019.10.17 06:00 수정 2019.10.17 05:59        이은정 기자

대웅 “전체 유전자 분석에서 확실히 달라”

메디톡스 “같은 조상서 분화”

대웅 “전체 유전자 분석에서 확실히 달라”
메디톡스 “같은 조상서 분화”


대웅제약과 메디톡스가 최근 각각 선임한 전문가의 균주 출처 분석자료를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에 제출했는데, 결론이 완벽하게 달라 ITC가 누구 손을 들어줄지 관심이 쏠린다. ⓒ대웅제약 대웅제약과 메디톡스가 최근 각각 선임한 전문가의 균주 출처 분석자료를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에 제출했는데, 결론이 완벽하게 달라 ITC가 누구 손을 들어줄지 관심이 쏠린다. ⓒ대웅제약

대웅제약과 메디톡스가 최근 각각 선임한 전문가의 균주 출처 분석자료를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에 제출했는데, 결론이 완벽하게 달라 ITC가 누구 손을 들어줄지 관심이 쏠린다.

대웅과 메디톡스는 지난 7월 ITC 재판부의 결정으로 양사의 균주를 각사가 선임한 전문가에게 제공해 감정시험을 진행했으며, 최근 관련 보고서 제출을 완료했다. 메디톡스의 보고서는 지난달 20일, 대웅제약 측 전문가의 반박 보고서는 이달 11일 제출된 것으로 알려졌다.

먼저 메디톡스가 공개한 폴 카임 교수의 ITC 제출 보고서에는 대웅제약의 보툴리눔 균주와 메디톡스의 보툴리눔 균주가 같은 기원을 갖고 있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특히 전체 유전체 염기서열을 분석한 결과 다른 보툴리눔 균주에 비해 두 회사의 균주가 일치하는 특성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봤다.

이는 대웅제약이 메디톡스의 균주를 훔쳤다는 메디톡스 측의 주장에 힘을 실어주는 분석이다.

메디톡스 관계자는 “폴 카임 교수의 보고서를 통해 대웅제약의 균주 도용 혐의가 확인된 만큼 ITC를 통해 진실이 밝혀지길 기대하고 있다”며 “보고서 전체를 공개하면 간단할 일을 대웅 측에서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같은 날 대웅제약은 메디톡스의 주장과 완전히 상반된 입장을 내놨다. 메디톡스의 유전자 분석 방법이 부분적인 결과만 나타내 적절하지 않으며, 오히려 전체 유전자 서열분석을 비교하면 다양한 부분에서 두 회사의 균주의 차이점이 확실히 드러난다고 주장했다.

대웅제약은 특히 16s rRNA 유전자 염기서열 차이를 결정적인 근거로 들었는데, 진화가 느리게 진행되는 이 유전자의 특성상 차이가 날 경우 두 균주를 같은 균으로 볼 수 없다는 것이다.

균주 전쟁의 핵심인 포자 형성 여부에서도 두 회사는 팽팽한 입장 차이를 보였다. 앞서 대웅제약은 자사의 균주에서 포자가 형성됐다며 포자를 형성하지 않은 메디톡스와 다른 균주임을 증명했다고 밝혔다.

그러자 메디톡스는 포자를 형성한 균주는 이례적인 실험조건에서 발생한 결과라며 대웅제약이 자신들이 유리한 정보만을 대중에 공개한다고 비난했다.

양사 보고서가 모두 제출됨에 따라 ITC 재판부는 이르면 이달 말 재판을 시작하게 되며, ITC 최종결론은 내년 10월에 나올 전망이다. ITC 소송 보고서 제출로 균주를 둘러싼 진실이 어느 정도 윤곽을 드러내면서 4년을 끌어온 논란에 종지부를 찍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업계에서는 소모적인 소송전으로 양사 모두에게 피해가 갈뿐 아니라 한국바이오산업에 대한 신뢰도도 떨어뜨릴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ITC가 내년 최종 판결에서 누구 손을 들어주느냐에 따라 진 업체는 상당한 치명상을 입을 전망이다. 미국 내 판로가 사실상 막히는 게 불가피하고, 손해배상 청구 등으로 회사의 근간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양사가 합의를 보기엔 이미 강을 건넜고 한 치도 양보할 수 없는 사안인 건 분명하지만, 이미 제품이 출시된 상황에서 생산적인 분쟁은 아니다”며 “대웅제약과 메디톡스 모두 중국과 유럽 진출도 앞두고 있는데 누구도 승자가 아닌 소모전이라는 시각이 대다수”라고 말했다.

이은정 기자 (eu@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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