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똑똑해진 투자자들…경협株 ‘옥석가리기’


입력 2018.09.22 06:00 수정 2018.09.22 06:55        김지수 기자

1, 2차 회담 직후 '묻지마 투자'로 기대감 선반영

미국으로 넘어간 공…전문가 "건설업, 철도株 주목"

9월 평양공동선언에 연내 철도와 도로 연결을 위한 착공식을 적시하는 등 남북경협에 대한 구체적 내용이 포함됐지만 경협주는 과거 1, 2차 회담 당시 급등한 점과 비교해서는 소폭 상승하는 데 그쳤다. 전문가들은 경협 기대감이 주가에 선반영됐고, 미국이라는 변수도 남아있다고 분석했다.(자료사진) ⓒ게티이미지뱅크 9월 평양공동선언에 연내 철도와 도로 연결을 위한 착공식을 적시하는 등 남북경협에 대한 구체적 내용이 포함됐지만 경협주는 과거 1, 2차 회담 당시 급등한 점과 비교해서는 소폭 상승하는 데 그쳤다. 전문가들은 경협 기대감이 주가에 선반영됐고, 미국이라는 변수도 남아있다고 분석했다.(자료사진) ⓒ게티이미지뱅크

3차 남북정상회담 결과 채택된 9월 평양공동선언에 연내 철도와 도로 연결을 위한 착공식을 명시하는 등 남북경협에 대한 내용이 담겼지만 경협주는 소폭 반등하는 데 그치는 모습이다. 과거 1, 2차 회담때보다 구체적이고 실현가능한 경협 내용이 적시됐지만 경협주에 대한 ‘학습효과’와 기대감이 선반영됐고, 향후 미국의 역할에 따라 실질적 경협 여부가 갈릴 수 있어 상승폭이 제한적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경협 수혜주들에 대한 옥석가리기가 더욱 중요해진 시점이다.

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유가증권시장에서 건설업과 철감금속 지수는 전일대비 각각 1.60%, 1.67%씩 올라 코스피지수 상승폭 0.68%를 웃돌았다.

건설업종내 남북경협 관련 종목 중에서는 현대건설, 남광토건, 삼부토건, 한라, 서희건설 등이 각각 2.62%, 3.64%, 1.43%, 7.46%, 2.33%씩 올랐지만 1, 2차 회담 직후 연고점을 찍었을 때보다는 최대 44%까지 주가가 빠졌다.

이날 현대로템, 대아티아이, 에스트래픽 등 철도관련주는 각각 6.92%, 2.30%, 2.53%씩 올랐으나 1차 회담 직후 찍었던 연고점에 비해서는 28.68%, 26.95%, 39.10%씩 주가가 빠졌다.

하인환 SK증권 연구원은 9월 평양공동선언 발표 직후 경협주들이 빠르게 상승하다가 이내 상승폭을 모두 반납한 후 하락 마감한 점에 주목했다.

그는 “SK증권에서 남북 경협주로 분류한 44개 종목 중에서 19일 상승마감한 종목은 3종목에 불과했고, 전체 종목의 평균 수익률 또한 -3.8%에 그쳤다”고 말했다.

하 연구원은 “44개 종목의 시총 합계가 연초 대비 63% 증가했다”면서 "남북경협에 대한 기대감이 주가에 상당 부분 반영돼 있다"고 분석했다.

1, 2차 회담 당시 남북경협에 대한 막연함 기대감으로 경협 수혜주에 대한 ‘묻지마’투자가 이어졌다면 경협이 가시화하지 않은 점을 학습하면서 경협관련주들을 놓고 ‘옥석가리기’가 시작된 것이다.

실질적인 남북경협 재개를 위해서는 미국의 역할이 중요해진만큼 경협주의 급등세가 주춤했다는 분석도 있다. 남북 정상이 합의한 공동선언문에 ‘미국이 6.12 북미공동성명 정신에 따른 상응조치’를 선제조건으로 못박음에 따라 북미관계에서 노이즈가 발생할 경우 다시 한번 경협 기대감이 꺾일 수 있기 때문이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지금까지 남북경협에 대한 기대감은 증시와 주가에 상당부분 반영됐고 앞으로는 미국과 북한 간의 의견 조율과 UN의 대북제재 완화를 통해 실질적인 북미관계 개선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이런 가운데 채성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향후 건설업종이 근본적인 경협 수혜주가 될 것으로 보고, 건설업종의 ‘비중확대’를 제시했다.

채 연구원은 “4대그룹 회장단이 방북단에 포함되면서 경협에 대한 실질적 기대감과 구체성이 높아지는 만큼, 실질적인 수혜를 논해야 할 시점”이라고 언급하며 이같이 밝혔다.

하나금융투자에 따르면 북한의 토지는 국유이며, 현재로서는 북한 자체적으로 발주할 자금이 부족해 결국 투자비용 대부분은 남한의 공공 혹은 민간이 주체가 되어 부담하게 될 것이다.

과거 개성공단 1단계 100만평 시범사업에서 한국 측 파트너인 현대아산과 LH는 평당 일정액의 사용료를 북한정부에게 지불, 총 50년을 임대한 바 있다. 당시 LH는 평당 약 70만원의 공사비인 총 7000억원을 들여 정돈된 공단부지 100만평을 확보했다.

건설업의 경우 발주처가 남한기업 또는 공공으로 매우 안정적이며, 조성된 토지를 분양받는 민간기업이라면 원가 이하로 분양받을 수 있기 때문에 자금처에 상관없이 수혜라는 설명이다.

채 연구원은 “남한에서 LH의 부담을 덜어 줄 HDC현대산업개발, 태영건설 등 도시개발 디벨로퍼의 성장이 필요한 시기”라고 진단했다.

한편 나승두 SK증권 연구원은 “남북 경협의 1순위는 철도”라며 “개성부터 신의주까지를 연결하는 경의선이 가장 큰 역할을 할 것으로 판단되는데 이미 시범운행까지 마친 구간이며, 개성공단을 지나는 노선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나 연구원은 다원시스, 에코마이스터, 에스트래픽 등을 철도 관련 수혜주로 꼽았다.

김지수 기자 (jskimm@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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