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중-엔지니어링 합병, 삼성물산은 어떻게?

박영국 기자

입력 2014.09.01 10:31  수정 2014.09.01 10:36

삼성물산, '삼성엔지니어링 합병 리스크' 벗어나…삼성중 건설부문 삼성물산으로 통합 가능성


1일 삼성중공업과 삼성엔지니어링의 합병이 발표되며 향후 삼성그룹 내 건설·플랜트 계열사들간 구조조정이 어떤 식으로 진행될지 관심이다.

이날 삼성중공업은 삼성엔지니어링을 1대 2.23 비율로 흡수 합병할 계획으로, 12월 1일 합병을 마무리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최근 부진한 실적을 기록해 온 두 회사는 그룹으로부터 대대적인 경영진단을 받은 후 구조 개편 작업에 포함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돼 왔다.

삼성중공업은 1분기에 3625억원의 영업손실에서 2분기에 흑자 전환에 성공했지만 조선업 침체로 장기 전망이 밝지 않다.

삼성엔지니어링은 지난해 1조 원이 넘는 대규모 영업손실을 낸 뒤 올해 상반기 흑자 전환에 성공했지만 과거 저가로 수주한 프로젝트가 여전히 발목을 잡고 있다.

다만, 합병 방향은 두 회사간 통합이 아니라 삼성물산까지 포함된 3개 계열사간 사업부문 재편이 이뤄질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삼성엔지니어링을 둘로 쪼개, 해양플랜트 부문은 삼성중공업에, 석유화학 플랜트와 건설 부문은 삼성물산에 통합할 것이란 예상이었다. 삼성엔지니어링의 해양플랜트 부문은 사업규모가 크지 않은 만큼 사실상 대부분을 삼성물산이 가져가는 구도였다.

이 때문에 삼성엔지니어링의 구조 개편은 삼성물산에는 리스크 요인으로 거론돼 왔다. 삼성물산은 지속적으로 이익을 내고 있는데다, 향후 이익 전망도 밝은 상황에서 저가 수주로 인한 실적악화 부담을 내년까지 안고 있는 삼성엔지니어링을 떠안는 게 전체 실적에 마이너스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예상이었다.

하지만, 결국 구조 개편 방향은 삼성중공업이 삼성엔지니어링을 흡수하는 쪽으로 결론이 났으며, 삼성물산과는 별개의 일이 됐다.

삼성엔지니어링이 상장돼 있어 두 사업부문의 가치를 정확하게 나누기가 어렵다는 현실적인 문제로 인해 회사 전체를 삼성중공업으로 통합하는 방식을 선택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일단 삼성물산은 이번 구조 개편에서는 빠졌지만, 일부에서는 삼성엔지니어링을 흡수한 삼성중공업이 조선·플랜트 부문에 집중하고, 기존 건설부문은 분리해 삼성물산 건설부문으로 통합한다는 시나리오도 점쳐지고 있다.

다만, 삼성중공업 전체에서 건설부문이 차지하는 매출 비중은 올 상반기 기준 2%에 불과할 정도로 사업 규모가 크지 않아 삼성물산으로 흡수된다고 해도 두 회사에 큰 변화는 없을 것이라는 예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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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국 기자 (24py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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