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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자위원장 뜻밖 공백…우리은행 지주사 전환 영향 받나


입력 2018.03.08 06:00 수정 2018.03.08 16:39        이미경 기자

우리은행 지주사 전한 급제동…구조조정 이슈산적

갑작스러운 공자위원장 사퇴도 변수…후임정해야

손태승 우리은행장은 올해가 지주사 전환 적기라며 올초부터 강하게 드라이브를 걸 것을 예고했지만 지주사 전환 추진은 여전히 감감무소식이다.ⓒ우리은행 손태승 우리은행장은 올해가 지주사 전환 적기라며 올초부터 강하게 드라이브를 걸 것을 예고했지만 지주사 전환 추진은 여전히 감감무소식이다.ⓒ우리은행

우리은행의 지주회사 전환 이슈가 다시 후순위로 밀릴 조짐이다.

손태승 우리은행장은 올초부터 지주사 전환에 강한 드라이브를 걸 것을 예고했지만 지주사 전환 추진은 커녕 삽조차 뜨지 못하고 있다. 연내 지주사 전환을 마무리하려면 이달 말까지 지주사 전환을 위한 예비인가 승인신청이 이뤄져야하는데 여전히 감감무소식이다.

게다가 정부와의 협의를 통해 예금보험공사의 잔여 지분 매각과 지주사 전환에 속도를 내야할 박경서 공적자금관리위원장이 갑작스럽게 사퇴했다. 때문에 가뜩이나 지지부진한 우리은행 지주사 전환이 올해는 물건너간 것이 아니냐는 자조섞인 목소리마저 나오고 있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 지주사 전환이 좀처럼 순항모드로 전환하지 못하고 있다. 우리은행의 완전민영화와 지주사전환 이슈는 정부의 의지가 절대적인데 최근 잇따라 터지는 악재들로 인해 금융당국이 미처 우리은행 이슈는 돌아볼 여유가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최근 진행한 우리은행 이사회에서도 지주사와 관련된 논의는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무엇보다 우리은행의 지주사 전환과 예보의 잔여지분 매각을 주도적으로 이끌어야하는 공자위원장의 공석이 장기화될 조짐이다. 공자위원장은 우리은행 지주사 전환과 지분 매각 행보에 최대 걸림돌로 작용하지는 않지만 더욱 속도를 내야하는 우리은행 지주사전환에는 부정적인 이슈일 수 밖에 없다.

박경서 민간위원장은 지난해 10월 금융위원장으로부터 위촉을 받은지 5개월만에 사퇴하게 됐다. 사퇴 배경을 직접 밝히지는 않았지만 최근 '미투운동(Metoo)'이 거세진 가운데 몇년전 성추문으로 징계를 받았다는 사실이 한 시민단체에 의해 밝혀지면서 여론의 부담을 느꼈을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박 위원장은 최근 포스코 사외이사 후보로도 추천을 받으면서 몇년전 성추문 징계건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자 공자위원장 자리까지 한꺼번에 내려놓았다.

박 위원장의 사퇴로 당분간 회의주재는 박종원 서울시립대 교수가 맡게 되지만 금융위는 다시 공백이 된 공자위원장 재선임 절차를 밟아야 한다. 공자위원장 재선임을 위해서는 추천기관의 재추천을 받은후 결격사유 여부에 대한 검토가 이뤄지면 금융위원장의 위촉을 거쳐 선임되는 절차다. 현재는 사퇴의사를 밝힌 박 위원장의 해촉 절차를 진행중이다. 하지만 박 위원장이 갑작스럽게 사퇴한만큼 후임 위원장 선임까지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공자위원장 공백이 우리은행 지분 매각 이슈나 지주사 전환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그동안 공자위에서도 우리은행 지주사 전환을 위한 방향성이 정해진것은 없다"고 말했다.

사실상 금융당국이 우리은행의 지분 매각이나 지주사 전환에 직접 나서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신임 공자위원장 위촉을 서두를만큼 급한 사안은 아닐 것으로 해석된다. 이는 최근 우리은행이 국내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기업설명회(IR)를 하는 등 지주사전환을 위한 분위기 띄우기에 나섰던 것과는 상반된 분위기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우리은행의 지분매각이나 지주사 전환 문제는 은행 자체적으로 할 수 있는 사안이라기 보다 금융당국과 공자위, 우리은행이 다 함께 협의를 통해 진행할 수 밖에 없는 사안"이라며 "무엇보다 정부의 지분 매각 의지가 강해야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최근 국내 금융환경을 둘러싼 경제상황이 녹록치 않은 상황에서 금융당국이 우리은행 지주사전환에 대해 얼마만큼의 관심을 가질지에 의심하는 목소리가 많다. 한국GM사태와 성동조선 등의 이슈가 촉발되면서 기업구조조정이 금융당국의 최대 과제로 지목되는 현 상황에서 우리은행의 지주사전환이나 매각 이슈는 한참 뒷전으로 밀릴 수 밖에 없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때문에 발등에 불이 떨어진 우리은행의 속만 타들어가고 있는 실정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현재 주가수준도 양호하고 새로운 행장 체제로 수습이 어느정도 된 상황에서도 속도를 제대로 내지 못하고 있다"며 "지난해 채용비리 여파로 사실상 모든게 올스톱됐다가 겨우 추스르고 본격추진하려고 하는데 이번에는 다른 이슈에 떠밀리는 바람에 지주사 전환이 해를 넘길 우려가 커지게 됐다"고 말했다.

이미경 기자 (esit917@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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