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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투 무용론? 답 기다려지는 류현진 다음 등판


입력 2019.05.08 19:18 수정 2019.05.09 09:34        데일리안 스포츠 = 김윤일 기자

애틀랜타전 9이닝 4피안타 무사사구 완봉승

최근 완투 투수 사라지는 추세, 완봉 후 부진

애틀랜타전 9이닝 완봉승을 따낸 류현진. ⓒ 게티이미지 애틀랜타전 9이닝 완봉승을 따낸 류현진. ⓒ 게티이미지

완투형 투수가 실종된 최근 메이저리그에서 류현진이 완봉승이라는 값진 기록을 작성했다.

류현진은 8일(한국시각), 다저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9 메이저리그’ 애틀랜타와의 홈경기에 선발 등판해 9이닝을 홀로 책임지며 4피안타 무실점으로 경기를 끝냈다.

류현진의 완봉승은 데뷔 첫 해였던 지난 2013년 5월 29일 LA 에인절스전 이후 6년 만이다. 당시 류현진은 9이닝 2피안타 7탈삼진으로 완벽한 모습을 선보인 바 있다.

경기 초반부터 투구 수를 효과적으로 관리한 류현진은 천적인 프리드먼까지 손쉽게 제압하면서 이닝을 쌓아갔다. 여기에 3홈런을 터뜨린 저스틴 터너 등 타자들의 화끈한 지원 사격까지 이뤄지며 완봉승의 기대감을 키웠다.

위기도 있었다. 5회까지 퍼펙트 행진을 펼치던 류현진은 6회초 플라워스에게 이날 첫 안타를 허용했다. 7회에는 2사 2루 위기서 우전 적시타를 허용하는 듯 했으나 우익수 코디 벨린저가 환상적인 캐치로 류현진의 실점을 막았다.

류현진은 8회말 무사 만루 찬스 때에도 타석에 들어서 9회 등판을 예고했다. 그리고 등판한 9회, 깜짝 2루타를 허용했으나 후속 타자를 처리하면서 다저 스타디움 홈팬들로부터 기립박수를 받았다.

최근 메이저리그는 완투형 투수가 사라지고 있음이 뚜렷하다. 물론 선수들의 기량 문제는 아니다. 한 경기서 너무 많은 공을 던지면 부상 등의 후유증이 찾아온다는 분석에 의한 조치다.

실제로 메이저리그는 2015년까지 매년 100회 이상의 완투 투수를 배출해냈다. 이들 중 절반 정도가 실점없이 경기를 마친 완봉승으로 이어졌고, 경기의 시작과 끝을 책임지는 것을 하나의 미덕으로 여겼다.

후유증은 상당했다. 완투를 하려면 아무래도 100개 이상의 공을 던지는 게 일반적인데 이 경우 부상 위험에 노출된다는 분석이 쏟아졌다. 이를 토대로 각 구단들은 투수들에게 한 경기를 오롯이 맡기기보다는 철저한 분업으로 부상 방지에 힘을 쏟는 모습이다.

이와 같은 조치는 수치로 나타난다. 메이저리그는 2016년 처음으로 완투 횟수가 두 자릿수(83회)를 기록했고, 2017년에는 57회, 그리고 지난해에는 42회에 그쳤다. 즉, 한 팀에서 완투 투수가 1명 정도 나오는 수준까지 감소했다.

올 시즌도 감소 추세다. 류현진의 완투는 메이저리그 전체 투수들 중 5번째인데 이대로 가게 될 경우 30회 이하로 기록될 가능성이 무척 높다. 특히 코칭스태프들이 많은 이닝 소화를 주문하지 않으며, 선수들 역시 롱런을 위해 정해진 투구수만 던지는 경우가 허다하다.

올 시즌 완봉승 따낸 투수들의 다음 등판 성적. ⓒ 데일리안 스포츠 올 시즌 완봉승 따낸 투수들의 다음 등판 성적. ⓒ 데일리안 스포츠

특이점은 올 시즌 완봉을 따낸 투수들에게 당장 나타난다. 앞서 완봉승을 따낸 노아 신더가드(뉴욕 메츠)와 마이크 마이너(텍사스), 저먼 마르케즈(콜로라도)는 비교적 효율적인 100개 초반의 투구수를 기록했다.

하지만 이들은 다음 등판에서 대량 실점하며 부진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투구수 외에 많은 이닝 소화가 독이 된 셈이다.

나머지 2명은 추후 등판을 지켜봐야 한다. 81개의 공으로 완봉을 따낸 카일 헨드릭스(시카고 컵스)와 류현진과 같은 날 노히트노런의 대기록을 위해 131개의 공을 뿌린 마이크 피어스(오클랜드)가 그들이다. 여기에 류현진까지 합류한다.

류현진은 이번 완봉을 위해 93개의 공을 필요로 했다. 앞서 부진했던 3명의 투수들보다 약 10개 정도 덜 던진 류현진이다. 과연 류현진이 최근 대세가 된 ‘완투 무용론’에 어떤 답을 줄지 다음 등판이 기대되고 있다.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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