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정이 ML 도전을 선언한다면 수비적인 문제를 짚고 넘어가지 않을 수 없다. ⓒ SK 와이번스
한국 프로야구 최고의 5툴 플레이어 최정(27·SK)이 메이저리그로부터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CBS스포츠의 유명 컬럼니스트 존 헤이먼은 27일(이하 한국시간), 올 시즌 FA 자격을 얻는 최정에 대해 자세히 소개하며 메이저리그 진출을 희망한다고 보도했다. 헤이먼은 아예 ‘한국의 데이빗 라이트’라며 치켜세우기도 했다.
물론 이에 대해 최정은 단호하게 선을 그었다. 그는 구단을 통해 헤이먼이 거론한 에이전트 선임에 대해서도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을 전했다. 일단 FA 자격을 얻기 때문에 올 시즌에 전념하겠다는 최정의 각오가 엿보이는 대목이다.
하지만 최정이라는 존재감은 시즌 내내 미국은 물론 일본에서도 뜨거운 관심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전망된다. 구단 측 역시 팀 내에서 해외 진출하는 선수가 나왔으면 하는 바람을 갖고 있다. 선수들에게도 야구계 최상위 레벨인 메이저리그는 도전해볼만한 가치가 있는 꿈의 무대이기도 하다.
만약 최정이 메이저리그 도전의 그림을 그리고 있다면 여러 방면에서 준비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내야수라는 특성상 빅리그에서의 생존이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있다.
대표적인 예가 일본 최고의 유격수로 불리던 마쓰이 가즈오(39·라쿠텐)의 실패다. 마쓰이는 일본 시절 뛰어난 타격은 물론 수비도 메이저리그급이라는 극찬을 받았고 주력까지 뛰어난, 그야말로 만능형 선수였다.
여기에 스즈키 이치로와 마쓰이 히데키의 성공적인 연착륙으로 마쓰이 가즈오에 대한 기대감은 하늘을 찔렀다. 결국 그는 2004년 뉴욕 메츠와 3년간 2010만 달러의 대형 계약을 맺었다. 그러나 7년 연속 3할 타율에 이어 평균 20홈런-40도루를 기록했던 방망이는 허공을 가르기 일쑤였고, 수비에서도 낙제점을 받으며 2루수로 포지션 변경을 해야 했다.
마쓰이의 평균 이하 수비는 선수 개인의 문제가 아니었다. 일본 선수들은 학창시절부터 수비 훈련 시 안정적인 포구 자세에 이은 정석적인 송구에 길들여져 있다. 이는 한국도 마찬가지다.
반면, 메이저리그는 보다 빠르고 강한 타구를 처리해야 하며 발 빠른 타자 주자들이 즐비해 교과서적인 수비를 지양하고 있다. 타구를 기다리는 한국 일본과 달리 전진 스텝은 필수적이며 불안정한 자세에서 송구하는 경우도 다반사다. LA 다저스 3루수 후안 유리베의 수비가 불안해 보이지만 이는 메이저리그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장면이다.
류현진은 포스팅 자격을 얻기 직전인 2012년, 투구패턴의 변화를 시도했다. 이전까지 직구와 서클체인지업만을 주로 구사하던 투 피치 투수였지만 이해에는 슬라이더와 커브의 비율을 크게 높였다. 윤석민 역시 같은 해 체인지업과 팜볼을 던지기 시작했다. 모두 메이저리그 스카우트의 시선을 염두에 둔 필수적 선택이었다.
다행히 최정은 정석적이지만 기습번트 및 짧은 땅볼 등에 대한 대처가 무척 빠른 코너 내야수다. 강한 어깨에서 비롯된 송구 역시 일품이다. 그래도 메이저리그는 한 차원 높은 레벨의 무대라 도전을 선언한다면, 류현진이 그랬던 것처럼 변신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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