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시 공포’ 레알, 혹독한 엘클라시코 신고식

데일리안 스포츠 = 김윤일 기자

입력 2014.03.24 09:22  수정 2014.03.24 12:01

2008년 이후 부임 첫해 엘클라시코서 완패

메시 '신계' 입성 시점과 딱 들어맞는 공통점

메시는 레알 마드리드에 갓 부임한 감독들에게 공포를 안겨주고 있다. ⓒ 게티이미지

천하의 명장 카를로 안첼로티 감독도 리오넬 메시(27·FC바르셀로나)의 활약을 넋 놓고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바르셀로나는 24일(이하 한국시각) 산티아고 베르나베우서 열린 ‘2013-14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29라운드 레알 마드리드와의 원정 경기서 해트트릭을 올린 메시를 앞세워 4-3 승리를 거뒀다.

이로써 리그 우승이 힘들어보였던 바르셀로나는 귀중한 승점 3을 보태며 리그 1~2위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와 레알 마드리드(이상 승점 70)를 승점 1차로 압박했다. 더불어 엘클라시코 역대 전적도 88승 48무 90패로 격차를 좁혔다.

그야말로 메시의 존재감이 돋보인 경기였다. 메시는 1-2로 뒤지던 전반 42분 페널티박스 내 좁은 공간에서 골대 구석을 정확히 노린 왼발 슈팅으로 동점을 만든 뒤 후반 페널티킥으로 2골을 추가해 해트트릭을 완성했다.

그러면서 메시에게는 ‘엘클라시코의 사나이’라는 새로운 수식어가 추가됐다. 경기 전 메시는 레알 마드리드의 전설 알프레도 디 스테파노와 함께 엘클라시코 최다골(18골) 타이를 이뤘지만 이날 해트트릭으로 21골 째를 기록했다.

특히 UEFA 챔피언스리그 2회 우승과 AC 밀란, 첼시, PSG 등 강팀들을 맡아 숱한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던 안첼로티 감독도 ‘엘 클라시코 징크스’ 앞에서는 평범한 감독에 불과했다.

공교롭게도 레알 마드리드 감독들은 부임 첫해 엘 클라시코서 부진하다는 묘한 공통점을 지니고 있다.

먼저 안첼로티 감독은 이날 경기를 포함해 지난 리그 원정에서도 네이마르와 알렉시스 산체스로부터 골을 얻어맞아 1-2 패한 바 있다. 다음달 17일 코파 델 레이(국왕컵) 결승에서 다시 한 번 맞대결을 펼치지만 승리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레알 마드리드 감독들의 부임 첫 해 엘클라시코 성적. ⓒ 데일리안 스포츠

전임이었던 조제 무리뉴(현 첼시) 감독은 더욱 혹독한 결과를 받아들여야 했다. 2010-11시즌 레알 마드리드 지휘봉을 잡았던 무리뉴 감독은 이전 시즌 인터밀란에서 티키타카의 절정을 보여주던 바르셀로나를 챔피언스리그 4강에 무력화시켰다.

그런 그가 레알 마드리드 부임하자 엘 클라시코의 기대감을 하늘을 찔렀다. 무리뉴 감독 역시 첫 맞대결을 앞두고서는 “바르셀로나를 상대하는 팀들은 그들의 패스플레이에 주눅 들기 일쑤다. 나는 오히려 공격적인 전술을 주문하겠다”며 맞불을 놓았다. 결과는 0-5 참패였다.

이후에도 무리뉴 감독은 바르셀로나와 네 차례 더 맞붙었는데 리그 홈에서는 1-1 무승부를 거뒀고, UEFA 챔피언스리그 4강에서는 1무 1패로 탈락의 고배를 들었다. 그나마 코파 델 레이 결승서 연장 접전 끝에 승리(1-0)를 거둔 게 위안이었다.

무리뉴 감독 이전이던 마누엘 페예그리니(현 맨시티) 감독과 후안데 라모스 감독도 엘클라시코 첫 시즌 저주에 시달린 사령탑들이다. 이들은 나란히 리그에서만 2경기를 치렀는데 결과는 2전 전패다.

물론 2007-08시즌 부임한 베른트 슈스터 감독은 리그 홈과 원정에서 각각 4-1, 1-0 승리를 일군 인물이다. 다만 당시에는 메시가 이른바 ‘신계(神界)’에 입성하기 전이며, 판타스틱4(사무엘 에투-티에리 앙리-호나우지뉴-메시)의 도우미 역할을 맡고 있을 때였다.

메시는 2008-09시즌, 커리어 첫 번째 발롱도르와 FIFA 올해의 선수상을 동시에 받았다. 이후 FIFA 발롱도르로 통합되고 나서도 2012년까지 4년 연속 세계 최고의 선수로 선정된 메시다. 바르셀로나가 메시 위주로 전술을 꾸렸을 때 레알 마드리드 감독들의 엘 클라시코 첫 시즌 징크스도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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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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