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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들 잇따른 대규모 지속가능채권 발행 왜


입력 2019.03.23 06:00 수정 2019.03.23 06:11        부광우 기자

기업·우리·국민銀 등 올해만 1조원 넘어

브랜드 가치 향상·자본 확충 '일석이조'

기업·우리·국민銀 등 올해만 1조원 넘어
브랜드 가치 향상·자본 확충 '일석이조'


국내 은행들의 대규모 지속가능채권 발행이 이어지고 있다.사회공헌에 기여한다는 지속가능채권의 성격을 통해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데다, 자금 수혈 역할도 톡톡히 할 수 있다는 일석이조의 장점에 주목한 전략으로 풀이된다.ⓒ게티이미지뱅크 국내 은행들의 대규모 지속가능채권 발행이 이어지고 있다.사회공헌에 기여한다는 지속가능채권의 성격을 통해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데다, 자금 수혈 역할도 톡톡히 할 수 있다는 일석이조의 장점에 주목한 전략으로 풀이된다.ⓒ게티이미지뱅크

국내 은행들의 대규모 지속가능채권 발행이 이어지고 있다. 올해 들어서만 그 규모가 1조원을 넘길 정도다. 사회공헌에 기여한다는 지속가능채권의 성격을 통해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데다, 자금 수혈 역할도 톡톡히 할 수 있다는 일석이조의 장점에 주목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달 IBK기업은행은 3000억원 규모의 지속가능채권 발행에 성공했다. 이번에 발행한 채권은 만기 3년에 발행금리는 연 1.93%의 고정금리다. 기업은행은 이 채권을 통해 조달한 자금을 중소기업 지원, 특히 창업기업 지원에 사용할 계획이다.

앞서 우리은행도 같은 달 2000억원의 원화 지속가능채권을 발행했다. 국내 주요 기관투자자들을 대상으로 5년 만기, 연 2.04%의 고정금리가 적용됐다. 특히 국내 시중은행들 가운데 최초의 원화 지속가능채권 발행이라는 점에서 눈길을 끌었다.

KB국민은행 역시 지난 1월 말 4억5000만달러에 달하는 10년 만기 후순위 지속가능채권 발행에 성공했다. 이는 2001년 통합 국민은행 출범 이후 처음으로 이뤄진 외화 후순위채권 발행이다. 국내에서 지속가능채권 형태로 발행한 최초의 외화 후순위채권이기도 했다. 발행금리는 미국국채 10년물 금리에 187.5베이시스포인트(bp·1bp=0.01%포인트)를 가산한 수준으로, 쿠폰금리 4.5%이며, 싱가포르 거래소에 상장된다.

이처럼 은행들이 저마다 지속가능채권 발행에 나서는 이유로는 우선 공익적 기능이 꼽힌다. 지속가능채권은 사회 취약계층과 일자리 창출 지원 및 신재생 에너지 개발과 환경 개선사업 지원을 위해 발행하는 특수 목적 채권이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지난해 7월 국내 최초로 외화 소셜본드를 발행하는 등 지속가능 금융을 선제적으로 도입했다"며 "앞으로도 정책금융기관으로서 사회적 금융 실현을 위한 다양한 방법을 모색하겠다"고 전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우리금융지주 출범과 함께 국내외 사회공헌활동을 활발히 전개하고 있는 상황에서, 지속가능채권 발행은 우리 사회의 지속가능한 성장에 대한 적극적 관심과 노력을 반영했다는데 의의가 있다"며 "앞으로도 지속가능채권 발행으로 금융의 사회적 책임을 실천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지속가능채권을 통해 공신력을 높일 수 있다는 측면도 은행들에게 매력적인 부분이다. 해당 채권을 발행하려면 국제 인증절차를 거쳐 외부기관으로부터 검증보고서를 취득해야 해야 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속가능채권 발행 이전 기업은행은 국제자본시장협회(ICMA)가 제정한 관련 가이드라인에 맞는 관리체계를 구축하고, 외부 검증기관으로부터 이에 대한 검증보고서를 취득했다. 우리은행 역시 같은 기관의 규정에 부합하는 내부 관리체계를 갖추고, 네덜란드의 글로벌 컨설팅 업체인 서스테이널리틱스로부터 검증을 받았다.

대량의 자금 조달 통로가 되고 있다는 점도 은행들이 지속가능채권에 주의를 기울이는 배경이 되고 있다. 특히 지난해부터 금융사의 재무적 부담을 늘리는 새 회계기준(IFRS9)이 시행되면서 자본 확충 수요가 커진 상황이라는 점은 은행들의 채권 발행 수요를 키우는 대목이다.

IFRS9 시행으로 인한 금융사들의 재무적 부담 확대는 불가피한 측면이 강하다. IFRS9의 골자는 미래의 손실을 미리 추산해 이에 대비하라는 내용인데, 이러면 막대한 충당금을 새로 쌓아야해서다. 이렇게 대손충당금을 추가 적립하다 보면 금융사의 수익성에도 악영향이 미칠 수밖에 없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지속가능채권 발행을 통해 자본 확충을 위한 새로운 조달원 확보와 사회적책임투자자를 포함한 투자자 다변화에 성공했다"며 "이번에 조달된 자금을 지난해 9월 제정한 지속가능 금융 관리체계에 해당하는 친환경 및 사회문제 해결을 목적으로 운용하고 관련 차입금 상환 등에 사용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부광우 기자 (boo073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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