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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노총 집회 한복판서 전교조 규탄 1인 시위 나선 대학생


입력 2015.04.29 09:41 수정 2015.04.29 09:50        하윤아 기자

<인터뷰>여명 한국대학생포럼 회장 "잇속 챙기기"

참석자들 욕설에도 "선생님 있어야 할곳은 교단"

여명 한국대학생포럼 회장이 24일 서울 시청 광장에서 열린 민주노총 총파업 결의대회에서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연가투쟁 강력 규탄!'이라는 글귀가 적힌 피켓을 들고 1인 시위를 하고 있다. ⓒ데일리안 여명 한국대학생포럼 회장이 24일 서울 시청 광장에서 열린 민주노총 총파업 결의대회에서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연가투쟁 강력 규탄!'이라는 글귀가 적힌 피켓을 들고 1인 시위를 하고 있다. ⓒ데일리안

“선생님이 있어야 할 곳은 거리가 아닌 교단입니다.”

지난 24일 서울광장에서 열린 민주노총 총파업 결의대회에 연가투쟁을 선언한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소속 교사들이 예정대로 참석했다. 이 가운데 여명 한국대학생포럼 회장은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연가투쟁 강력 규탄!’이라는 빨간 글씨가 적힌 피켓을 들고 1인 시위에 나섰다.

서울광장 한 편에 자리를 잡은 여 회장에게 일부 결의대회 참석자들이 다가왔다. 이들은 “너희 부모님들이 내는 학비가 아깝다”, “네가 대한민국 대학생이냐”, “너야말로 일베충이다”라며 여 회장을 향해 비난과 욕설을 퍼부었다. 그러나 여 회장은 손에 든 피켓을 꼭 쥔 채 놓지 않았다.

그는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이라는 구호를 내걸고 총파업 결의대회에 나온 전교조의 모습에 화가 났다고 했다. 전 국민적 참사를 공적연금 강화라는 자신들의 목표를 위해 이용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다. 그러면서 그는 “전교조 조합원들은 교원의 정치적 중립 의무를 위반하고 있다”고 꼬집으며 “이들은 교사로서의 자격이 없다”고 비판했다.

대학교 4학년. 올해로 3년째 학생운동을 하고 있는 여명 회장을 민주노총 총파업 결의대회 현장에서 만났다. 대화 도중 그는 여러 차례 한쪽으로 치우친 우리나라의 교육환경에 대해 우려를 표했다. 올바른 가치관을 형성해야 할 청소년 시기에 편향된 교육을 받을 수밖에 없는 현실이 안타까워 그는 올해 ‘청소년 교육을 바로세우자’는 목표를 세우고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다음은 여 회장과의 일문일답.

- 총파업 결의대회가 벌어지고 있는 현장에서 전교조 연가투쟁을 규탄하는 1인 시위를 하게 된 계기가 무엇인가?

“한국대학생포럼은 좌경화된 대학 사회를 정상화시키자는 목표를 갖고 있다. 올해 회장으로 취임하면서 전교조와 좌편향된 현대사 바로세우기를 목표로 잡았다. 오늘 전교조는 자신들의 잇속을 채우는 공적연금 강화를 목표로 나오면서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을 앞에 내걸었다. 전 국민적 참사를 자신들의 잇속 챙기기에 이용하는 것이 화가 나 대학생으로서 이 자리에 나왔다.”

두 번째로 전교조는 정치적 중립성을 지키지 않고 반정부 시위 때마다 거리에 나오고 있어 이를 규탄하려고 나왔다. 청소년들이 세계관을 형성하는 데 큰 역할을 하는 교사들인데, 정치적 중립을 지키지 못하고 반정부 투쟁만 일삼는 것은 교사로서의 자격이 없다는 생각에서 오늘의 연가투쟁을 비판하러 나왔다.”

- 일부 의식화된 교사들이 투쟁 결의의 현장에 나왔다는 점이 문제가 된다는 것인가?

“그렇다. 전교조 소속 교사들이 100% 의식화 교육을 하는 것은 아니지만 이렇게 거리로 나올 정도의 간부급 이상 조합원들은 이념적으로 좌편향돼 있는 것이 사실이다. 실제 새시대교육운동의 경우를 보면 그들은 김일성 대남 적화자료를 가지고 있기도 했다. 전교조의 좌편향 수준이 정말 심각하다고 느꼈다.

