욱일승천기 앞에서 '하일 히틀러' 미친건가?

김해원 기자

입력 2013.04.02 10:26  수정

국내 모 사립대학교 학생들이 연출한 한 장의 사진 파문

"조선 여자를 강간해라" 극한의 혐한류에 편승한 철부지

한 사립대학교 학생들이 일본 군국주의를 상징하는 욱일승천기를 배경으로 나치식 거수경례를 하는 사진을 찍어 논란이 됐다.

일본 혐한 시위대가 "조선 여자를 강간해도 된다"고 주장하는 등 혐한 수위를 높이는 가운데 국내 한 사립대학교의 학생들이 일본 군국주의의 상징인 욱일승천기를 배경으로 나치식 거수경례를 하는 사진을 공개해 논란을 빚었다.

지난 1일 트위터를 통해 공개된 사진속의 남녀 대학생 7명은 일본 제국주의의 야욕을 상징하는 욱일승천기를 배경으로 가운데 선 한 남성을 향해 '하일 히틀러'를 외치는 나치식 거수 경례를 하고 있다.

이 같은 사진은 이날 하루 SNS와 카카오톡 등 인터넷 게시판을 통해 공개되며 파장을 일으켰다. 대학생들이 사적으로 찍은 사진 한 장으로 인해 대한민국 근현대사를 선택과목으로 정한 교육당국까지 추가로 지탄을 받고있는 상황이다.

해당 학생들이 앞서 교차로를 막아서고 "경영학과 화이팅"을 외치며 강강술래를 해 여론의 비난을 받은 학교의 소속이라는 것이 밝혀지자 논란이 더욱 거세졌다.

트위터 등 인터넷 상에서 네티즌들은 "국사를 선택과목으로 정한 대한민국의 현재 모습", "아무리 사적 작품이라도 생각없는 대학생의 단면을 보여주는 사진"이라고 밝혔다.

2일 일본의 커뮤니티 '2CH'를 통해 공개된 한 동영상이 논란이 됐다. 지속적으로 시위를 벌여온 혐한 성향의 일본인들이 욱일승천기를 들고 "조선여자를 만나면 강간하라"고 주장했던 것. 지난 달 24일 오사카 거리에서 '일한 국교 단절 국민 대행진' 시위를 찍은 영상이다.

이들은 욱일승천기를 펄럭이며 "길거리에서 한국, 조선인을 보면 돌을 던져라", "조선인을 죽이자", "눈에는 눈 이에는 이다"라고 외치며 대낮 길거리를 활보했다. 일본 내에서는 현재 이같은 시위대에 자제를 요구하는 '반 혐한류' 움직임도 있다.

지난달 31일 도쿄와 오사카의 한일 밀집 지역에서 혐한 단체인 '재일특권을 허용하지 않는 시민의 모임'과 이를 반대하는 시민들 사이에서 신경전이 벌이기도 했다.

이처럼 현재 일본 내에서 꾸준히 활동하는 혐한 시위대가 수위를 넘는 언행을 계속해온 터라 네티즌들은 해당 학생들의 사진에 더욱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트위터 아이디 '@sto****'는 "미친건가? 요즘 대학생들이 왜이렇게 천방지축으로 날뛰는지 모르겠다"고 했고, '@jej****'는 "(해당 대학은)아이들이 잘 모르고 한 일이라고 감싸면 안 된다"며 "대학생이면 아이들이 아니다. 차라리 역사를 못 가르쳐 죄송하다는 말이 더 적절하다"라고 지적했다.

'@ch***'는 "무식함에 박수를 보낸다"라고 비꼬았고, 다음 아이디 '윤*'는 "나치의 하켄크로이츠와 욱일승천기는 같다고 보면 된다"며 "그런데 못배운 일부 연예인들이 마치 패션 아이템인 것처럼 욱일승천기가 새겨진 옷을 입고 나온다"고 말했다.

'ki***'는 "일본내에서도 욱일승천기들고 혐한 시위하는 사람들이 부끄럽다는 말이 나오는데, 한국 학생들이 나서서 저런 행동을 하다니 부끄럽다"고 밝혔다.

해당 학부의 관계자는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현재 해당 사진을 만들었다고 추정되는 학생들을 조사해 학생본부에 보고를 올린 상태"라며 "학생들이 사적으로 만든 것으로 아는데 현재로서는 해당 사진의 취지나 의도를 알 수 없다"고 설명했다. 디자인학부 소속으로 알려진 학생들은 뒤늦게 "정치적인 의도는 없었다"고 해명했다.

일본 군국주의를 상징하는 욱일승천기는 등장 자체가 매번 논란거리로 떠오를 만큼 민감한 문제다.

욱일승천기는 제 2차 세계대전 때 일본 해군이 사용했던 깃발로, 태양 가운데서 빛이 퍼져나가는 것처럼 세계를 지배하겠다는 일본의 야욕을 담고 있다. 하지만 일본 극우파 인사들이 혐한 시위를 하며 상징적으로 욱일승천기를 들고, 일부 일본 시민들이 운동경기를 통해 드는 등의 행동으로 꾸준히 동북아국가의 원성을 샀다.

또한 한 이종격투기 선수는 욱일승천기 도복을 입고 경기에 출전하기도 했다. 웰터급 세계 챔피언인 조르주 생피에르는 욱일승천기가 그려진 도복을 입고 경기에 나섰고, UFC 선수인 정찬성이 생피에르에게 "과거 일본의 행위는 나치가 저지른 만행과 다를 게 없다"고 지적해 사과를 받아내기도 했다.

이로 인해 지난해 8월 안민석 민주통합당 의원이 '욱일승천기 경기장 반입금지 결의안'을 발의했지만 아직 소관위 상정도 되지 않은 상태다.

오는 7월 우리나라에서 축구대표팀의 한일전이 열리고 내년 인천에서는 아시안게임이 열릴 예정이다. 이처럼 혐한 정서가 계속되면 우리나라 경기장에서 '욱일승천기'가 휘날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반면, 독일에서는 나치 문양 사용을 법으로 금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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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해원 기자 (lemir0505@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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