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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사 발렌티나' 크로스 드레서, 삐딱한 시선 걷어내라


입력 2016.06.28 18:14 수정 2016.07.01 16:24        이한철 기자

2014년 브로드웨이 초연, 2년 만에 한국 상륙

성종완 연출 "외로움·자기혐오·박해, 보편적 이야기"

연극 '까사 발렌티나' 국내 초연이 대학로 대명문화공장 2관에서 막을 올렸다. ⓒ 데일리안 연극 '까사 발렌티나' 국내 초연이 대학로 대명문화공장 2관에서 막을 올렸다. ⓒ 데일리안

"작가의 힘이 워낙 강해서 주저하지 않았다."

김수로프로젝트가 18번째 작품으로 연극 '까사 발렌티나'를 무대에 올렸다. 1962년 뉴욕 캣츠킬 산맥에 있는 한 방갈로 '슈발리에 데옹'에 모여든 일곱 명의 남자들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으로 극작가 하비 피어스타인의 신작이다.

뮤지컬 '라카지' '킹키부츠' 등을 통해 크로스 드레서들의 모습을 사랑스럽게 풀어내 호평을 받은 하비 피어스타인은 '까사 발렌티나'에서도 자신의 진가를 다시 한 번 발휘했다.

김수로는 프로듀서는 28일 대학로 DCF대명문화공장 2관에서 열린 프레스콜에서 "작품이 너무 좋아서 일단 판권부터 샀다. 그 다음에 공연을 어떻게 할지 고민했다"면서 작가 하비 피어스타인에 대한 강한 믿음을 드러냈다.

이어 김수로 프로듀서는 "런던에서 가장 좋아하는 극장에서 공연한 작품인데 국내에 비슷한 형태의 극장이 없어 조금 아쉽다"면서도 "제 작품을 좋다고 얘기해서 민망하지만 정말 좋은 작품이다. 다양한 음악, 다양한 연극을 경험하길 바란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성종완 연출은 "크로스 드레서를 소재로 하지만 보편적인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그들도 외로움, 자기혐오, 박해 같은 것들은 똑같이 느끼기 때문이다"며 "작가는 '인생에서 가장 어려운 일은 나 자신을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것, 그리고 상대가 누구든 그 자체로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것이다'고 말했다. 그런 작가의 세계관을 고스란히 작품에 담아내려 했다"고 밝혔다.

물론, 이 같은 작업이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 아무리 편견을 버리려고 노력한다 해도 서로 다른 가치관과 행동 양식을 갖고 있는 크로스 드레서를 완벽하게 이해하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까사 발렌티나'는 크로스 드레서라는 은밀한 취미를 가진 7명의 남자 이야기를 그린다. ⓒ 데일리안 '까사 발렌티나'는 크로스 드레서라는 은밀한 취미를 가진 7명의 남자 이야기를 그린다. ⓒ 데일리안

성종완 연출 또한 "이해하는 게 가장 큰 숙제였다"면서 "우리 모두는 편견을 갖고 태어난 것 존재 같다. 이 작품은 인간이라는 불완전한 존재에 대해서 다루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고민을 털어놨다.

하지만 성종완 연출은 "이 작품의 메시지가 이 작품을 만들어가는 것과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아직도 해결되지 못한 지점들이 있지만, 남은 기간 이 작품과 인물들을 이해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각오를 전했다.

아내 리타와 '슈발리에 데옹' 리조트를 운영하며 낮에는 보험 세일즈맨 조지로, 밤에는 여자보다 더 매력적인 메이크업 아티스트 발렌티나를 오가는 주인공 조지/발렌티나 역은 윤희석, 최대훈, 박정복이 번갈아가며 연기한다.

특히 '프라이드' '거미여인의 키스' 등을 통해 성 소수자를 연기한 경험이 있는 최대훈은 "이들이 우리와 다르지 않다는 것을 한 작품 한 작품 더할 때마다 더 절실히 피부로 느끼고 있다"며 남다른 애착을 드러냈다.

이어 최대훈은 "색안경을 벗기를 바라는 목표가 있다. 이런 사람들도 작품 주변에 있다는 것을 이 작품을 통해 알리고 싶다"고 말했다.

윤희석은 "'헤드윅'에서 여장을 한 경험은 있지만 세월이 지나 몸도 많이 달라졌다"며 "40대가 표현할 수 있는 여자의 모습을 고민했다. 어머니나 누나를 관찰하고, 장모님과 아내 옷을 입어보면서 준비했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남편 조지와 함께 '슈발리에 데옹' 리조트와 가발샵을 운영하는 세상 어디에도 없는 이해심 많은 착한 아내 리타 역에는 한세라와 정연이 낙점돼 무대에 오른다.

이밖에도 임종완, 변희상, 유일(이상 조나단/미란다 역), 안두호, 김대곤(이상 샬롯 역), 박준후와 조민성, 문성일(이상 글로리아 역), 장용철, 김결(이상 판사/에이미 역), 신창주, 정재원(이상 배씨 역), 정상훈(테리 역), 우혜영, 김난수(엘리아노 역) 등이 출연한다.

'까사 발렌티나'는 다음달 9월 11일까지 대학로 대명문화공장 2관에서 공연된다.

이한철 기자 (qur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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