물론 교사들이 더 많은 세금을 내고 희생도 많다는 점은 알고 있다. 하지만 정치적 중립 의무를 지키지 않고 좌편향된 교육을 하면서 월급은 국민이 낸 세금으로 받아가고, 여기에 연금을 늘려달라고 주장하는 것 자체가 말이 안 된다고 생각한다.”

- 실제 이번 전교조의 연가투쟁 결정 이후 교원의 정치적 중립 의무에 대한 지적이 제기됐다. 대학생으로서 이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나?

“우리가 보수 대학생 단체라는 프레임을 내걸고 있지만 어쨌든 중도를 지향한다. 대학생은 중도여야 한다. 그런데 전교조 교사들이 교육을 좌편향되게 하고 학생들을 (대학으로) 올려보내니 진보 대학생 단체도 할 일이 없고, 저희도 어떤 일을 해봤자 소용이 없다. 실제로 저희는 새누리당의 알바생이라거나 일베라는 낙인이 찍혀있는데 그것이 모두 좌편향 교육에서 이뤄진 것이라고 생각한다. 전교조가 그런 교육을 하고 있는 것이다.”

- 전교조 측은 학생들의 수업에 지장을 주지 않고 연가투쟁에 참여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학생들에게 참교육을 한다고 이야기하며 인권조례나 투쟁방식을 알려주는 분들이 정작 진정한 학생들의 권리(학습권)에 대해서는 생각하지 않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고 생각한다.”

- ‘역사 바로세우기’와 ‘교육 바로세우기’를 올해 중점 목표로 세운 이유가 궁금하다.

“올해로 학생운동을 3년째 해오면서 느낀점이 있다. 어떤 이슈를 들고나와도 학생들이 귀 기울여 듣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미 전교조의 교육을 받고 올라왔기 때문에 설득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중고등학교 때가 세계관을 형성하는 시기인데 이미 반대한민국 경제관과 역사관을 형성하면 바뀌기가 쉽지않다. 바꾸려고 하면 오히려 반감만 생긴다. 이러한 부분들이 정말 심각한 문제라고 생각해서 올해 역사와 교육을 바로세우자는 목표를 세우게 됐다.”

- 여담이지만, 어떻게 학생운동에 발을 들여놓게 됐나?

“조금 거창한 답이 될 수도 있겠다. 미국에서 레이건 대통령을 당선시킨 것이 70년대 일어난 대대적인 보수주의 운동이었다. 그런데 그 시작을 학생들이 이끌었다. 그때처럼 한국대학생포럼도 우리나라의 정상화를 위한, 그리고 발전을 위한 역할을 하고 새바람을 일으킬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그런데 막상 활동을 하다보니 ‘중고등학교 교육이 문제였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경제발전과 통일의 기저에는 대한민국 청소년의 세계관이 올바로 잡혀야한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 역사·교육 바로세우기와 관련해 한국대학생포럼이 올 한해 계획 중인 사업이 있다면 구체적으로 소개해달라.

“이번 학기에는 무상복지 포퓰리즘을 중점적으로 다룰 생각이다. 오는 6월에 이와 관련한 대규모 토론회를 열 계획이다. 그래서 현재 대학생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하고 있다. 또 여름방학부터는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현대사 논술 강연을 기획 중이다. 그리고 다음 학기에는 소책자를 만들어 일일 교사로 역사 바로세우기 강연을 진행할 생각이다. 그 외에도 한국대학생포럼은 강화도나 철원 지역에서 안보캠프를 진행하기도 한다.”

짧은 인터뷰가 끝나갈 때쯤 그에게 한 어르신이 다가왔다. 어르신은 환하게 웃으며 엄지손가락을 들어보였고, 줄곧 경직된 얼굴이었던 여 회장은 처음으로 미소를 보였다. “유동인구가 줄어든 것 같아 다른 곳으로 자리를 옮겨볼 생각”이라던 여 회장은 작은 두 손으로 커다란 피켓을 들고 걷기 시작했다. 수많은 결의대회 참가자들과 뒤섞인 그는 금세 시야에서 사라졌다.

하윤아 기자 (yuna1112@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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