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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영무 국방장관 결국 경질…‘왜?’


입력 2018.08.30 17:14 수정 2018.08.30 19:08        이배운 기자

잇단 말실수·강경태도로 여론 악화…文, 유임 부담 느낀듯

계엄령문건 방치논란, 기무사 대령 하극상 ‘치명타’

송영무 국방부 장관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송영무 국방부 장관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경질·유임 전망이 엇갈렸던 송영무 국방부 장관이 결국 개각의 칼날을 피하지 못했다. 잦은 말실수에 정부 기조와 어긋나는 듯한 강경태도가 유임 결정에 부담을 준 모양새다.

문재인 대통령은 30일 정부 2기 내각을 위한 개각을 단행하면서 송 장관을 경질하고 후임자로 정경두 합동참모본부 의장을 지명했다.

송 장관은 임기동안 잦은 발언 실수로 논란을 빚었다. 송 장관은 지난달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마린온 사고 유족들이 분노한 이유를 묻는 질문에 “의전 등의 문제에 있어 흡족하지 못했기 때문에 짜증이 나신 것 아니냐”고 발언해 큰 파장을 일으켰다.

그는 또 지난 9일 개최된 성고충전문상담관 간담회에서 군조직 내 성폭력 근절을 지시하면서 “여성들이 행동거지라든지 말하는 것을 조심해야 한다”고 말해 구설수에 올랐다.

지난해 11월 군 장병들을 위로하는 자리에서는 “식사 전 얘기와 미니스커트는 짧으면 짧을수록 좋다”는 발언도 재조명되면서 여성운동계는 군 문화를 개혁하는 인물로서 부적합하다는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또 송 장관은 문 대통령의 핵심 측근이자 자문위원인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 특보와 대북 정책론을 둘러싸고 크고 작은 설전을 벌여왔다.

이에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 수석은 “국무위원으로서 적절하지 않은 표현과 조율되지 않은 발언으로 정책적 혼선을 야기한 점을 엄중 주의 조치했다”며 송 장관에 주의를 주기도 했다.

송영무 국방부 장관(왼쪽)과 문재인 대통령 ⓒ데일리안 송영무 국방부 장관(왼쪽)과 문재인 대통령 ⓒ데일리안

기무사 계엄문건을 보고받고도 4개월 간 방치했다는 논란도 송 장관의 거취를 흔들었다. 그는 ‘정무적 판단’에 따라 정식 보고를 미뤘다고 해명했지만 사안의 중요성을 인지하지 못했다는 비판의 화살을 피하지 못했다. 설상가상으로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관련 문제로 민병삼 기무사 대령과 ‘입씨름’을 벌이면서 리더십에도 큰 흠집을 입었다.

이처럼 잦은 구설수에도 불구하고 송 장관의 유임 전망이 엇갈린 이유는 국방개혁의 유일한 적임자라는 평가가 굳건했기 때문이다. 송 장관은 비(非)육군 출신 인사로 군내 육군사관학교 중심 문화를 철폐를 주도할 수 있는 인물로 꼽히는 데다 문 대통령의 신임도 남다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정부 2기 개각 발표가 이뤄지기 직전까지 정부는 송 장관의 유임에 무게를 뒀지만 막판에 교체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전해진다. 송 장관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이 형성된 상황에서 유임을 강행하는 것에 부담을 느낀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한편 정경두 신임 국방부 장관 내정자는 공군사관학교 30기로 이양호 전 장관(1994∼1996년) 이후 24년 만에 공군 출신 장관이다. 해군 출신인 송 장관에 이어 공군 출신을 임명한 것은 육군 출신 장관으로는 국방개혁에 한계가 있다는 문 대통령의 의중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송 장관 후임자에 대한 인사청문회의 문턱이 높을 것으로 관측했지만 지난해 정경두 내정자가 합참의장 청문회도 논란 없이 매끄럽게 통과한 점에 미뤄 장관 청문회도 무난하게 통과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배운 기자 (lbw@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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