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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양호 별세, 한진 거버넌스 ‘대충돌’ 일촉즉발


입력 2019.04.08 17:14 수정 2019.04.09 08:13        백서원 기자

조 회장 일가 상속세 2000억원 육박, 지배구조 개편 가속화 전망

증권가 “변수는 2대 주주 KCGI…최대주주 위치 위협 받을 것”

조 회장 일가 상속세 2000억원 육박, 지배구조 개편 가속화 전망
증권가 “변수는 2대 주주 KCGI…최대주주 위치 위협 받을 것”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별세로 지배구조와 상속세 납부 문제에 시장의 관심이 집중됐다. 그룹 지주사인 한진칼 지분을 상속하는 방식에 따라 그룹 경영권도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2대주주로 오른 강성부 펀드(KCGI)가 변수가 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한진그룹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별세로 지배구조와 상속세 납부 문제에 시장의 관심이 집중됐다. 그룹 지주사인 한진칼 지분을 상속하는 방식에 따라 그룹 경영권도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2대주주로 오른 강성부 펀드(KCGI)가 변수가 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한진그룹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별세로 지배구조와 상속세 납부 문제에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그룹 지주사인 한진칼 지분을 상속하는 방식에 따라 그룹 경영권도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이와 관련해 2대주주로 오른 강성부 펀드(KCGI)의 동향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8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한진칼의 개인 최대주주는 지분 17.84%를 가진 조 회장이다. 조 회장은 한진칼을 통해 그룹을 지배하고 있다. 이어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2.34%)과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2.31%),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2.30%) 등도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이 외에 정석인하학원 2.14%, 정석물류학술재단 1.08% 등 특수관계인의 지분까지 합하면 28.95%다.

조 회장의 주식을 삼남매가 상속받으면 상속세율 50%에 특별관계자 상속에 따른 할증이 20%~30% 정도 적용된다. 이를 납부할 경우 삼남매가 확보할 수 있는 지분은 14%대에 그친다. 조 회장은 대한항공(보통주 0.01%, 우선주 2.40%)과 한진(6.87%) 등의 지분도 가졌지만 상속세를 납부하게 되면 결국 추가로 확보할 수 있는 지분은 한정적이라는 분석이다.

박광래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조양호 회장이 가진 유가증권 가치는 약 3454억원으로 추정된다”며 “상속세율 50%를 적용하면 조 회장 일가가 납부해야 하는 상속세는 1727억원 수준”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나 조 회장 일가는 갑질 논란에 휩싸이며 싸이버스카이와 유니컨버스를 통한 승계 자금 마련 작업에 차질이 빚어진 상태다. 증권가는 조원태 사장이 주식담보대출이나 배당 등을 통해 상속 자금을 마련할 것으로 보고 있다. 문제는 상속세를 현물로 납부할 만한 자금 여력을 가졌는지에 대한 시장의 의구심이다.

강성진 KB증권 연구원은 “한진칼은 2018년 이익에 대해 179억원을 배당하기로 했다”며 “작년 말 조 회장과 세 자녀의 합산 한진칼 지분율(24.8%)을 고려하면 한진칼 배당금만으로 상속세를 납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판단했다. 강 연구원은 한진칼 배당보다 상속인이 기존에 갖고 있던 자산에 의존해 상속세를 납부해야 할 가능성이 크다고 짚었다.

업계는 특히 한진의 경영 승계 관건으로 2대 주주인 KCGI를 주목하고 있다. KCGI는 최근 한진칼 주식을 추가로 장내매수해 804만2835주(13.47%)를 보유하고 있다고 공시했다.

이 행동주의 펀드는 지난 달 말 주주총회에서 정관 변경이나 감사 선임 등 지배구조 개편에 도전했다가 실패했다. KCGI는 앞으로도 지배구조 개편을 시도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앞으로 한진칼의 지분을 추가 확보할 경우, 그룹에 미칠 영향력은 더욱 커지게 된다.

현재 한진칼의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 지분율은 20.03%, KCGI 및 국민연금공단의 합산지분율은 20.81%다.

송치호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상속세 관련 할증 및 실제 세금납부를 위한 현금 조달 여부 등의 대응책과 관계없이, 단순 지분 기준으로도 최대주주위치를 위협받을 수 있는 구조”라고 말했다. 다만 지분구조 취약성이 존재했던 한진 및 한진칼의 지난 주총에서 원만하게 사측 제안안건이 통과되었던 점을 감안하면, 잠재적인 우호주주는 일정부분 존재할 것이라는 판단이다.

강 연구원도 “조 회장 사망이 아니더라도 KCGI 측은 한진칼 지분 취득으로 한진칼 경영에 영향력을 강화할 수 있는 상황”이라며 “조 회장 보유 지분 상속과정이 순조롭게 이뤄지지 않으면 KCGI 측 영향력이 더욱 빠르게 강화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업계에서는 조 회장의 보유주식 상속 과정을 통해 한진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이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일각에서는 상속 포기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박 연구원은 “여론으로부터의 공격에 지쳐 상속을 아예 포기하는 경우도 배제할 수는 없다”며 “주요 주주들과의 빅딜을 통해 일가들은 임원 자리를 유지하면서 회사를 전문경영인에게 넘겨줄 가능성도 있다”고 했다.

백서원 기자 (sw10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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