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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조업 대신 임대업에 돈 빌려준 시중은행…7년 간 '생산유발' 8.3%p ↓


입력 2018.04.15 12:00 수정 2018.04.14 19:43        배근미 기자

금감원, 15일 국내은행의 생산적 자금공급 현황 발표

리스크 회피 경향에…담보대출·부동산업 ↑·제조업 ↓

기업대출 중 담보대출 비중 ⓒ금융감독원 기업대출 중 담보대출 비중 ⓒ금융감독원

기업에 대한 자금공급 확대를 통해 경제 활성화에 마중물 역할을 해야 할 시중은행들이 기업대출을 외면하는 대신 주택담보대출 등 여전히 '손쉬운 대출'에만 치중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5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은행의 생산적 자금공급 현황에 따르면 국내 시중은행들의 총대출 대비 기업대출 비중은 지난해 말 46.7% 수준으로 2013년 말(49.5%) 이후 꾸준히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개인사업자를 제외한 법인 기업대출 비중의 경우 지난 2010년 기준 34.3%에서 지난해 26.3%를 기록하는 등 7년만에 8%p 하락한 것으로 집계됐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은행들의 리스크 회피 경향이 심화되면서 담보대출 비중 또한 급증했다. 금감원에 따르면 지난 2010년 48.3% 수준이던 담보대출 비중은 2017년 말 기준 65.2%로 17% 가량 급증했다. 특히 이중에서도 중소기업들의 담보대출은 지난 2010년 54.1% 수준에서 2017년 말 71.2%까지 치솟았다.

기업대출 가운데서도 제조업의 경우 하락세를 보인 반면 부동산업 대출은 급증했다. 지난 2010년 당시 30.9%를 차지했던 제조업 대출 비중은 2017년 말 29.4%로 하락세를 나타냈으나 서비스업 비중은 7년 간에 걸쳐 5.4%p 상승하는 등 대출 증가세를 보였다. 특히 이중에서도 부동산업 비중은 2010년 17% 수준에서 2017년 25.1%로 8.1%p 상승하며 뚜렷한 증가세를 나타냈다.

은행들이 이처럼 기업대출 비중을 줄이면서 생산적 자금공급 역할이 예전에 비해 더욱 미흡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금감원에 따르면 생산유발을 기준으로 한 총대출 대비 생산적대출 비중은 지난 2010년 45.4%를 기록한 이후 급격히 하락해 지난해 말 37.1%까지 떨어진 것으로 조사됐다.

일자리창출 기준으로 보더라도 지난 2012년 말까지 44%대를 유지하던 생산적대출 비중은 2013년을 기점으로 급락해 2017년 말 37.8%의 감소세를 나타냈다. 이는 2013년 말 이후 고용 창출효과가 큰 건설업 등 대출이 감소한 대신 고용 창출효과가 작은 부동산업 대출이 대폭 증가한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은행들의 리스크 회피 경향이 심화됨에 따라 신용대출액 역시 지난 2015년 218조3000억원 규모에서 200조원(198조1000억원) 아래로 떨어졌다.

감독당국은 기업부문에 대한 이같은 은행들의 자금공급 기능 약화가 지난 2014년 이후 기업구조조정 본격화, 가계대출 규제 완화 등의 영향으로 안전자산 위주의 여신정책 변경 기조에 따른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실제로 일부 은행의 경우 주담대 증가율(A은행)과 부동산업 대출 증가율(B은행)이 각각 440%, 195% 급증하는가 하면 지난 2010년 당시 35조5000억원을 기록했던 신용대출액이 2017년 말 기준 25.8% 급락(C은행)하는 등 시중은행들이 저금리 기조 속 안정적인 수익 창출을 위해 가계·담보대출, 부동산업을 중심으로 한 자영업대출 등에만 치중하면서 실물지원이라는 금융 본연의 역할에 미흡한 것으로 평가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BIS비율 산정 시 주담대 위험가중치 확대와 가계·기업대출 예대율 가중치 차등화 등 '생산적 금융을 위한 자본규제 등 개편방안'의 세부 이행과제를 차질없이 추진해 나갈 예정"이라며 "은행의 생산적 자금공급 현황을 면밀히 점검하는 한편 개별 은행별 현황을 평가하고 공개하는 등 생산적 금융 활성화 노력을 적극 유도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배근미 기자 (athena3507@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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