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도는 2010년 2월, KP&P는 2012년 10월 각각 세계태권도연맹으로부터 공인을 받았다. 대도는 이미 2012 런던 올림픽에서 사용된 바 있으며 유럽연맹, 팬암연맹, 그랑프리대회, 세계선수권대회 등 각종 굵직한 국제대회에서 사용되고 있다. 특히 유럽과 팬암에서 대도전자호구를 선호하고 있다.
반면 후발주자인 KP&P는 2014 인천 아시안게임에 공인호구로 선정되는 등 대도와 확실한 라이벌 관계를 형성하기 위해 총력을 쏟고 있다.
그러나 현재까지의 상황을 보면 대도가 KP&P보다는 원활한 흐름이다. KP&P가 아직 유럽과 올림픽 무대 진출에 난항을 겪고 있는 반면, 대도는 아시아태권도연맹을 제외한 유럽연맹과 팬암연맹, 아프리카연맹, 오세아니아연맹 등 4개 대륙연맹과 향후 2년에서 3년 동안 각각 독점계약을 체결하는 등 발 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KP&P 전자호구. ⓒ 데일리안
게다가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 기록계측업무를 체결한 스위스타이밍에서도 2016년 리오올림픽 공인호구로 이미 대도전자호구를 선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리오 올림픽을 준비하는 각 국가대표선수들은 대도전자호구 적응에 들어갔다.
그렇다면 오는 5월 러시아에서 벌어지는 세계선수권대회에는 세계태권도연맹이 공인한 두 개의 전자호구 중 어느 것을 사용할 것인가? 세계태권도연맹은 아직 결정을 하지 않고 있다. 대회가 바로 코앞인데 왜 세계태권도연맹은 결정하지 않고 있는 것일까. 태권도계가 이에 대한 불만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여러 가지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세계태권도연맹은 리오 올림픽에 선정되지 않은 업체의 전자호구를 오는 5월 세계선수권대회에 사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알려졌다. 하지만 세계태권도연맹의 이러한 결정에 태권도계는 납득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국내외 태권도 관계자들은 “올림픽 이전에 열리는 가장 큰 대회인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올림픽에 사용될 전자호구가 아닌 다른 호구를 사용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며 “차라리 선수들의 적응력을 키워주기 위해 올림픽에 사용될 전자호구를 세계선수권대회에도 사용하든지 아니면 객관적 평가를 통해 업체를 선정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게 한결같은 주장이다.
세계태권도연맹이 굳이 올림픽에 선정되지 않은 전자호구를 세계선수권대회에 사용하는 방안을 결정하더라도 올림픽 이후인 2017년 세계선수권대회부터 이를 적용하는 게 합당하다는 지적이다.
세계태권도연맹이 리오올림픽 이전에 열리는 세계선수권대회에 객관적인 평가를 통해 전자호구를 선정하지 않고 올림픽에 선정되지 않은 다른 전자호구를 사용하는 방안을 계속 고집할 경우 자칫 특정 업체 봐주기라는 의혹을 받을 수도 있다.
이에 대해 세계태권도연맹 한 관계자는 “아직 결정된 게 없다. 공인해준 업체에 대한 불이익을 주지 않기 위한 논의를 하던 중 나온 안에 불과하다. 어떠한 것도 결정된 게 없다”고 해명했다.
오는 5월 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가 러시아서 벌어진다. 불과 3개월 밖에 남지 않았다. 세계선수권대회에 출전하는 선수들이 전자호구에 대한 적응훈련이 필요하다. 세계태권도연맹이 하루 빨리 5월 세계선수권대회에 사용할 전자호구를 선정하는 것만이 특정업체에 대한 혜택을 주려한다는 의혹에서 벗어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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