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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 불균형' 공포 외면하는 靑…우리 미사일 전력이 앞선다?


입력 2019.08.13 04:00 수정 2019.08.13 07:21        이배운 기자

핵미사일, 한발만 놓쳐도 패망…'100% 요격' 자신 못하면 소용없어

전문가 "서울에 핵 떨어질 가능성 10% 두고 北협박 불복할 자신있나"

"핵무기 없이 핵 대응할 방법 없어…유일한 방법은 핵균형 확보"

핵미사일, 한발만 놓쳐도 패망…'100% 요격' 자신 못하면 소용없어
전문가 "서울에 핵 떨어질 가능성 10% 두고 北협박 불복할 자신있나"
"핵무기 없이 핵 대응할 방법 없어…유일한 방법은 핵균형 확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SLBM 탑재가 가능한것으로 추정되는 신형 잠수함을 시찰하고 있다. ⓒ조선중앙통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SLBM 탑재가 가능한것으로 추정되는 신형 잠수함을 시찰하고 있다. ⓒ조선중앙통신

청와대는 최근 북한의 잇단 미사일 발사에 따른 안보 우려에 대해 '우리 미사일 전력이 앞서고 있다'며 진화를 시도했다.

북한은 핵무기(핵탄두)를 보유했다는 사실 자체로 위협을 가할 수 있지만, 남한은 이에 맞대응할 카드가 없는 '핵 불균형' 문제를 외면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된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지난 12일 기자들과 만나 "현재 북한에서 실험하는 정도의 무기는 우리도 다 갖추고 있다. 오히려 그보다 몇 단계 나아가고 있다"며 "우리 군이 현재 운용 중인 패트리엇 체계 중심으로 단거리 탄도미사일 위협에 대해서는 명확히 대응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계속 변화하는 위협들에 대응하기 위해 우리도 지속적으로 보강해가고 있다"면서 "현재 국방비 예산은 46조7000억원으로, 정부 들어섰을 때 당시 국방 예산 40조3000억원에 비해 꽤 많이 증가했다"며 국방예산 증액을 강조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북한의 고도화된 핵전력을 재래식 전력만으로 대응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한다. 핵무기는 화력이 막강한 탓에 단 한발만 요격에 실패해도 국가의 패망으로 직결되며, 현재 한국의 군사력은 이같은 '공포'를 해소하기엔 역부족이라는 것이다.

함동참모본부와 정부는 최근 잇따라 발사된 북한의 발사체를 분석하는데 혼선을 드러내며 방어태세에 대한 국민적 불신을 야기했다. 또 북한은 변칙 비행이 가능한 '북한판 이스칸데르' 미사일과 신형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탑재 잠수함 등 고도화된 기술력을 과시했고, 이는 미국의 방어망까지 흔들 수 있다는 관측마저 나온다.

아울러 산악 지형에 은폐했다가 기습 발사가 가능한 이동식발사대 확대 배치, 발사시간을 단축하는 고체연료 사용은 우리 군의 완벽한 선제대응 성공 가능성을 좁히고 있다. 남북 거리가 가까운 탓에 핵미사일 비행시간이 짧다는 점도 요격 성공률에 대한 의구심을 꾸준히 증폭시켜온 부분이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10일 신형 발사체 시험사격에 참관하고있다. ⓒ노동신문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10일 신형 발사체 시험사격에 참관하고있다. ⓒ노동신문

이같은 남북 '핵 불균형' 확대는 남한의 대북 외교안보 열세를 고착화 시키고, 장기적으로는 북한의 협박·강요에 응할 수 밖에 없는 처지로 만든다는 지적이다. 북한이 실제로 핵을 발사하느냐 여부와 관계없이 남한은 주도권을 내줄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학계 한 관계자는 "핵미사일이 주는 공포는 엄청나고 위력에 대해서 그 누구도 의심하지 않는다"며 "서울에 핵이 떨어질 가능성이 아무리 낮게 잡아도 10%라고 칠 경우, 정말로 정부와 국민들이 북한의 협박을 무시하고 대항할 수 있겠냐"고 꼬집었다.

북한이 다가올 북미협상에서 '완전한 비핵화'에 응하는것이 최선의 시나리오지만 그간의 행보에 비쳐 이같은 결과를 낙관하기는 어려운 모양새다. 나아가 미국은 동맹의 안전을 등한시하는 태도까지 보이면서 '핵동결' '핵군축' 협상이 현실화될 수 있다는 우려는 점점더 커지는 상황이다.

이에 전문가들은 남한도 똑같이 핵무기를 도입해 북한과 '핵 균형'을 이루는 것이 시급하다고 조언한다. '우리에게 핵을 쏘면 나도 죽고 너도 죽는다'는 공포의 균형을 이뤄 핵공격 의지를 근본적으로 억제한다는 것이다.

현재로서는 핵보다 강력한 재래식 전력이 존재하지 않는 탓에 똑같이 핵을 보유하는 것이 공포의 균형을 이루는 최선의 방법으로 꼽힌다.

박휘락 국민대 정치대학원 교수는 12일 자유한국당 주최로 열린 한국형 핵전략 토론회에서 "핵무기 없이 핵무기에 대응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며 "유일하게 우리를 지킬 방법은 핵균형으로, 미국의 핵무기라도 갖다 놓는 수 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이배운 기자 (lbw@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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