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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농구 굳어진 6강? 걱정스러운 양극화


입력 2016.01.13 09:04 수정 2016.01.13 09:06        데일리안 스포츠 = 이준목 기자

6·7위 승차 7경기, 리그 판도 극심한 양극화

후반기에도 모비스와 오리온은 치열한 선두 싸움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 KBL 후반기에도 모비스와 오리온은 치열한 선두 싸움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 KBL

프로농구가 올스타 휴식기 이후 2015-16시즌 후반기 일정 재개를 앞두고 있다.

예년 같으면 치열한 순위싸움을 통해 흥행 동력을 이어가야하는 시점이지만 막상 KBL로서는 올 시즌 후반기 일정이 걱정스럽다.

가장 큰 이유는 역시 리그 판도의 극심한 양극화 현상 때문이다. 현재 6위 삼성은 21승 17패로 6위에 올라있다. 14승 24패로 공동 7위 KT-SK와는 무려 7경기 차이다. 6·7위 간의 승차는 1위 모비스보다 다섯 계단 아래인 삼성의 승차보다도 더 크다.

무엇보다 지난해 6강에 올랐던 팀들 중 무려 절반에 이르는 3개팀(SK, LG, 전자랜드)이 한꺼번에 동반 추락한 것은 전반기 최대 이변이었다. 세 팀 모두 지난 시즌 선수구성의 변화폭이 컸다는 공통점이 있다.

SK는 김선형의 공백, LG는 김시래의 입대로 인해 각각 가드진이 무너진 게 결정타였다. 전자랜드는 외국인 선수 선발 실패와 부상자 속출이 뼈아팠다. KT는 조동현 신임감독 체제 첫 시즌에서 시행착오에 시달렸다.

산술적으로는 하위팀들의 역전 6강 가능성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현재 6위 삼성이 남은 경기에서 5할 정도의 승률만 올려도 하위권팀들은 남은 경기에서 전승에 가까운 승률을 거둬야한다. 후반기 프로농구가 팀당 15~16경기만을 남겨놓고 있는 데다 하위권 팀들에게 별다른 전력보강요소가 없다는 것을 감안하면 6강행은 사실상 기적에 가깝다.

6강 진출이 멀어진 팀들에게는 사실상 시즌 후반의 동기부여를 기대하기가 쉽지 않다. 떨어진 목표의식은 자연히 경기력의 저하로 이어진다. 재계약이 어려울 것으로 관측되는 외국인 선수들은 개인기록만 챙기거나 태업의 위험도 높아진다.

모 하위권 팀의 감독은 “일단 선수들에게는 끝까지 포기하지 말자고 독려하고는 있지만, 육안으로 봐도 선수들의 사기와 집중력이 떨어진 것은 부정할 수 없다”며 한숨을 내쉬기도 했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부분은 상위권 팀들 간의 순위싸움은 여전히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는 점이다. 선두 울산 모비스와 2위 고양 오리온 간의 승차는 1.5게임에 지나지 않는다. 하지만 모비스는 주축 선수들의 연령대가 높고 전반기 막바지 이미 체력부담을 드러냈다는 점, 오리온은 헤인즈의 부상 장기화라는 악재를 감안할 때 두 팀 모두 전력이 안정적인 편은 아니다.

또한 두 팀과의 현재 승차를 감안할 때 6강 안정권에 든 팀들이라면 누구나 아직 4강 직행을 욕심낼 수 있는 위치에 있다. 이는 후반기 순위 판도가 언제든 뒤바뀔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후반기 가장 주목할 만한 팀은 단연 3위 전주 KCC다. 전반기 막판 트레이드 효과를 등에 업고 비상한 KCC는 전반기 마지막 10경기를 7승 3패로 4위 동부와 함께 가장 좋은 성적으로 마감했다. 2009시즌과 2011시즌에도 KCC는 시즌 초중반부터 후반기로 갈수록 위력을 발휘하며 우승까지 차지하는 슬로우 스타터의 기질을 드러낸 바 있다.

개인 기록에서는 외국인 선수들의 강세가 여전하다. 득점에서는 트로이 길렌워터(LG)가 평균 26.5점으로 부상 중인 헤인즈(24.86점)와 안드레 에밋(23.38점)을 제치고 선두에 올라있다. 리바운드 부문에서는 리카르도 라틀리프(삼성)가 11.8개로 선두를 달리고 있다. 현재의 순위가 그대로 굳어질지 여부도 후반기 관전 포인트다.

국내 선수들의 전유물인 어시스트 타이틀에서는 최초의 토종 빅맨 출신 수상자가 나올지도 관심사다. 모비스 함지훈은 올 시즌 탁월한 패스 능력을 자랑하며 어시스트에서 경기당 평균 5.76개로 팀 선배인 가드 양동근(5.43개)을 제치고 선두에 올라있다.

앞서 2011-12시즌 고양 오리온스의 만능 플레이어 크리스 윌리엄스가 6.02개의 어시스트를 기록하며 최초의 '외국인-비가드 부문'에서 타이틀을 차지한 바 있지만, 토종 빅맨으로는 함지훈이 첫 도전자다.

이준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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